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가끔씩 영가를 봄

예당가자 |2016.08.21 02:22
조회 85 |추천 1
돌아가신 외할머님이 무속인이셨고

울어머니도 무속인임

2살어린 여동생도 영을 보고 나도 봄

동생은 애기 때 부터 봤고

난 중2때 부터 봄

중2병과 같이 시작됨 ㅋㅋ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 떠올라 끄적임

고2때 같은 반에 왕따를 당하던 친구가 있었음

구타를 당하기도하고 책이나 물건도 빌려주고

못 받는 경우가 다반사였음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성인이되어서 그 친구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하늘에 올랐다는

이야길 듣게 되었음


어느날

친두들과 술 한잔 걸치고 집에 가는 길에

지나가는 영가를 목격함

육신과 영은 확연히 달라서 오래보면 뚜렷이 구별이

되는데 굳이 표현하자면 영가는 가볍게 느껴짐

암튼 영가를 보고 지나가려는데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듬

자세히 보는데 어깨가 축처진 그 친구였음

나는 영가를 봐도 절대 말을 걸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음

그건 우리집의 오래된 룰로 어머니가 항상 신신당부

하시기에 꼭 지킴

하지만 그 날은 처음으로 어머니와의 약속을 어기고

영가에게 말을 걸음

친구의 이름을 불렀음 친구가 나를 봤음

찰나의 순간 서로를 응시하고 친구의 영도

나를 알아봤다는 걸 깨닫자마자 친구의 영가는

저 멀리로 사라짐

나는 발을 멈추고 희미해지는 그 친구의 영을 바라 봄

오히려 나보다 더 당황한 듯한 그 표정이 잊히지 않음

예전의 기억을 꺼내 봄

비겁한 방관자였던 나를

그리고 육신을 지고 영이 되어서도

기억되고 있는 그때의 나를 원망함

조금만 용기를 내어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건넸더라면

성인이 되어서도 더 긍정적이었을까

그때의 아픈기억이

성인이되어서도 통증으로 남았겠지

하는 죄책감에 발이 묶임



현재 지금의 나는 잘살고있는가

약자를 보면 외면하는 비겁한 선택을 하지 않는가

스스로에게 물음

답을 내리지 못함


영가보다 인간이 더 무섭고 추하다는 생각이 듬

더운 밤 잠긴 사색을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움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