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해교전 전사자는...>라는 제목의 님이 작성한 글을 정독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내용 전달과 달리, 님의 글은 탄탄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계시더군요. 아니, 자신의 이상적 주장에 논리적 허점을 발견할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이상과 현실이겠죠.
우리가 동화책을 읽으면 아름다운 꿈과 이상의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동화책을 읽고 나서도 현실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현실이 존재해야 이상도 존재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실론적 입장에서 님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만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집에 침입한 살인강도가 본인을 포함하여 가족의 생명을 위협하는데, 평화주의자라고 살인폭력을 방조하는 것도 또 다른 폭력의 동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국가안보의 개념도 이와 유사합니다.
그렇다고, 저는 이상적 생각은 외면하고, 현실론적 입장만 고집하는 그런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님께서 지난 국군의 날에 탱크 행렬을 막아서고, 서해교전 병사들의 죽음에 대한 직설적 표현에 대해 유가족 및 많은 국민들이 분격해하고 계시지만, 사실 법적인 문제와 달리, 저는 개인적으로 그 시위의 표현 및 방법론조차 님에게 문제 삼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우리 사회가 보다 자신을 포함하여 타인에 대해 관용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주장과 다르다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그런 배타적인 사회 분위기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미 죄를 짓고 형량을 마친 한 남자 연예인의 방송 복귀에 대해서도 여론몰이 인민재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공산주의도 아닌데 형량을 마친 그 배우에게 인민재판 하듯 여론재판으로 방송복귀불가 판정을 내리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강의석님의 주장도 법적인 문제와 달리, 여론몰이 재판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우리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이 이런 생각도 하고, 그런 표현할 수 있구나 정도로 관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있는 사회가 도래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으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성연애자는 아니지만, 동성애가 되었던, 자연주의자가 되었던 그 나름대로 삶의 방식이 자신과 다르지만 인정할 수 있는 똘레랑스 정신이 진정한 민주시민의 의식을 배양하는 밑거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강의석씨의 주장에 모두 동의할 수 없지만, 당신의 주장에 문제 삼지 않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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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주정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