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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너무 달라요 (상속재산 협의 문제)

야옹 |2016.11.10 18:54
조회 2,913 |추천 0
저는 결혼한지 7년 된 워킹맘이고, 친정 가족으로는 엄마와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아버지는 한 1년 전부터 시름시름 앓으시다가 지난 9월말에 병원에서 돌아가셨습니다. 한달정도 중환자실에 계셔서 매일 병원 가고 정말 멘붕인 상태에서 지냈는데,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이 되게 금방 지나가버린 것 같고 허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저희 친정은 서울에서 중산층 정도(?) 입니다. 크게 호화롭게 살정도는 못되지만, 그렇다고 자라면서 크게 돈걱정도 안해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부모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도 맞벌이를 하고 있고, 결혼할 때도 저와 남편이 모아둔 돈이 조금 있어서 둘 다 부모님께 손 안벌리고 결혼자금 마련했습니다. (이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혼자 남은 엄마가 걱정이죠. 다들 엄마 챙기라고 많이 말씀해 주시고요. 이제까지는 엄마 마음이 많이 안좋을 것 같아서 최대한 시간 내서 주말 이용해 찾아가고, 회사 워크샵 갈 때는 휴가 내서 엄마와 시간도 보내고, 전화도 자주 드리려고 하긴 했습니다(저희 회사가 주중엔 거의 야근이고, 집이 멀어서 현실적으로 주말을 많이 이용). 

엄마가 마음도 울적하고 그럴 것 같은데, 또 남은 이들은 생계 걱정을 안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엄마도 이제 연세가 있으시고 또 1년 정도 아버지 간호하면서 외관상으로도 많이 늙으셨거든요. 그리고 이제 특별한 소득이 없으니 그동안 모아둔 재산을 조금씩 쓰시면서 사셔야겠죠. 

저는 취직한지 10년이 넘어서 10년 넘게 50만원 씩 용돈을 드리고 있고요, 엄마는 아빠가 들었던 국민연금(유족연금)과 이것저것(?) 합쳐서 생활비로 쓰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잘은 몰라도 지금 당장 생활비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엄마가 엄청 검소하시고, 자식들에게 폐 끼치는 걸 매우 조심스러워하심), 그래도 앞으로 몇십년을 소득 없이 사셔야 하는건데 벌이가 없으면 많이 불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가 남긴 적은 상속재산이나마 모두 다 엄마가 가지는 것으로 하고, 엄마는 그냥 마지막까지 그 돈 다 쓰고 간다 생각하면서 편하게 사시라고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수성가하신 분들이라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고, 엄마는 특히 그동안 아버지 체면을 세워드려야 한다는 명목하에 본인 좋은 옷 거의 못사고, 좋은데 여행도 많이 못다니고 그렇게 '희생의 아이콘'으로 사신 것 같아 좀 안타깝거든요. 엄마도 그동안 고생하며 사셨으니, 이제라도 좀 하고 싶은 문화생활도 하고 가끔은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제가 이렇게 말해도 엄마는 돈 쓰는거 벌벌 떨면서 한푼이라도 더 갖고 있으려고 하실 분이라는 걸 압니다만, 그래도 돈 없어서 자신감이 없거나 주눅들지는 않게 통장에 잔고를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으면서 안정감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근데 동생과 저는 생각과 형편이 매우 다릅니다. 동생은 적어도 아버지 명의의 부동산 중 일부(땅)는 자기가 가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미 자기꺼라고 생각합니다.  동생도 결혼을 했고, 올케네 집이 저희 친정보다 좀 많이 잘 삽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빠도 생전에 '**이(동생) 기 죽지 않게 하려면 좋은 차 하나 뽑아줘야 하는데' 이런 말씀 하셨던 것 같고, 저는 잘 몰랐지만, 동생이 생각하는 그 땅을 아빠가 동생에게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동생이 결혼할 때 집을 안 해줘도 되는 조금 특수한 상황이 생겨서, 그럼 집해주는 대신 이걸 가져라... 라고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우리 상속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엄마 노후자금도 많이 필요하니 위 땅을 엄마가 일단 가지고 계시거나 아니면 적어도 엄마와 동생이 2분의 1씩 공유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동생이 지금 사업하는데(처가 관련된 사업), 제가 보기에는 아직 사회 경험도 부족하고(만 35세) 성격도 워낙 가오잡는 걸 좋아해서 그걸 혼자 가지고 있다가 어디가서 사기라도 당하거나 사업한다고 홀라당 다 까먹을 수도 있겠다 싶고, 동생이 사업적인 면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저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자집에 들어가기만 했지, 아직까지 본인이 번 돈은 얼마 없습니다. 사업 초기 단계여서 그런 것도 있고, 결혼하자마자 이거해볼까 저거해볼까 허송세월을 좀 해서 그런 것도 있긴 하구요.

 지금 문제된 땅이 얼마인지는 정확한 시세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공시지가를 보면 적어도 몇 억은 됩니다. 물론 동생 처가가 워낙 잘 살아서 그 몇 억이 별거 아닐지 모르겠지만, 노후자금으로 목돈이 필요한 엄마에게는 몇 십년을 살 수 있는 생활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동생은 '아빠가 투자 수완이 없어서 이런 불모지 같은 땅을 샀네. 그때 강남에 아파트나 샀으면 좋았을텐데..'이런 얘기를 너무 쉽게 합니다. 

저로서는 동생이 등기를 이전한 것도 아닌데 왜 무조건 자기꺼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몰론 동생이 이렇게 헛바람 든 게 동생만의 책임은 아니고 아빠가 자초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줄 생각이었으면 왜 저에게 한 마디 이야기도 안 하고, 유언장도 작성 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아빠가 법대 나오셔서 그쪽을 좀 잘 아심.). 어쨌든 지금은 저, 동생, 엄마 이렇게 세 명이 공동상속인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제가 상속재산분할에 협의하지 않으면 동생이 마음대로 땅을 가져갈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아빠가 동생한테 '너 가져라' 했다 하더라도, 아빠 뜻을 거스르는 것은 마음이 좋지 않지만.. 아빠 뜻이 엄마 남은 여생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현실을 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동생이 정말 돈이 필요할 때나 아니면 엄마 병원비 등 급할 때를 대비해서 엄마 명의로 해놓거나 공동명의(엄마, 동생 1/2씩)로 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도 위 땅 외에 전세금 마련할 돈은 조금 있지만, 앞으로 여생이 50년이 될지 60년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생이 재산형성에 기여하지 않은 부분까지 동생에게 미리 떼어 주는 것은 불합리하고도 너무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제가 괜한 생각을 해서 가족간에 분란을 일으키는 건가요?

이미 헛바람 잔뜩 들어간 동생 붙잡고 돌이키려 해도 늦은 건가요? 

(법적으로는 저도 2/7만큼 상속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법적인 부분보다는 도의적인 부분에 대해 의견 여쭙고 싶습니다.)

 참고로, 엄마는 제가 동의만 한다면 동생 단독 명의로 등기해줄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같이 살던 가족을 잃어서 마음이 약해져 있기도 하시고, 원래부터도 좀 답답할 정도로 '희생의 아이콘'으로 살아오신 분이라서요...

본인은 어떻게든 생활비 아껴서 살면 되고, 아들(동생)이 더 원만한 결혼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엄마의 그 나약한 태도가 오히려 동생에게 헛바람을 집어넣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그리고 상속세 문제는 걱정안해도 되는 수준입니다.
추천수0
반대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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