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쳤나, 이 정부가 미쳤나?
오늘은 아침부터 술이 나를 부르는구나. 또 주광(酒狂)이 그립다. 일제 강점기 정치적 의도로 조선왕족실록에 수록되어 있어야 할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빠져 있었다. 다행히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2007년부터 ‘조선왕조실록’인터넷 서비스를 통에서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을 추가하게 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정치적 영향으로 왜곡된 진실이 바로 잡히게 된 것이다. 일시적인 정치권력에 의해서 영원한 진리를 추구해야 할 학문이 절대 억압될 수 없다는 교훈을 다시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차마 믿기지 않을 끔찍한 소식을 오늘 새벽에 듣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 산하 교육과학기술부(약칭 교과위)가 직접 ‘한국 근.현대사’ 검정교과서 6종에 대해 직접 수정작업을 하겠다고 손목을 뽑고 앞장서 교과서 중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교과위는 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소위 좌편향 역사관을 뿌리 뽑겠다는 작업을 불과 보름간의 졸속 심의를 통해 하겠다고 한다고 한다.
물론 나는 우파적 보수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의 입장에서 일부 좌파적 경향으로 보이는 역사 기술에 대해 못마땅하고 불편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다양한 역사인식을 보장하는 교과서의 ‘검정’체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일시적 정치권력을 통해 물리적으로 학문 및 역사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교과부가 역사 교과서의 257개 표현에 대해 심의를 맡긴 국사편찬위원에서조차 판단을 공식적으로 유보했다는 것은, 사실상 현재 역사 교과수정의 거부이다.
그럼에도, 일시적인 정치권력만 믿고 학문과 역사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발상은 일제 강점 하 일제의 역사왜곡과 무엇이 다른가? 내가 미쳤는지, 이 정부가 미쳤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침부터 술이 땡기고, 주광을 부리고 싶은 마음 밖에 없다. 술주정꾼인 나보다 못한 역사인식을 지닌 사람들이 잘났다고 TV에 나오고,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각종 행사장에 나와 위세를 떠는 꼬락서니를 보니, 술맛 참 조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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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주정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