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 일단 첫 글이고 이 게시판에 쓰는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답답한 마음 이렇게라도 풀어야할 것 같아서요
어느 학교인지도 시원하게 밝히고 싶지만 그러기엔 보는 눈이 무서워 이렇게 학과로만 밝혀요 사실 저희 학교 말고 모든 항공서비스학과 학생들이 공감하실 얘기니까 이렇게 시작해볼게요
1. 대면식과 에프엠
입학하고 대학 라이프를 즐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과대로부터 1학년은 모두 남으라는 과톡을 받았습니다 또 비밀스럽게 미리 준비하라는 듯이 에프엠을 시킬 것이니 모두 준비하랍니다
그 당시 저는 에프엠이란 말 자체가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른채 강의가 다 끝나고 어두워진 저녁에 동기들과 함께 강의실로 갔습니다
들어간 강의실 분위기는 거의 초상집이었습니다 5열로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동기들 뒤로 눈치껏 맞춰 서자 곧 15학번 선배님들이 하나씩 들어왔습니다
열을 맞춰 세워진 저희 앞에 의자를 두고 앉은 선배님들은 재밌다는 듯 보면서 킥킥거리기도 했고 분위기를 잡으려는 듯 째려보는 선배님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배님들이 모두 오시길 기다린 후 가볍게 혼났습니다 입학한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냐 부터 아직도 선배 얼굴을 모르냐며 인사는 왜 안 하냐고 혼났습니다
아니 자기들이 연예인입니까? 우리가 얼굴 다 알아보고 인사하게?
그러고서 에프엠을 시키겠다며 시범을 보여주겠답니다 앞에서 큰 소리로 뭐라뭐라 소리 지르듯 말하는데 그냥 자기소개였습니다 ㅇㅇ학교 ㅇㅇ대학 ㅇㅇ학과 학번 누구누구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서는 작년 자기들에 비하면 길이가 반도 안 되니 당장 과대부터 하라고 시킵니다
과대가 버벅거리면 목소리 잔뜩 깔고 '다시' '너가 생각해도 니 목소리 작았던 거 알지' '방금 틀렸잖아 다시 해' 하며 무안을 줍니다
또 선배한테 밉보인 동기 차례에는 누가 들어도 큰 소리로 안 틀리고 했는데 다시를 다섯번이나 외쳤습니다
결국 그 동기는 대면식 끝나고 울었습니다
2. 인사와 다까체
항공서비스라는 자체가 위아래가 중요하고 인사가 중요한 서비스직이란 거 잘 압니다 하지만 방금 입학한 1학년들이 학교 잘 나오지도 않는 3, 4학년 선배님들 얼굴까지 다 아는데에는 솔직히 어려움이 있잖아요
가끔 핸드폰을 하며 걸어가다가 못 보고 지나가거나 선배님들이 저희를 알아봤는데 저희가 인사를 안하면 그 자리에서 잡아서 인사 똑바로 하고 다니라고 혼납니다
아니 길 가는 사람 한명한명 얼굴 쳐다보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캠퍼스 다닐 때 사람 얼굴 뚫어져라 봐서 불쾌한 시선으로 저희를 바라보는 타과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하루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또 과대를 통해서 강의 끝나고 남으라고 공지하십니다
들어와서는 왜 인사 똑바로 안하냐며 아직도 선배 얼굴을 모르냡니다 그 땐 입학 후 중간고사도 치루지 않았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러고선 캠퍼스에 돌아다니는 모든 사람한테 인사하랍니다 그게 말인지 방구인지... 인사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았습니다 또 인사를 다른 과에게 잘못하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희는 그런 무안을 그대로 받아야만 했습니다
3. 엠티
엠티를 하기 전 저희 학과는 1 2 3 4 학년 몇명 씩 섞어서 팀을 만듭니다 물론 저희 의견 반영 없이 강제로요 그리고서 1, 2학년은 선배들을 위한 재롱잔치를 준비해야 합니다 춤 노래 등 필수 참여고요 엠티 전까지 조장 2학년 선배님이 말하는대로 자기 스케줄 다 빼가며 연습에 참여해야 합니다 또 팀별로 바베큐 파티를 하는데 불편해서 먹다가 체했습니다 1학년의 개인 스케줄은 절대 존중받지 못합니다
4. SNS
엠티가 끝나고 어느정도 안면이 있는 선배님들이 생길 때 쯤 일어난 일입니다 저희는 또 불려가서 집합했습니다 거기다 대고 하는 말이 왜 선배 차별해가면서 친추 거냐는 겁니다 그리고 선배가 먼저 친구를 걸었으면 페메로 인사 드리는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혼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당장 모든 선배한테 친추를 걸라고 시키셨습니다 거의 혼내는 건 3학년 임원 선배님들이 다 하십니다 그래서 1학년 동기들은 모든 선배님들한테 친추를 걸고 한 분 씩 인사를 페메로 드렸습니다 근데 솔직히 안면도 없고 말도 안 섞어본 선배님들한테 할 말이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그래서 내용을 비슷하게 보내거나 조금만 짧게 보내면 이딴식으로 대충 보낼거면 보내지 말라고 혼납니다 결국 SNS를 삭제하는 동기들도 생겨났습니다
5. 홍보 활동
저희 학과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습니다 개설된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고 학교도 그리 좋은 학교가 아닙니다 그래서 교수님은 홍보 활동에 힘을 쏟으십니다 홍보단 동기들은 방학 내내 본가도 못 올라가고 학교에 남아 여기저기 불려다녔습니다 역시 개인 사정은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들려온 소리가 홍보 비용으로 100만원 상당이 학교에서 지원 된다는 소리였는데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돈이라곤 교통비와 도시락 등 뿐이었습니다 그것에 불만을 느낀 걸 교수님이 알아채셨는지 물으시면서 결국 하시는 말씀이 '돈 주고 할 거면 너희 말고 직원을 고용했지' 입니다 홍보단 동기들이 정말 빈정상해했습다
6. 교수
이것도 홍보의 연장인가 싶습니다 수시 시즌이 시작될 때 교수님은 저희에게 무엇이 학교 선택에 가장 영향을 주냐고 물으셨습니다 저희는 솔직히 물적 지원이나 등록금이 가장 영향을 준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희 학교는 등록금이 굉장히 비싼 편으로 한 학기에 400이 넘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돌아오는 건 몇 명 주는 성적 장학금 말고는 없습니다 캐나다니 어디니 유학 제도가 좋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다 사비로 가는 것이고 그 흔한 항공사 체험마저도 사비로 다녀서 선배님들은 차라리 안 가겠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교수님은 우리가 못 가는게 아니라 안 가는 거다 라는 개소리를 늘어놓으시고 그 지역에서 등록금 가장 비싼 ㅁㅁ예대를 갖다 붙이시며 우리가 얘네보단 낫다며 헛소리를 하셨습니다 또 시간표는 저희 맘대로 짤수 없습니다 교수님과 선배님들이 다 짜주신 시간표 그대로 등록하는 것이며 그 덕에 저희는 공강도 1교시가 아닌 날도 없습니다 그리고서 교수님은 항상 저희한테 물으십니다 '우리 학교는 군기 정말 없는 편이지?' 지랄 좀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7. 행사 셔틀
저희 학교는 기숙사와 자취를 하는 동기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금요일엔 강의가 끝나면 집으로 올라가는 걸 다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금요일에 교수님이나 선배님들 발표, 행사 등이 생기면 저희로 머릿수를 채우고 리액션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남아서 그 주 집에 못 간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집에 가고 싶어서 빠지는 거라면 말도 꺼내지 말랍니다
또한 각종 행사에 끌려다닙니다 교수님 말로는 다 경험 쌓는 거라고 하시지만 제가 보기엔 교수님 좋은 이미지만 다 쌓고 저희가 막노동 하는 겁니다 땡볕에서 피켓을 들기도 했고 저희가 돈 내고 듣는 강의 빠지며 행사를 일주일간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러고서도 저희에게 돌아온 것은 행실 똑바로 하고 학과 이름에 먹칠하지 말라는 선배님들의 호통 뿐이었습니다
8. 옷
과복을 입고 기본적으로 쪽머리를 하는 학과이기 때문에 옷차림에 대한 어느정도 제재는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1학기 때 전공이 아닌 교양 한 강의만 들은 날에도 과복을 챙겨입어야 했고 1교시를 꽉꽉 채워 넣으신 교수님 덕에 고등학교 수준으로 일어나야했습니다 2학기가 되고 이틀의 사복데이가 생겼지만 그마저도 협박 요소로 변해 조금만 잘못하면 그 날도 과복입니다
또한 짧은 바지, 치마, 찢어진 바지, 비치는 옷, 딱 달라붙는 옷이 안 되며 과복을 입을 때 안경을 금지한 탓에 결막염에 시달리면서도 렌즈를 꼭 껴야하는 동기들이 발생했었습니다
또한 자연갈색인 동기에게 염색을 요구하고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잔머리를 잡아 빼는 등 기분이 나쁠만한 행위들은 교수님 뿐만 아니라 선배님들에게도 당했습니다
일단 이정도만 쓰겠습니다
더 생각나면 추가할게요ㅠㅠ 제발 널리널리 퍼져서 모든 항공과 문화가 달라지고 무엇보다 저희 학교 선배님들과 교수님이 반성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바라던 대학 생활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ㅠ
이게 항공과에 있다보면 당연히 그런가보다 하고 무뎌지는데
진짜 한번씩 현타가 크게 와서 이렇게 남깁니다ㅠㅠ 왜 이런 대우 당하면서 등록금 내야하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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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알바
저희 학교는 학과 행사가 많은 편이고 모여서 연습을 하는 시간이 꽤 많습니다 덕분에 1학년들은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연습이 있고 학과 행사로 2학기 때 뻔히 바쁜 거 다 알면서 알바 구한 애들은 개념 없는 놈이란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렵거나 부모님께 보탬이 되고자 했던 동기들은 모두 개념 없는 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