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지도사였던 너.
항상 기다리는게 내 일이였어.
영화를 보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행사 출동.. 차에서 2~3시간 기다리는건 기본이였지
그래도 난 그 시간을 기다려도 이동하는동안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어
매일매일 만나도 지겹지않았고 처음으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어.
근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다되가니 다른 남자들처럼 너도 변해가더라
내가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는 건 당연하게 되고, 미리 얻어놓은 신혼집에서 혼자 살게 된 널 위해
퇴근하고도 밥 챙겨주고 빨래 돌려주고 쉬는날엔 대청소도 했어.
근데 헤어지고 나니 주위사람들에게 살림을 안한다느니 어린애 못만나겠다느니 피곤하다느니
그런 말로 너를 포장하고 내 핑계를 댔더라. 항상 너는 모든 일에 다 내탓, 내핑계를 댔었지..
가슴이 무너졌어. 그렇게 사랑했는데 그렇게 서로 좋아했는데
우리의 끝은 왜 이렇게밖에 안될까
너와 결혼하겠다고 상견례까지 하고 결혼준비를 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어린 나이에 부담도 많이 됐었어. 그래도 너와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너무 설레었고
우린 행복할 것 같았어. 근데 정말 허무하다 지금까지의 시간들, 추억들 다 날아간 것 같아
너의 과거 모두 알고있었어. 사창가 다닌거 애 지운거 너가 다 얘기해줬잖아.
사창가 한번도 안가본 남자는 없다고, 안갔다고 하는 남자들은 다 거짓말하는거라고.
너는 솔직한거라고 포장했었지.
과거는 과거일뿐이니까 그리고 내가 생각보다 널 너무 많이 좋아했나봐.
애써 신경쓰지않으려했어. 근데 너와 헤어지고 모르는 사람에게 페이스북 메세지가 왔어.
잘 헤어졌다고 더럽게 노는 애라고. 과거 안좋아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모르는 사람이고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였어. 그래서 헤어졌어도 널 믿어야하는데
그 메세지를 보자마자 그럴수도 있겠다... 그랬을수도 있겠어.. 라는 생각이 먼저들더라
너무 비참했어 너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것도 그런 메세지를 받게끔 행동한 니 행실도
정말 화가나고 나한테도 화가나고 그냥 이런 상황이 너무 싫어서 한동안 너무 힘들었어.
오해하고싶지않아서 너에게 직접 해명을 들으러 갔어.
근데 넌 나에게 할말없으니까 꺼지라는 소리만 했지
해명을 듣고싶었던 것 뿐인데 그날은 그냥 서로에게 상처만 되는 시간이였어.
한때 내 전부였고 아빠가 없는 나에게 넌 아빠같고 오빠같고 때로는 친구같은 그런 사람이였는데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된걸까 어쩌다 너가 이렇게 변했을까
그래도 너무 미워도 한번쯤은 기회를 주고 싶었고 되돌리고 싶었어
근데 넌 끝까지 자존심만 세웠고 끝까지 내 핑계였지.
그래 아닌건 아닌건데 내가 너무 구질구질하게 잡고 있었던 것 같아
헤어지고 나서는 너무 답답하고 화나고 너가 정말 원망스러웠는데
지금은 그냥 갇혀있던 날 꺼내준 너에게 고마워
우린 헤어졌지만 우리가 지금껏 쌓았던 추억은 없어지지 않는 거잖아.
어딜 가든 생각날 것 같아 사실 지금도 매일 너의 집 앞을 지나가면서 한번 쯤 마주치지 않을까
헛된 기대로 다시 우울해져. 불이 켜져있으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뭘 하고있을까
궁금해. 다 잊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난 아직 멀었나봐.
아무리 너가 나한테 상처를 줬어도 왜 시간이 갈수록 좋았던 기억들만 떠오를까
우린 아닌걸 알고있는데 다시 만나고 싶은 건 아닌데 그냥 오늘따라 너무 보고싶다
한번쯤은 잡아주지그랬어. 항상 내가 먼저 다가가줬는데 왜 이번에도 오지않는거야
오빠로 인해서 난 많이 변했어. 못가봤던 곳들, 못해봤던 경험들 오빠가 다 경험하게 해줬어
아빠의 빈자리를 오빠가 채워줬고 힘든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어.
아빠가 우리 버리고 다른 여자랑 산다고 지방 내려갔을 때 친구들한테 자식들 다 필요없고
현모양처 같은 여자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고 너무 화가나서 오빠한테 말했었어
근데 헤어지고 나니 오빠가 그러고있더라. 다른말 다 해도 좋은데
오빠마저 현모양처같은 여자 만날꺼라느니 어린년 귀찮다느니 ....
솔직히 그 말이 제일 화가났어. 내가 그 말에 상처받았고 매일 밤을 울면서 보냈던 걸 아는 오빠가
어떻게 지인들에게 그런식으로 말하고다녀.
끝까지 오빠는 오빠잘못은 모르고 내가 오빠를 버렸다고 하겠지..
알고있어.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행복했던 시간들을 부정하지는 말자.
사실 오빠로 인해서 트라우마가 생겼어. 남자가 무섭다.
그래도 나 진짜 열심히 살꺼야. 엄마를 위해서도 동생을 위해서도.
오빠 없이도 나 잘 해낼 수 있어. 의지할 사람이 없어도 가족들 위해서 난 열심히할꺼고
내가 오빠 나이 쯤 됐을 때는 누구보다도 더 행복한 사람이 되어있을꺼라 자신해.
근데 가끔은 생각날 것 같다...... 미련하고 멍청하지만 그래도 많이 사랑했어.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
항상 특별하게 만났다고 우린 인연이라고 했었는데 아니였나봐 ... 그치?
오빠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밥은 먹고 다니는건지 잠은 잘 자는건지...
그냥 사소한 것까지도 많이 생각난다. 나 없어도 괜찮은거지 오빤 ..
잘 살아. 그리고 행복해 정말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