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매일 들어와서 글 읽고 많은 생각을 했는데 글 쓰는 건 처음이네요.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어요.
제 첫 남자친구였어요.
모든 걸 그 사람과 함께 하고 매일매일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마치 로또 맞은 것마냥 이 사람을 만났던 게 감격스러웠어요.
마치 내 인생은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설계된 것만 같아서 그를 만나기 전 모든 불행과 사건들이 다 이 사람을 만나기위해 일어난 것 같았고 정말 꿈같았어요. 매일매일 행복했어요.
그는 나의 한부분이었고, 그 사람을 잃는 건 마치 팔다리가 하나 잘려나간 것 같이 끔찍하게 느껴졌어요.
정말 행복했는데.
이 사람을 잃게 될까봐 너무 슬퍼서, 그 사람에게 내가 지나가는 여자가 될까봐 그게 두려워서 집착하게 되고 미워지더라고요.
그 사람은 하나도 변한게 없는데,
나 혼자 망상하면서,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나쁜 이별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스스로를 망쳐버리고 절대 헤어지면 안되겠다고 그 사람을 옭아맸어요.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 너는 왜 나를 그만큼 안 사랑하느냐.
질릴 때까지 울고불고, 매달리고, 발신자 제한으로 전화도 수백통을 해보고, 저급한 욕까지 해보고 그냥 진짜 찌질의 극치를 달렸네요.
이제는 다 끝났어요. 그 사람에게는 저보다 훨씬 예쁘고 착한 새로운 여자가 생겼고 헤어지고 연락하자던 그가 이제 연락도 하지 말라네요.
잊고 싶지 않아서, 하루하루 멀어지고 싶지 않아서 매일을 그 사람 생각을 하며 편지를 썼는데, 그에게 나는 벌써 지나가버린 여자가 되어버렸네요.
정말 죽고 싶었고, 자살기도도 해보고, 심리치료도 받았어요. 망가진 몸과 마음이 얼마만큼 더 찢어질 수 있는지, 정말 최악의 시간들을 보냈어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말. 그게 두려웠어요. 내가 그를 잊는 것보다 그에게도 시간이 약일 것이라고, 그도 나를 잊어갈 것이라는게 두려웠어요.
그런데 정말 저는 괜찮아졌어요.
이젠 우리는 인연이 아니었다는 게 인정이 되었고, 그가 설령 행복하더라도, 성공하더라도 내 곁에서는 행복하지 않았을 거고, 성공하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사랑은 함께 하는 거잖아요. 그가 내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만큼 나도 그에게 나쁜 영향을 줬겠죠. 그래서 그는 내 곁에서는 아마 행복할 수 없었을 거에요.
잊지못해 매일매일 헤어진 다음날로 돌아오는 모든 분들께,
한발짝 물러나 한번 되돌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별이든, 재회든 정말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1년전에도 한번 헤어졌었다가 다시 만났어요.
그를 잊는 법이라면, 그 사람을 궁긍해하기보다 본인 스스로를 궁금해해보세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이렇게 한발짝 물러나 나를 되돌아보고,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하니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정말 괜찮아져요.
그래도 힘들고, 너무 다시 만나고 싶으면 그 사람을 여행지라고 생각해보세요.
저는 샌프란시스코에 한번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너무 행복했거든요.
그가 보고싶을 때마다, 너무 만나고 싶을 때마다 샌프란시스코 사진을 보면서 나중에 한번 더 가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여행가려면, 공부도 해야되고, 돈도 벌어야하고 이런식으로 생각하면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라는 마음을 꼭 다시 샌프란시스코를 가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치환하니, 아프거나 힘들지않고 더 열심히 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자신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어요.
그가 내게 반했던 내 첫모습으로 돌아오니 그도 다시 마음을 열어줬거든요.
물론 이 사람을 다시 만나면서 저는 또 한번 망가졌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봐야겠다 이런 생각은 없어요.
만나기 위해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하니까 만나는 그런 연애, 사랑을 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할 자격이 있어요. 멋진 당신의 곁에 사랑스러운 또 다른 인연이 오기 위해 이렇게 아픈 시간을 겪고 있는 거에요. 그러니 많이 아프지마시고, 저처럼 스스로를 망치지 마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