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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좀 들어줄래..?

익명 |2016.08.13 02:57
조회 95 |추천 0
어..이렇게 판에 글을 써보는 건 처음이라 좀 어색하네.
이렇게 내 얘길 써보는 건 처음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많이 고민을 올리는 걸 보고 정말 용기내서 나도 올려볼게.
난 16살 여중생인데, 나이가 어리다고 욕하진 말아줘..

나 올해들어서 점점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강해져. 사실 자살 생각을 한 건 2년 전 부터였는데, 그때는 막연히 그런 상상만 했었어. 그때는 슬픈 소설을 읽으면서 바보같이 자살하는 걸 동경했었으니까 행동으로 옮길 생각은 하지도 않았거든.

잘난 척 하는 건 아니지만 1학년때부터 내 성적은 중상위권이었어. 특히 2학년때는 전교 18등까지 한 적도 있어. 50등 밖으로는 한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는데 그게 잘못이었나봐.

우리 부모님은 원래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응원해주시는 편이였어. 근데 점점 등수가 오르시는 걸 보시면서 작년부터 성적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셨는데, 내가 3학년 중간고사를 칠 때에는 전교 10등안에는 당연히 들어갈거라고 항상 말하셨어. 특히 엄마는 내가 성적을 올려 와도 짧은 칭찬 몇 마디 던져주시고 다음에는 더 높은 등수를 도전하자는 말을 하셨는데, 그때마다 서운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어. 난 그냥 칭찬을 듣고 싶을 뿐이었는데. 그래서 엄마의 말은 시험 칠 때마다 항상 부담스러웠어. 특히 시험당일에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엄마의 말이 귀에서 맴돌정도로 부담스러웠어. 그런데 올해 1학기 중간고사에서 62등으로 떨어져버렸어.

내가 엄마한테 등수를 말하자마자 처음 들은 소리가 뭐였는지 알아? 꼴도보기 싫으니까 내방으로 꺼지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아빠는 내가 공부하고 싶아서 하는 게 아니니까 저런 등수가 나오는 거라고 눈치를 주셨고. 그날 처음으로 손목을 그어 봤어. 그런데 막상 그어 보니 아파서 끝까지 긋지를 못했어.

기말고사 때는 57등을 했어. 겨우 5등 올랐다고 좋아하냐는 소리를 들었어. 그날은 숨을 참고 죽어보려고 했는데, 역시 안 되더라.

난 의외로 놀 때는 정말 중상위권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하게 노는 편이라서, 내 주위 친구들이 말하는 내 첫인상은 날라리나 불량아 아니면 공부 못하는 애였어. 그래서 당연히 나도 대부분의 내 또래들이 그러듯이 나도 방학숙제는 개학 며칠 전에 시작하는 주의여서, 오늘 방학숙제를 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자유탐구 보고서를 인쇄해야 하는데 우리 집 프린터에 잉크가 닳았어.
엄마가 그걸 보고 숙제를 미리 해놨으면 이렇게 번거로운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고 하면서 뭐라고 하셨는데, 내가 순간 욱해서 친구에게 부탁하면 된다고 대꾸했어.
그때부터 엄마가 화가 나서 나한테 뭐라고 하시기 시작했어. 여기까지는 내가 잘못한 게 맞다고 생각해.
그런데 우리 엄마는 항상 내 혼을 낼 때 이유가 뭐든 간에 중간부터 조금싹 공부 얘기로 빠지셔서, 마지막에는 결국 처음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공부 이야기로 흘러가버려.
내 방이 어지럽혀 있을 때도, 책상이 더러우니 네가 그렇게 공부를 못하는거다ㅡ 늦잠을 잤을 때도 그렇게 자니까 공부가 안되는거다ㅡ 이런 식으로.

항상 하시는 말씀도 같아. 나중에 지잡대 들어가서 왜 그때 공부를 안시켰냐며 울고불고 매달리지나 마라, 우리는 네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시키는거다, 고작 16년밖에 안 산 너보다 이미 네 나이를 겪어온 우리가 정답을 아니까 시키는대로 해라, 다른 아이들은 이 시간에도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눈물이 맺히는 것만 봐도 뭘 잘핬다고 우냐.

들을 때마다 정말 죽고싶어.

아빠에게는 저런 년한테 돈까지 쓰며 공부시키는것보다 하고싶어하는 가난한 집에 지원해버리는 게 훨씬 낫다는 소리도 들었어.

정말 힘들어서 엄마한테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어. TV에서 보여주듯이 우리 가족도 내 상태를 알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엄마는 정신과는 기록이 남으니 복지센터에 가는 걸 제안했고,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했어. 근데 전혀 달라지지 않더라.
우리 부모님은 자신들이 다른 부모들에 비하면 정말 나한테 많은 걸 베풀어주는 거라고 그래. 나는 복에 겨운 거라고. 중 1때까지는 그 말을 믿었어. 다른 부모님들도 다 이런 줄 알았어. 그런데 내 친구들을 보면서 차이점을 느꼈어.

16년동안 한번도 반항을 해본 적이 없었어. 울면 더 혼나기 때문에 손가락 살이 패일 정도로 누르면서 우는것도 참았어.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 차라리 죽을병에 걸리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죽어버렸으면 좋깄다고 항상 생각해.

아빠는 항상 대학교를 갈 거냐며 빈정거리고, 엄마는 내가 의사가 되면 좋겠대.
의사는 내가 가장 되기 싫어하는 직업인걸 아시면서, 내가 그림을 그리고 소설쓰는 걸 직업으로 가지고 싶어하는 걸 아시면서도 계속 날 설득하려고 하셔. 만화가나 소설가는 돈을 못벌기 때문이래.

이제는 부모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는건지도 의심이 가고, 내가 만약 자살해서 죽어도 슬퍼해주지 않고 귀찮은 게 사라졌다며 좋아하실거 같은 기분이야.
학교에서는 항상 아무일도 없는척하면서 실실 웃고다니니까, 친구들도 내 일을 알고 있는 셋 빼고는 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

정말 가끔씩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있어. 나나 부모님 중 한쪽에 사라져야 이 상황이 끝날 것 같아서. 그래도 그런 생각은 패륜이니까 역시 내가 죽는 편이 좋겠지..

...쓰다보니 엄청 길어져 버렸네. 뭔가 횡설수설이고 정신없는 느낌의 글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쓰다보니 조금 후련해진 것 같아. 힘들었을 텐데 여기까지 전부 읽어준 사람들 정말 고마워.....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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