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갑자기 댓글이 늘어났어요.
왜 늘어났어요?
다들 어디 있다가 나오신거지...
신기하다.
저 발등에 상처났음..
샤워하고 나왔는데 핸드폰이 안 보였어요.
아 그러보니까 저번에도 술먹고 핸드폰 잃어버린 얘기 썼네요.
준이가 저 맨날 772라고 불러요.
아 본명 쓸 뻔 했다.
준이라는 이름은 아직도 익숙해지지가 않았습니다.
친해지자 준아.
핸드폰이 안 보여서 준이한테 야 내 핸드폰 어딨어 하니까
욕실에 있는 거 아니야? 너 맨날 샤워하면서 음악 듣잖아. 했는데
저도 그런 줄 알고 욕실 다시 가봤는데 없으니까 물어보는 거였죠.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면서 어딨지 어딨지 하고 다니니까
가만히 지켜보더니
데데 그러니까 내가 샤워할 때 핸드폰 갖고 들어가지 말랬잖아
이러면서 또 잔소리의 서막이 열리려는 거 같아서
아아니야 거의 찾았어 찾은 거 같아 이러면서
일단 바지를 입어야겠다 하고 방으로 들어갔어요.
집에서 입는 긴바지를 침대에 구겨뒀었거든요.
입으려고 집어드니까 구겨져 있던 바지가 촤락 펼쳐지면서
그 속에서 핸드폰이 툭 떨어지는 거에요.
처음엔 언뜻 핸드폰 보고 어! 핸드폰 찾았다! 이랬는데
그게 바로 제 발등을 갈기고 나동그라져서
억 ㅅㅂ 하면서 주저앉았더니
왜 또 욕을 하고 그러냐고 뭐라 그러더라고요.
억울해서 주저앉은 상태로
나 핸드폰에 맞았다고. 왜 나보고 뭐라 그래. 하니까
바로 제 쪽으로 와서 막 웃더니
봐봐 이러는데 짜증이 나는 거에요.
왠지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해보고 별 거 아니면 뭐 이런 거 갖고 그러냐고 비웃으려고 보여달라는 거 같아서
싫다고 찍힌 데 손으로 가리고 안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맨날 쓰는 그 유치원 선생님 말투로
응 핸드폰이 나빴네. 핸드폰이 데데 아프게 했어? 많이 아팠어?
이러면서 애취급을 하는데
왠지 제가 약간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요..ㅡㅡ
나잇값 못하는 애새끼 된 거 같아서...
준이는 잘못한 거 없는데. 내가 실수로 다친 건데 왜 얘한테 짜증을 내고 있지...하면서.
그런 생각 드니까
손 가리고 있던 거 보여주면서 나 이렇게 다쳤어 징징 이러는 게 진짜 애처럼 보일 거 같아서
갑자기 보여주기가 좀 민망해지는 거에요..
그래서 아니야 별로 안 다쳤어. 나한테 신경 꺼. 하면서 저리가라고 손 펄럭펄럭 했는데
제가 삐진 줄 알았는지 아 왜.. 하면서 계속 달래주려 하길래
아니야 티비 마저 봐. 나한테서 꺼져 줘. 했더니
꺼져 줘? 내가 너한테서 꺼져줬으면 좋겠어? 이러는 거에요.
내가 그런 말 싫어하는 거 알면서
이럴 때만 괜히 진지한척함ㅡㅡ
그래서 야 그냥 보여줄게. 잘 봐. 하고
한 1초 보여줬다가 다시 덮었는데 그 사이에 봤는지 심드렁하게
별로 안 다쳤네. 이러길래 그냥 손 떼버렸어요....ㅎㅎㅎ
근데 빨갛게 찍힌 자국 있더라고요.
이거 약 발라야 되는 거 아니야? 했더니
그 정도 아닌 거 같은데. 하고 단호하게 잘라버림..
아 눼....
이름을 단호라고 지을 걸 그랬음.
맨날 나한테만 단호해..
근데 다음날 거기 부어서 멍들었어요.
저 진짜 억울.
준이가 아침에 깨워줬는데 빨리 인나라고 잔소리 하길래
침대에 앉아서 잠꼬대하면서 졸고 있다가
발 보니까 그 찍힌 자국 있던 부분에 새파랗게 멍들어 있고
그 주위가 부풀어 있는 거에요.
그거 보고 잠 다 깨서
야 이거 봐. 멍들었잖아. 나 엄살 아니었다고. 하면서
빨리 와서 보라는데 와보지도 않게 무신경하게 어 잠깐만 이럼서 계속 자기 할일 하길래
제가 직접 가서 발 내밀어서 보여줬어요.
이것 보라고! 이러니까 슬쩍 보더니
약 발라야겠네. 하고 연고 발라줌..
아 억울해ㅡㅡ
내가 잘못해서 다친 건데 왜 억울해.
저는 지금 믿었던 핸드폰에 발등 찍힌 채로 이거 쓰고 있어요.
부상 투혼 중입니다 지금..
댓글 분들이 다들 준이 다정하다고 해서 그것도 억울해요.
마지막에 저한테 커밍아웃 해놓고 애인 생겼다고 말했던 그 이야기 쓰면서
저는 그때 상황 다시 생각나서 욕나오던데...
사실 욕썼다가 지웠어요...ㅎㅎㅎ
준이ㄳㄲ..날 갖고 놀았어ㅡㅡ
썸 비슷한 건데
내꺼 아닌듯 내꺼 아닌 내꺼 안 같은 썸이었어요..
와서 밥 차려주는 거.
그거는 제가 밥을 잘 안 먹어서 챙겨주는 거에요.
입이 짧아서 뭘 먹어도 많이 못 먹어요.
근데 집에서 요리해서 차려주면 그나마 좀 먹어서... 와서 해주는 거에요.
매끼를 그렇게 해줄 수는 없으니까
맨날 카톡으로 확인해요. 밥 먹었냐고.
먹었다고 하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뭐 먹었는지 꼬치꼬치 캐물어요.
라면 같은 거 먹었다고 하면 혼나니까
알아서 잘 챙겨먹어야 돼요.
건강한 음식을 스스로 챙겨먹는 저 자신이 신기해요.
저 원래 진짜 이런 애 아니거든요.
잘 훈련받은 개가 된 기분이에요.
준이가 뿌듯해해요. 내가 잘 키웠네. 하면서.
아 근데 제가 저번에
준이가 저를 부를 때
데데야. 라고 안 하고 데데. 이렇게 부른다고 썼잖아요.
그 뒤로 왠지 의식하게 됐는데
점심 때
데데야 밥 먹었어?
이렇게 카톡왔어요..
데데야도 쓰더라고요.
정정하겠습니다.
근데 그냥 데데라고만 부를 때가 더 많은 거 같아요.
데데 밥 먹었어? 이게 더 귀에 익은데 뭔가.
음성지원됨.
아무도 안 궁금해하실 것 같지만 그냥...
제목은 그냥 아무 말이에요..
그냥 막 썼어요.
헷갈리실까봐 번호 붙여놨더니 더 웃기네요.
눈에 잘 안 띄고 좋은 거 같아요.
묻어가는 인생 좋은 인생.
당시의 저랑 상황이 비슷하다고 하셨던 분.
저도 공감이 가요.
동성판 글들 읽다보면
어 나도 이랬는데 할 때가 많았어요.
사람 사는 이야기 다 거기서 거긴가봐요.
저번 꺼 다시 읽어보다가 빠뜨린 내용 생각났어요.
버스에서 준이 어깨에 기대서 갔던 날
준이가 저 자는 모습을 찍어서 보여줬었어요.
보통 친구 자는 모습 찍을 땐 굴욕스럽게 찍잖아요. 놀리려고.
근데 그런 것도 아니고
정말 그냥 제가 자고 있는 옆모습을
준이가 바라본 시점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고
또 그걸 사진으로 남겨서 저한테 보여줬다는 게
기분이 묘했어요.
보여줄 때도 그냥
너 자는 거 찍었어. 하고 보여줬거든요.
왜 찍었지? 왜 보여주는 거지? 이상했어요.
친구들이랑 다같이 놀러갔을 때도
오늘 찍었던 거 보여달라고 카메라 건네받은 적 있는데
잘 나왔네. 하면서 슥슥 넘기다보니까 이상한 게
인물사진은 거의 저밖에 없더라고요.
제가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준 거 말고
제가 안 보고 있을 때 몰래 뒤에서 셔터 누르길래
저도 웃으면서 뭐야 하고 그냥 넘겼는데
다른 친구들은 안 찍고 저만 그렇게 찍었더라고요.
나머진 다 풍경사진이고..
그 때도 왜 나만 찍었냐고 대놓고 물어보진 않았는데 기분이 이상했어요.
또 생각나는 거 하나만 더 쓸게요.
여럿이 있던 술자리였는데
그게 무슨 자리였는지 누구누구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 안 나요.
기억나는 건
저희 둘이 바로 옆에 앉아 있었고 테이블 밑에서 제가 실수로 준이 손등을 건드려서 스쳤어요.
눈이 마주쳤는데 준이가 씩 웃더니
자기 손등으로 제 손등을 툭툭 치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가만히 있다가 준이 손등을 툭 쳤어요.
쳐다보길래 모르는 척 하고 딴데 보고 있으니까
제 손등 위로 자기 손등을 겹쳐서 올려놓더라고요.
그 상태로 계속 있으니까 점점 손 닿은 부분 의식되면서 긴장 되고
어떻게 해야되지... 혼자 고민하다가
탑쌓듯이 준이 손바닥 위로 또 제 손등을 올렸어요.
그러니까 제 손을 꽉 잡더라고요.
둘다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계속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하면서
테이블 밑에선 몰래 손장난 치고 있으니까
비밀연애 하는 거 같기도 하고..손 잡고 있으니까 찌릿찌릿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왜 준이가 절 갖고 놀았다고 하는 지 아시겠죠.
저래놓고 저 모르는 척 하고 딴 남자 만났다니까요...ㅎㅎㅎ
이건 또 다른 날인데
다같이 술먹고 준이 집에서 잔 날이었어요.
그때 준이가 살던 집이
원룸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거기에 작은 방 하나가 더 딸려 있는 구조였어요.
침대가 밖에 하나, 작은 방에 하나 이렇게 두개 있어서
누가 침대를 쓸 건지를 두고 가위바위보를 했어요.
준이는 집 주인이니까 작은 방 침대 쓰라고 주고
밖에 있는 침대는 좀 더 커서 저랑 다른 애랑 둘이서 같이 쓰기로 했어요.
나머지는 다 바닥.
애들 다 잠든 뒤에도 전 잠이 안오더라고요.
술을 마셨으면 바로 잤을텐데 그날은 저만 술을 안 먹었어요.
제가 술을 별로 안 좋아해서..
준이 자나 해서 준이 있는 방으로 가봤는데
준이도 안 자고 있길래
작은 방 침대도 좁은데 제가 막 비집고 들어가서
옆에 누워서 같이 조용히 얘기 나눴어요.
무슨 얘기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
근데 다른 애들 깰까봐 소곤소곤 얘기했던 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되게 설렜던 기억이 있어요.
저는 밤새 그렇게 얘기하고 싶었는데
준이는 많이 졸렸었나봐요.
미안.. 나 자야될 거 같아. 라고 하길래
제가 말없이 서운한 표정 지었더니
제 머리를 쓰다듬어 줬어요.
비좁게 누워서 서로 눈 마주보고 있고
미안하다는듯이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니까
마음 같아선 계속 이대로 있고 싶더라고요.
근데 갑자기 밖에서 누가 일어나는 소리 들려서
둘다 그대로 굳었어요.
각자 어디서 잘 건지 다 정한 마당에
좁은 침대에서 굳이 둘이서 붙어 있는 거 너무 이상하잖아요.
다행히 눈치는 못 채고
목 말랐는지 부엌 가서 물 마시고 와서 다시 자는 거 같길래
그 친구 잠들 때까지 텀 두려고 굳은 상태로 잠깐 기다렸는데
저는 이때가 더 떨렸어요.
준이 숨소리 까지 다 들리고...
그러고 있다가 제가 먼저 자러 간다고 일어났어요.
보통 친구 사이는 아니라는 거
둘다 암묵적으로는 알고 있었던 거 같아요.
준이가 저만 특별하게 대했던 것처럼
저한테 준이도 그랬고요...
알고 있었을 거에요. 제가 좋아했다는 거.
저한테 남자 좋아한다고 커밍아웃 했을 때
저 좋을대로만 해석하면 고백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전 상처도 받았어요.
왜냐면...
얘는 진심으로 날 대하는 거 같지가 않았어요.
우리 둘만 남게 되면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지고 너무 쉽게 손을 잡고
마치 제가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대해줬어요.
처음에는 좋았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한테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냥 굳어버리는 내 반응이 쉽고 재밌으니까 갖고 노는건가 싶고.
이런 거 너한테만 해주는 거야, 딴 사람한테는 이렇게 안 해.
말로는 그러면서 결국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술 먹고 말한 적 있었어요.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지마. 라고.
그랬더니 이 ㅅㅂ놈이...
그럼 너 말고 다른 사람한테 할까? 이러는 거에요.
진짜 너무 서러워져서
어. 다른 사람한테 해. 했더니
내가 아무한테나 그렇게 잘해줬으면 좋겠어? 이러길래
저도 너무 상처받고 지쳐서
응. 아무한테나 해. 난 신경 안 써. 했는데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그렇게 말 하지마... 그럼 내가 속상하잖아.
이러길래 그냥 아무 말 안했어요..
진짜 ㅅㅂ놈...
그렇게 사람 흔들어놓을 땐 언제고
애인 생겼다고 했을 때
나 그냥 갖고 논 거 맞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뭐라고 할 말이 없어져서 그냥
아...그래? 했더니
사진 보여줄까? 하는 거에요.
내가 지금 이걸 왜 봐야 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 애인이랑 어떻게 만났는지
나이는 몇 살이고 하는 일은 뭔지
다 듣고 있는데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싶고...
그냥 영혼없이 대화 나누다 집에 왔는데
지금껏 내가 대체 얘랑 뭘한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장난감처럼 실컷 가지고 놀다가
재미없어지니까 쓰레기통에 버려진 거 같은 그런 기분.
그 뒤로는 제가 아예 연락을 끊어버렸어요.
솔직히 저는 호9새끼라..
얘가 다시 저한테 연락했으면 친구로라도 지내려고 했을 거에요.
얘 때문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 때문에요.
저희 둘이 갑자기 사이 멀어지면
애들은 아무런 영문도 모르고 걔네는 무슨 죄에요.
저희가 괜히 분위기 흐리는 거잖아요.
근데 이새낀 새 애인이랑 쿵짝쿵짝 하느라
딱히 절 찾지도 않더라고요.
애인한테 정신팔려가지고
제가 연락 끊었다는 것조차 눈치 못 챈 거 같았어요.
결국 저 혼자 뻘짓한거죠.
얘는 진짜 아무 의미 없이 던진 말과 행동이었는데
그걸 제가 착각하고 제 맘대로 망상해서
혼자 설레고 고민하고 마음 아파하고 그랬던 거였어요.
며칠동안은 저 진짜 정신 빠진 애처럼 멍해져 있었어요.
계속 과거 일들만 곱씹어보고...그러다가 혼자 울고...
제가 원래 눈물이 많기도 한데
사람이 그렇게 많이 울 수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4시간 넘게 울었는데 또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나중엔 너무 힘이 없어서 엎드려서 울었어요.
진짜 너무 힘든데 누구한테 털어놓지도 못하고...
이건 아무한테도 말 못하는 거잖아요.
저 게이라는 거 제 주변 사람 아무도 몰라요.
그래서 밖에서는 힘든 티도 못 내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웃으면서 지내다가 집에만 오면 울었어요.
그러다가 한참 뒤에... 먼저 연락이 오더라고요.
술 한잔 하자고.
몇달만에 정말 그렇게 아무 일 없다는듯이 연락이 왔어요.
그냥 진짜 오랜만에 보는 친구한테 연락하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그니까 얘는 끝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거죠.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고 또 얼마나 믿었었는지.
그리고 지가 나랑 연락 끊고 애인이랑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었을 그 몇달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고 무슨 생각까지 했었는지.
저는 얘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친구고 뭐고 인간관계 다 닫아버리고 싶더라고요.
또 언제 쓰레기 버리듯 버려질지 모르는데 이딴 관계가 다 무슨 소용이에요..
근데 그와중에도 다시 연락오면 전처럼 친구 흉내 내주려고 했던 병신같은 애한테
얘는 나 애인이랑 헤어졌다고... 술먹자고 저한테 연락을 했어요.
헤어지니까 이제와서 절 찾더라고요..
안 나갔을 거 같죠.
저 호구라니까요.
부른다고 또 나갔어요 저는.
근데 얼굴 보자마자 헤어진 지 애인 얘기는 안 하고...
절 보면서
왜 이렇게 말랐어. 너 또 밥 안 챙겨 먹었지. 하면서
진심으로 엄청 걱정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는 거에요.
그때 제가 살이 많이 빠지긴 했었어요.
50 초반까지 빠졌었어요.
제가 키가 작은 편도 아니거든요.
원래 잘 빠지긴 하는데 그 정도까지 빠진 건 처음이었어요.
진짜 걱정하는 거 같은 표정짓는 거 보니까
아 이새끼가 이제 애인이랑 헤어져서 외롭구나.
또 나 갖고노려고 이러는 거구나. 이 생각만 들었어요.
애인이랑 헤어졌다고 술먹자더니
왜 헤어졌는지, 어떻게 헤어졌는지
그런 얘긴 아예 꺼내지도 않았고
저도 굳이 묻진 않았어요.
그냥 서로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 얘기하고, 다른 애들 얘기도 좀 하고...
저 힘들게 지냈던 얘기는 안 했어요.
얘는 제가 왜 힘들었는지도 모를텐데 그 얘길 해서 뭐하겠어요.
사실 준이는 지금도 몰라요.
제가 그때 저 정도로 힘들어 했었다는 거.
원래 제가 제 얘기 잘 못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저 얘기하면 분명 준이도 마음 안 좋을 거고...
앞으로도 말 안 할 거 같아요.
그 뒤로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갔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얘가 다정하게 대해줄 때마다... 저는 돌아버릴 거 같았어요.
티는 못 냈지만요.
그냥 너무 힘들었어요.
둘이서 술먹으면서 제가 다시 얘기 꺼낸 적 있었어요.
그때 그 애인이랑은 왜 깨졌냐고 물어봤었나 아마 그럴 거에요.
근데 준이가 그거에는 답을 안하고 뜬금없이
니가 딴 사람한테 가라며. 그래서 간 거잖아.
이러더라고요.
제가 전에 나말고 딴 사람한테 잘해주라고 했던 거...
그 얘기를 꺼내는 거에요.
어이가 없어서 제가 언제부터 내 말을 그렇게 잘 들었는데? 하니까
난 니 말만 들어...이러는 거에요.
아 그래서 다 내탓이라고? 하니까
넌 왜 내 마음을 몰라주냐고 그러는 거에요.
누가 할 소리를...
국수 먹으러 가쟤요.
국수 맛없는데... 배도 별로 안 고파.
저녁 먹으러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