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요]
나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부끄럽다.
나는 내 자신이 싫었다.
요즘 세대에 성폭력을 겪지 않는 여자는 정말 드물다.
그만큼 이 세상이 지옥같다는 뜻이다.
난, 어릴때부터 많이 믿고 좋아하고 따랐던 사촌오빠한테 몹쓸짓을 당했다.
한 번도 아닌... 수십번... 세어보면 거의 100번은 될 것이다.
2년 정도라는 시간동안 정말 시도때도 없이, 그냥 그 사람의 손은 내 몸을 어루어 만졌다.
가슴, 성기... 온 몸 군데군데 정말 다.
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사촌을 우리 집 홈스테이로 외국에서 같이 공부하게 했다.
우리 가족은 사촌 가족에게 정말 많음 빚을 졌다.
외국와서 힘들때 이모와 이모부는 항상 돈과 옷과 음식을 보내주시며 아까워하시는 티를 단 한번도 내신 적이 없었다.
그게 그냥 뭐 6개월은 아니다.
아직도 그렇다.
10년이 돼간다.
나는 어린나이에 이모가족에게 너무 고마우게 많아 '커서 돈을 벌면 엄마 아빠께도 당연히 선물이나 용돈 드리지만 이모 이모부께도 정말 내 부모님같이 감사히 드려야지, 갚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
그러나 사촌은 내 모든것을 망쳤다.
같은 거실에 다른 가족이 있어도 이불 아래로 만지고, 사진을 찍거나 다들 한 방향을 볼때 내 엉덩이를 주물럭 대곤 했다.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도움을 청할 사람은 없었다.
내가 정말 어릴때부터 그렇게 좋아하고 따르던 그 사촌오빠가 맞나 싶어서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때 당시 나이는 겨우 만 11-13살이다.
알 것은 알 나이이지만 아직도 어리다. 애기다.
오빠나 엄마 아빠께 말하면 너무 큰 실망을 안겨드리며 다른 이모들 사촌들... 정말 친하게 행복하게 잘 지내온 가족들이 나때문에 다 흩어져, 멀리 살다 겨우겨우 명절때나 눈치보고... 그렇기 하고 싶지 않았다.
수십번을 당하고서야 말할용기가 있었다.
사촌에게.
'다음에 그러면 소리질러야지.'
'또 그럴때는 하지 말라고 말해야지.'
근데, 그게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막상 그 상황에 있으면 너무나도 무섭고 두렵고 그냥 확 죽어버리고 싶은 생각뿐이다.
어느정도 돼서야, 겨우 개미 목소리로 '하지마....' 라는 말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난 용기를 더 얻었고 째려보며 그 사람의 손을 뿌리치며 하지말라고 꽤 단호하게 전할 수 있었다.
내 자신이 아주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나의 기억으로는 세번이나 말을 했었다.
'하지마.'
그 이후로는 그냥... 인생이 싫었다.
그 어린 나이에.
진지하게 자살도 생각했었다.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희망을 찾으려 노력했었다.
네이버에 무엇을 검색했는데 <9년전에 제 사촌오빠가 저를 성폭행 했었는데...> 라는 글이었다.
그 글을 읽은 후 나는 복수만을 생각했다.
그때에 나에게는 정말 믿을 수 있는 친한 학교 언니 딱 한명이 있었다. 그 언니에게 조심스럽게 정말 힘들게 털어놓았는데... 언니가 하는 첫말은 '음...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는게 좋지 않을까?' 였다.
물론 이해는 했지만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다고 믿었다.
나혼자 싸워야 하는 전쟁이라는걸 그때서야 알았다.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서야...
복수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인터넷에 많은 것들을 물어봤었다. 옷에 묻은 DNA는 검증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그 사람의 정액이나 침이 묻어있는 옷이라면 보관하라고 배웠다.
한번은 그 사람의 정액이 묻은 나의 스웨터와 양말을 빨지 않고 보관해뒀다.
엄마가 모르고 그냥 빨아버렸다.
그 이후로는 그냥 복수도 접었다.
그 어릴때 나는 내 주위 모든 사람과 일들이 다 싫었다.
나는 행복을 얻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모태신앙인 나는 하나님이 나에게 이 어려운 고통을 주신 이유가 있을거라 믿었다.
몇년이 지나서야 알게됐다.
그때에는 할 수 있었던 것은 복수보다 용서뿐이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용서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하루아침에 마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
한달쯤 걸렸다.
그 한달안에 교회 수련회를 갔는데 찬양을 하는데 그냥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나는 그 찬양을 그 이후로부터 매일 듣는다.
설교는 정말 특별하게도, 하나님이 일부러 계획하신것처럼...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었다.
그 말씀을 듣고 난 후 나는 마음을 제대로 먹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몇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그 사람이 밉다. 나보다 네살이나 많은데, 다 알 나이었는데 그저 성욕을 주체할수 없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미안해 하지 않는다.
괜찮다.
그냥... 나에게 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또 주지만 않으면 된다.
이 글을 쓴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어서였을까...?
지금은 그 사람과 그냥 가끔, 아주 가끔 말을 하고는 한다.
남자들도 이런 경험 있을 수 있지만 특히 여자분들 조심하세요!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