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그냥 넘어가는 남친
고고싱
|2016.08.20 20:51
조회 1,633 |추천 0
음슴체로 쓰겠음
올해 1월부터 사귄 20살 커플임
나는 재수 중이고, 남자친구는 대학 다님
남자친구가 대학을 좀 멀리 가서 2~3주에 한 번씩 남친이 집 올 때마다 만나고 그랬음
지금은 방학이라 조금 더 자주 만남
아무튼 100일에 나는 나름 엄청 신경 썼음
커플티 사고 샤프 좀 비싼 거 사서 나랑 걔 이름 새기고
편지를 라이언 모양으로 내가 다 자르고 붙여서 만들어서 겁나 길게 적어주고 그랬는데
얘는 아무것도 안 해줌
서운했는데 티 하나도 안 내고 괜찮다고 함
미안했는지 그 날 밤에 길게 문자 왔었는데 원래 기념일 안 챙기는 성격이라고 함
근데 썸 탈 때 전여친 얘기를 해줬었는데 전여친이 자기한테 마음을 잘 안 열어주는데 자기는 전여친을 너무 좋아해서 100일에 동영상도 만들고 좀 크게 준비 해줬다고 했음
갑자기 저 얘기가 생각나면서 좀 오만 생각이 들었음
내가 마음을 너무 쉽게 줬나? 이런 생각
그냥저냥 넘어가고
얼마전에 200일 이었음
친구들이 다 챙겨주지 마라고 했지만 나는 여태 오래 사겨본 적이 없어서 처음 맞는 200일이라 뭔가 챙기고 싶었음
재수하는 와중에 돈 긁어모아서 커플 모자랑 usb 선풍기 사고 편지 적어서 준비함
200일 당일 날에 아무 언급이 없길래 설마 설마 하고 남친을 보러 갔음
아 참고로 얘 보러 항상 얘네 집까지 버스 1시간 넘게 타고 감...
아무튼 선물 딱 주니까 고맙다면서 막 모자 맘에 든다 뭐 이러면서 얘기하는데 아무리 봐도 200일 모르는 거 같았음
서운한 티 안 내다가 내가 장난 식으로 야 너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니까 살짝 눈치 깠는지 뭐 때문에 서운하냐고 그러길래
뭐 때문인 거 같은데? 하니까
여자랑 논 거? 라면서 다른 얘기를 함
내가 선물 왜 준 거 같아? 하니까 ㅋㅋㅋㅋㅋㅋ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임ㅋㅋㅋㅋㅋ 얘가 친구 폰 수리비를 좀 억울하게 물게 됐는데 그거 때문이냐고ㅋㅋㅋㅋ
진짜 너무 속상해서 말도 안 나오더라
선물 안 준 거는 그럴 수 있다 치는데 나는 200일을 일 주일 전부터 곱씹으면서 뭐 선물할까 고민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편지 쓰고 그렇게 신경 썼는데
얘는 나를 그만큼 신경 쓰진 않는구나
내가 얘한텐 고작 이정도구나 이런 생각..
뭐 자기가 정신이 없었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알겠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너무 충격 먹고 속상해서 남친에 대한 마음이 예전 같지는 않은 거 같음
여자 일도 많았고 속상하게 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긴 한데 그래도 내가 좋아하니까, 하고 넘겼는데 슬슬 한계가 보이는 거 같다. 주변에서 항상 니가 너무 좋아하는 거 같다, 남친은 자기 편하게만 사귀는데 니만 호구같이 감정 노동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 많이 들음. 솔직히 인정하는데 나도 지금은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음
그냥 재수하는 주제에 괜히 속상하고 착잡해서 끄적여봄...
나랑 비슷한 상황인데 오래 사귄 커플 혹시 있으면 썰 좀 풀어주길 바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