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화가났었다.
내눈앞에서 뻔히 알 수 밖에 없는 거짓말을 한 너가
이해가안가고 너무 화가났다
그리고 무서웠다. 파우치를 주워담는데 자꾸만 떨어지고
옷을 입는도중에도 손이 떨렸다.
그게 진짜바람이였는지 모른다.
전화를 하러나간다며 내앞에서 할수없는 전화라고
화를냈던 그사람의모습은 생생히 기억한다.
그리고 그모습에 의심하는 내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미안해지던 그순간마저 생생히 기억한다.
'아 지금이라도 그냥 보지말까..
진짜 누나랑 다퉜을수도있는데 나는 왜의심하지?'
그랬던 나의걱정은 물거품이되었다
몇분 전 까지만해도 나를 품에안고
자기를 떠나면 못살 것 같다 라고 말했던 그사람은
눈에 흔들림하나없이 나에게 완벽한
거짓말을 하고있었다.
그때느꼈던 나의감정.
분노? 뭐.. 모르겠다
나에게 어떻게 이런일이..하는 감정의
후덜거리는 다리를 더 끌지못해
주저앉은거. 그건 확실하다.
걸을수가없었다.
걷고있었지만
그 걸음은 마치 나의 어떤 한구석에서
'걸어 걸으란말야 주저앉으면안되' 하는것같았다.
점점 우리의 헤어짐이 실감이날수록
미련이없어 나는.
했었다.
근데 추가된건있었다.
'미안해하긴해야지'
그생각이 들수록 하루하루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렇게 좋았던순간을 그 하나의 거짓말로 깨놓고
미안해하지도않는다니..
내가 미안한일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법도 모르는
그런사람과 만났나.
"잡진 않더라도 미안해하긴 해야지"
그렇게 죽어갈때 쯤 연락이왔다.
미안하다고.
너가 어떤 오해를했던 거짓말 한거 .미안하다고.
뭐라할상황도 아닌데 뭐라고해서 더미안하다고.
좋은기억으로 남기겠다고.
처음 그문자를 받았을땐 기분이좋았다.
유치하게 통쾌하면서
'내가 이겼다!'
그러면서 미련없는 나의맘이 이제는 후련하게
돌아서겠구나.
했는데
이상하게 더 아파오기시작했다.
내가 보낸 문자를 끝으로 우리가 정말 끝이났구나
하는게 실감이나면서 숨쉬기가 힘들만큼
한걸음 내딛는 순간순간 마다
아파지기 시작했다.
미안하다는 말만 오면 바랄게 없을것같던 나는
우습게도 또다른 마음이 들기시작했다.
'어떻게 한번을 안잡을수가있지?
정말 나를 사랑하긴 한게맞을까?
대체 새로운사람은 언제부터 만나고있던걸까?
이렇게 미련없이 돌아설 수 있는게 맞는건가?'
이 마음이 무엇인지 알기까지는 사실 꽤 오래걸렸다.
일주일 내내 밤새 잠못이룰정도로 아파하다가
어느날 밤에 깨달았었지.
왜?
미안하다고 왔고 이제 끝났고 혹시나 돌아온다해도 시작할 수 없다는걸 분명 알고있으면서 왜이렇게 힘들어하는거야? 혹시 다시시작하고싶은거야?
그러면서도 다시시작하는모습을 상상해 본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최악이었다.
사랑이아닌 미련이라는 마음만으로 시작한 우리는
너무나 최악이었다.
그래서 돌아가는모습은 상상하다가도 포기하곤했다.
밤새 질문을 통해,
그날 밤 깨달았다.
어쩌면 나도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 인정하도록 내버려두지않은건지도 모르겠다.
'잡아주길 바라고 있었구나'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안만날거라고.
돌아가지 않을거라고.
해놓고서는.. 나도모르게 기다리고있었구나.
어쩌면 잡아줬다면.. 울고불고 술먹고 연락이오더라도
연락이와서 잡아줬으면..
하고있었구나.
그날 밤 나의 모든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에야,
비로소, 정말로,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진짜 괜찮아진다는느낌이 이런거구나.
정말 모든걸 받아들인후에야
일어나는 순간부터 먹먹하지 않았다.
눈뜨자마자 턱 막히던 숨도,
준비하다 걸어나가면서 드는 생각도,
노래가사 한소절만 나같아도 들었던 그 찢어지는아픔도,
너무나 먹고싶었지만 넘어가지않던 밥도,
나도모르게 야위어가던 내 얼굴도,
아침에 일어나 혹시나하던 마음으로 핸드폰을보던 모습도,
(시간이지나 괜찮아질때 쓰려고하니 신기하게
그때 순간순간마다 어떻게 힘들었었는지 기억이나지않는다)
모든게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의 한달가까이 다되가고있다.
가지않을 것 같던 시간, 시간이 모여
한달이라는 시간이 되어간다.
2016년 9월 24일 토요일이 된 오늘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지않고 혼자쉬려고 맘먹은 오늘.
실은, 아직까지는 누군가를 만나지않고
오랜시간 혼자있으면 또 생각나서 너무나 내가 힘들지않을까
걱정을 정말 많이했는데,
다행히도 힘들만한생각이 하나도 들지않았다.
(지진에 대한 공포때문일지도..)
메모장을 켜서 쓰고싶었던 오늘의 제일 큰이유.
그래, 오늘에서야.
오늘에서야 나는 비로소
"떠나줘서 고맙다."
라는 생각이들었다.
드디어.
비로소.
진심으로.
"잘헤어졌지 내가얼마나 아까웠는데!"
같은 자기위안섞인말 말고.
차분하고, 후련하게, 정말로.
그리고 한가지 더 든생각.
나쁜놈 맞아.
너 나쁜놈 무조건맞아.
너무나 깊던 우리의사이를 거짓말로 산산조각낸것도 맞아.
그치만,
더 깊어지기전에 떠나줘서 고마워.
오빠와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보기 전에 떠나줘서 고마워.
그때 미안하다고 보낸 오빠한테 내가 그랬지
사랑을알려줘서 고마웠다고. 행복했다고.
그때는 약간 쿨한 척 했던거같아.
근데, 지금에서야.
이제서야. 진심으로 고마워.
처음으로 했던 모든것들 잊지못할거야.
잊지않을거야. 좋았던 순간으로 남겨두고 싶거든
순간순간마다 오빠가 줬던 사랑들, 그 모든것들을
다 거짓이였다고 생각하지않아.
하루하루 행복했던 나는 분명 진심이었으니까.
오빠가 나를위해했던 모든노력도, 다 진심이었으니까.
칠칠맞아서 하루에 한번 하나쯤은 어딘가에 놓고와서는
잃어버렸다며 손톱만 깨물면서 발만 동동 굴리는 나에게
한번을 야단없이 새끼고양이 머리쓰담듯 쓰담으며
"괜찮아 괜찮아"
처음 새로운곳와서 적응하느라 힘든나에게
"괜찮아 괜찮아"
걷는 순간순간마다 한시라도 내손을 놓지않으려던 그모습도.
즐겁게 간 여행, 바람한점 불지않아 숨막히던더위에서
땀이 비오듯흘러도 서로 불평없이 웃고만있던 그모습도.
거짓이라고 생각안해.
그순간만큼은 우리둘다 진심이었다는걸,
나는알아.
행복했어.
좋은경험이자, 기억이 될거야.
항상 서로 사랑해주기 바빠서 과거형이될줄은 몰랐는데
오빠덕에 행복해 라고 말하던 내가
덕분에 행복했어요 라고 말하고있네. 신기해
아쉽고, 안타깝다. 나는 정말 오빠랑 우리의 미래모습을
그리면서 사는게 나의 행복이었고 낙이었는데
이렇게 끝나서..
쨋든 너무 길어졌다.
지금 이 메모를 쓰지않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모든감정들을
잊는다거나, 아니면 기억의거짓말이 더해져서
안좋게만 기억에남을까봐. 그게 마음이아파서
써봤어.
이 글이 조용히 사라지겠지만,
내 메모장에는 항상 있을거야.
좋은 경험이었어.
진심으로 많이 사랑했습니다.
고맙고 행복했던점을 말하기엔 끝이없을정도로.
잘지내시길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