어릴땐 나름 성적 좋아서 한국에서 제일 좋다하는 자사고도 다녀보고 했는데
이래저래 방황도 하고 해서 결국은 인서울 2류대학 공대 졸업하고
대학 내내 술퍼먹고 놀다가 성적은 다 날려먹고 뭐하지 하다가 20대 후반에 기술학교 다시 가서 자동차 정비를 배웠음
그리고 수입차 딜러사(이름 말하면 왠만하면 다 아는 중견기업 계열사) 들어가서 정직원으로 3년 정도 근무했음
독일3사에 속하는 차를 만졌지만 차를 받아서 팔고 고치는건 어디까지나 국내 딜러사들 몫임
같이 일하는 정비사들 중에 학벌이 내가 제일 높았음
아마 그 딜러사 안에서 일하는 정비사나 어드바이저, 판금도장 다 합치면 전국에 3백명 정도 될건데
그 중에 나보다 학벌 높은 사람은 다섯명도 안 될거임
다들 고졸 내지는 초대졸이니까
계열사만 10개가 넘는 꽤 큰 중견기업 정직원인데도 월급은 백 후반이었음
세전으로 하면 2백 겨우 넘는 수준
보너스라고는 1년에 한번 백만원 받을까 말까 마음 졸여야하고
설 추석에도 참치 캔 선물세트 이딴거 주는 회사였음
12개월 내내 본봉만 받고 살아야하는 회사
부모님은 나름 중견기업이고 사람들이 알아주는데니까 계속 다니길 바랬는데
솔직히 그 돈 받고 피똥싸가면서 일하면서 기술자 대접은 개똥이었음
딱 월급 주는만큼 대접해주는거구나 하면서 사회생활을 배웠음
3년쯤 되니까 너무 부조리한 지시사항도 많고 바라는것도 많고 주는건 _도 없고 짜증나서 사표 집어던지고 나옴
집은 어느정도 사는 편이라 내가 그 브랜드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고 다녔는데
문자 그대로 사표 던지는 순간부터 나는 노예에서 고객이 되는거임
뭐 그렇다고 해코지할 생각이 있는건 아니고 그냥 그런 상황이었다는 얘기임
문제는 나오는것까지는 좋았는데
이제 뭐하고 살아야할지 그게 너무 막막함
일단 생활 자체는 부모님이 여유가 있으니까 괜찮은데
자동차 정비라는게 '직원'으로 평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님
집에서는 아직 날 못 믿겠다고 가게는 못 차려주겠다하는데
사농공상 장유유서에 쩔어있는 조선땅에서 월급쟁이 기술자로 돌아갈 자신이 없음
군무원도 알아보고 할까 고민중인데 이것도 뭐 위수지역에 군법 적용이고 해외여행 한번 가려면 부대장 도장 있어야된다하고
공무원 하자니 영어 때문에 힘들고
해외를 나가서 벌자니 그것도 영어 때문에 막히고
지금 호주가서 돈 벌고 있는 친구 놈은 자꾸 와서 같이 일하자는데
일터가 같은 것도 아니고 막무가내로 가자니 참 그것도 힘들고
직장이 없으니 소개팅 맞선 같은거 나가기도 뭐하고
다들 이 답도 없는 나라에서 이런 박봉으로 어떻게 결혼해서 애낳고 사는건지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움
집에서는 계속 어떡할거냐 눈치주는데...
하고 싶은 것도, 잘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왜 인생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
이런 인간이 살아갈 가치나 있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이런 자식 새끼 보고 있는 부모님도 이런 자식새끼 차라리 없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까지 드니
내가 정신건강이 안 좋은건 알고 있었는데 자꾸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되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음....
주절주절 헛소리 너무 길게 해서 ㅈㅅ..
독일차 관련해서 궁금한거 있으면 질문해도 됌.. 답변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