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점 무뎌지고 있다
이번주 화요일 비행기로 그 사람 가버렸는데
마치 한달전 일같다
목요일
소개팅이란 명목으로 만들어진 저녁식사 자리
주선해주신 상사분, 상사분의 애인, 소개팅남, 나
회사마치고 상사님과 들린 카페
소개팅남께서 권해서 묻고물어 찾아간 카페
카페가 위치한 그곳..
오빠가 살던 동네다
오빠가 지냈던 숙소가 보이고
오빠와 거리를 두고 걷던 거리들
오빠와 의도치않게 마주칠까 두려워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 비춰질까 두려워
경계태세를 늦추면 안됐던 그 거리다
하루의 절반이상을 그 사람 생각으로 할애하고
전화기만 만지작 만지작 거렸던 나
끝까지 쿨한 모습만 보여주려 안달이었던 내 이성에 비해
슬픈 노래만 찾으려하고
어떻게하면 더 멋진 말을 할 수 있을까
왼쪽 모습을 보이는게 더 예뻐보일까
모자를 쓴게 나아보일까
향수를 사야되나
화장이 두껍게 되진 않았을까
배에 힘 주는걸 잊으면 안돼!!
걸음은 힘차고 당당하게
은영이가 나는 웃는 모습이 안 예쁘다고 했으니
너무 크게 웃진 말아야지
입을 가리고 웃어야겠다
좋은 책 많이많이 읽고 좋은 부분 외워가서 써먹어야지..
등등의 온갖 잡생각들로 내 머리속은 포화상태였지만
그 순간순간이 행복했고 사랑이었다
조금지나 소개팅남이 왔다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는 우를 범하지 말자
상사님과 회사얘기, 사람얘기 등등
아직 나는 만나지 못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내내
소개팅남의 눈을 응시했다
가녀리지만 다부진 눈
오빠만큼은 아니지만 넘치는 자신감
29살이 갖는 또다른 여유
다금바리회를 먹으러 국향으로 갔다
오빠가 예전에 소개해줬던 집은 또 어디였더라
자리를 먼저 내어주는 소개팅남
카페에서 나설때 그분의 키에 순간 놀랬지만
충분히 다른 좋은점들이 많이 보였기에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내쪽에서 그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건 아닌지
의심될 만큼......
이제는 오빠의 따뜻하고 다부진 손을 잡지 못하지만..
이제는 오빠의 심경을 일일이 헤아리려
내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겠지만...
며칠전 밤늦은 시각
조명이 다 꺼진 한적한 거리를
길 잃은 티 나지않게
홀로 다급히 걸으며
잃어버린 방향감각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고있을때
오빠와 손잡고 거닐던 공원이 보였고
오빠의 시선을 의식하며 공연내내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연극에 집중 못했던 내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는
수중연극장을 지나쳤다
내 안의 뜨거운 그리움이 피어올라
목매였던 그날
집에 무사히 돌아와
Ann의 "혼자하는 사랑"이란 노래를 들었다
또 하루가 저물어 가네요
그리움도 잠들 시간이죠
오늘도 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또 그대를 기다려봤죠
오지않을걸 알고는 있지만
기다림으로 행복할 수 있죠
혼자하는 사랑도 나쁘지 않아요
곁에 있을때보다 더 소중하니까
그대 떠난 시간속에 남아
그 사랑도 할 수 없다면
나는 살지못해요......
시간이 지나 잊혀질 거라면
남은 날동안 더 사랑할게요
막연한 기다림속에 슬픔을 묻고
가끔은 혼잣말로 나 그대와 얘기할 수 있죠
다만 내가 두려워지는건
긴 시간을 견디지 못해
그댈 잊을까봐
늦기전에 꼭 다시 돌아와요
---------------------------------------------------------------------------------
한국에 여자친구 있는 사람을 외국에서 만났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닌데
연락을 주고받다 보니 사람 마음이란게...
끌리게 되더군요..
하루,이틀걸러 연락오는데..
혼자서 마음 추스리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어떤날은 회식자리에서 과음했는지
밤늦게 전화와서는
얘기나누고 싶다고
나와줄수없냐고 하는데
끝까지 이런저런 핑계대며 안나갔지만
마음은 이미 현관문 밖에 서있었습니다
주위 친구들에게 얘기하면
그저 서로 호감있어
가볍게 만나는건데
죄책감 그렇게 가질 필요 없다고 하는데
마음이 쓰여
평소 잘 안보던 네이트 톡에 들어와서
"여자친구 있는 남자","애인있는 사람" 등등
검색어를 바꿔가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꼼꼼히 살펴봤더니
다들 한결같이
애인있는 남자를 좋아한 여자에게
따끔히 충고하는걸 확인했습니다
분명 제가 이렇게 겪어보지 않았더라면
저도 견고히 충고하는 입장이었을 겁니다
두달 남짓 그 사람을 알게됐고
한국 돌아가기 2주일 전
여자친구 선물 사러 같이 돌아다녔습니다
그냥 아는 오빠 동생사이로 남자
마음을 비우고 만났기에
같이 있는 시간이 그렇게 편하고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냥 제 욕심이었나 봅니다
함께 야경을 감상했던 고층빌딩이
집근처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 전엔 그저 유리로 뒤덮인 시멘트덩이에 불과했던게
이제는 제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혹시라도 바보같이 연락할까봐
오빠가 한국으로 떠난 그 다음날
일촌과 네이트 모두 끊었습니다
한국의 휴대폰 번호..
뭐냐고 마지막 날에 묻길래
잊어먹었다고..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숫자들의 나열에 불과하지만
그마저도 없으면
무수히 곁을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과 다를 바 없겠죠
이렇게 마음에 한사람을 묻는게 힘들줄 알았다면
쉽사리 마음도 주지 않았을텐데
마음 한켠이 또 아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