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가까이 만나다가
전 남자친구는 새로운 사랑을 뿌리치지 못하고 제게 헤어짐을 고했습니다.
헤어지기 전 부터 새로운 사람과 "여보"라는 호칭을 쓸 만큼 가까워진 채로,
제게는 온갖 핑계를 다 대면서 헤어지자더군요.
끝까지 저한테는 구질구질한 변명을 하며 여자 있어서 헤어지는거 아니라고 발뺌했고
그 모습이 너무 구차하고 내 사랑조차 불쌍하여 아무말 하지 않고 헤어져줬습니다.
힘들게 하루하루 살다보니 잊혀지더라구요.
사람들도 만나고, 술이 몸에 잘 받지 않아 즐겨하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야구 모임도 나가고, 신앙심도 불태워보고요.
그렇게 바삐 지내다보니, 아픈 사랑이지만 제 생활을 못할 정도의 아픔은 지나가나 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연락은 간간히 왔습니다.
피하지도 않았고 그냥 무덤덤하게 시덥잖은 인사를 나누다 제 맘이 아파 번호삭제,차단을 했었어요.
어느날은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더라구요.
앞으로 전에 번호 말고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전에 번호를 쓰긴 하지만 현재 여친이 절 차단했으니 새로운 번호 만들었다고
그 번호로 편하게 연락하자며.
뭐 이런 그지같은 상황이 있나 싶었지만.. 그래도 미련한 저는 미련이 남은지라.
연락이 오면 받고 굳이 먼저 하진 않았어요.
둘 다 만나면서 캠핑이란걸 접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더라구요, 좋고.
신선놀음 하는거 같아서 시간내서 자주 갔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캠핑 가자는 제안을 하더라구요.
안되는거 머리로 수없이 생각했지만.. 친구끼리 가는거라 생각하자는 제안에 오케이 했어요.
저랑 헤어짐을 결심하고 미리 예약해둔 2박짜리 캠핑 지멋대로 펑크낸게 미안하다며
이번엔 꼭 2박 하자고.
2박하는 당일에 연차쓰고 멀리 있는 제 회사까지 픽업하러 온다고, 캠핑가는 전 주에
계획 알차게 짜자던 말에.. 내심 들뜨기도 했었어요. 미련하게도.
지금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캠핑 장비는 저랑 돈을 나눠 냈거나, 제가 하나 둘 모은
제 추억과 돈이 묻어있는 것들이에요.
그런데.. 같은 캠핑장에.. 둘이서 너무 좋아했던 그 단독사이트에 그 사람이 또 예약을
했더라구요. 저랑 가기로 한 바로 전 주에.
현재 여자친구랑 가는거겠죠.
이럴꺼면..뭐하러 캠핑 가자고 했나 싶고.
굳이 저한테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개만도 못한 자식, 미친놈 등의 욕을 하고
캠핑이고 뭐고 없었던 걸로 하고 번호도 바꿔버리고 그러고 싶은데.
왜 이러는 지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만.
비도오고, 첫캠핑을 간 이맘 때에 비까지 내리니 엄청 기분이 우울한데
어디다 하소연 할 데도 없고.......
나무라도 좋고, 쓴소리도 좋고, 위로도 좋아요.
하소연 하기엔 너무 제 자신이 한심한 내용이라... 익명을 빌려 여기에 주절거려 봅니다.
무슨 이야기든.... 다른 분들의 마음을 듣고싶네요.....
가장 큰 복수는 그냥 아무말 없이 사라지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