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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환자인 저희 남편이 강도범이라네요.. 어떻게 하나요

xsujung |2016.11.06 23:10
조회 2,858 |추천 11

안녕하세요.
어딘가에 이 얘길 올려서 억울한 상황을 공유하고 도움받고싶어 풀어봅니다..
저희 남편은 악성 폐쇄성폐질환(COPD)과 처그-스트라우스 신드롬이라는 희귀난치성질환자로 호흡기장애 1급 환자로 폐이식 대기중에 있습니다. 작년에는 서울대학병원에서 기대여명 1년이라는 시한부를 진단받은 시한부환자입니다.  
(상태에 대해서는 내용이 너무 길어 짧게만 씁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여 반 혼수상태를 오가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얼마전에 재판이 있었습니다. 지난 12년도에 동네에서 있었던 특수강도사건이었는데 저희 남편이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20대 초반의 남자 두어명이 돈 몇백을 훔쳤고 자백을 하게 되었는데 범인이 당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저희 남편을 주범이라고 진술했다는 것입니다. 저희 남편은 피의자로써 재판 소환장을 받게 되었고 당시에도 몸이 좋지 않아 치료를 받고있던 저희 남편은 이 일로 심신이 약해져서 병세가 더 깊어지게되었습니다. 산소를 공급해주는 보장구가 없이는 이동이 불가한 몸임을 확인하는 진단서를 보내며 재판을 미루기를 몇년이었습니다. 병은 깊어지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한번씩 가만 있다가 잠이 들고는 깨고나서 본인이 잠든줄도 모르는 혼수상태를 오가며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니 결국은 아예 드러누워서 산소호흡기에만 의존해 몇년을 보내게되었습니다.
담당 병원에서는 이미 오래전 더이상의 내과적 치료로는 병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다며 마약성진통제만을 처방해주며 연명치료만을 이어갔습니다.

몰핀, 옥시코돈, 펜타닐, 코데인.
마약성 진통제라고 인터넷에 치기만 해도 나오는 약들입니다. 사실 마약을 준다는건 병원에서도 더 이상의 치료방법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벌써 십수년동안 마약을 복용했습니다. 아니면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수사를 담당하던 검사가 마약을 먹고 저지른 일 이라 했습니다. 병원 진단서, 처방전, 소견서, 의무기록 모두 보냈지만 이미 검사가 피의자로 결정 한 후에는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담당 검사가 마약수사국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저희 남편은 항상 이 일로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며 빨리 끝내려고 하였지만 제 몸 하나 가눌 수도 없어 이렇게 길게 끌고오게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조금씩 회복할 기미가 보이게 되었고 남편은 법적인 일에서 먼저 자유로워지자며 재판을 신청하였습니다.
담당검사는 공판검사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남편의 무죄임을 증명하는
당시 남편이 범인이게 왜 그런짓을 했냐고 자백하라고 타이르는 녹취와
강도를 당한 주인집 아줌마가 당신은 아니라고 했던 녹취
알리바이를 입증해주는 옆 가게 주인의 탄원서
강도짓을 할 수 없다는 몸 상태임을 보여주는 병원 진단서를 모두 제출했습니다.

저희 남편은 강도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당연히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상황에서 무죄를 받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왠걸요.
삼년형을 받았습니다. 아니.. 왜요.
무죄 받기 힘들거라하던 변호사의 말도 저는 이해가 가지 않았었는데 판결이 난 지금 조금은 그 말을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담당했던 공판검사가 마약수사국으로 들어갔다합니다.

재판에 참석시키려했던 증인, 피해자 아줌마를 변호사가 만났더니 기억안난다며 비협조적으로 불리하게 나오니 합의금을 내고 집행유예로 끝내자하였습니다. 억울하지만 합의금까지도 냈습니다.



변호사도 시어머님도 이 일에 무죄를 받기가 쉽지 않다 하였습니다. 저는 이해가 안갔고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시어머님에게 변호사 말이 이해가 안간다고 얘기를 하니 되려 저를 답답해하십니다. 이미 피의자라 하였는데 이제와서 번복하면 그 사람들 인사고가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죄가 없는 사람을 죄인을 만들겠냐는 생각에 재판을 대수롭지않게 여긴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엊그제 삼년형 판결받고 이제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법=상식 이라는게 통하지 않는다는거요.인간의 기본됨, 상식을 토대로 만들어진게 아닌 본인들 위주의, 유리한, 조금 더 벌어먹고 살수있게 해주는 그냥 수단일 뿐이라는것을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육년 구형 달라했는데 삼년 내려줬다며 검찰측에서 항소할거라네요.
일년 시한부 환자에게 육년형은 사형이 아닙니까.

모든게 억울합니다.
그저 빨리 끝내고자 변호사 말에 그냥 합의하고 말았던것도
강도짓따위 하지도 않았는데 주범으로 몰린것
결국 범인이 된것, 이 몸으로 형을 살게된 것도..
자신들 인사때문에, 실적때문에, 담당검사가 같은 과에 있다는 이유가 한 시민을 죄인으로 낙인시켜버리는, 증거보다 더 큰 이유가 되버리는것이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게 합니다.



검경에서는 없는 죄도 만들고 없는 죄인도 만들어 낸다던 음모론도 믿지 않았었습니다. 혹시 글을 보시는 분들.. 조심하세요. 떨어진 지갑 주워들었다가 절도범이 되는 대한민국입니다.

저희는 다시 항소할거지만 그닥 긍정적인 결과는 기대할 수 없다합니다. 방송국에도 제보해볼 생각입니다. 이렇게 당하고 앉아있을 수 없어요.. 역사에 남을 국정마비사태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데 일개시민얘기에 관심이나 받을 수 있을지 그것도 자신이 없지만 이미 다 부서진 마음에 악이 받쳐 가만 있을 수 없네요.


글을 퍼트리는게 저같은 법알못들에게도 도움이 될까요. 공유 부탁드립니다.





http://m.bbs3.agora.media.daum.net/gaia/do/mobile/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93538&objCate1=1&pageIndex=1
또다시 서명 진행합니다..


저는 이제 서른이 되는 다섯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긴 병치례로 지친 가족들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까지 생겨 참담한 마음을 더 호소할 길이 없네요..

추천수1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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