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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상하게 네 생각이 더 간절하더라. 그리고 슬프게도 오늘이 네가 떠난 지 2000일째 되는 날이래. 언제 또 이렇게 시간이 흐른 걸까. 보고 싶다. 참 신기한 게 얼굴 못 본 지 오 년이 넘었는데, 네 소식 못 들은지 오 년이 넘었는데 왜 하나도 잊혀지지가 않을까. 다른 건 잘도 잊어 버리면서 왜 너의 관한 건 아주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지. 시간을 되돌려서, 예쁜 목소리를 듣고 너에게 반했던 그때로 돌아가서, 내가 널 좋아하게 만들었던 그 노래를 안 듣고 싶다. 그래서 애초에 내가 널 몰랐더라면 예고없이 찾아 온 이별에 아파하지도 않았을 거고, 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나간 널 생각하며 매일같이 후회하고, 우는 일도 없었을 건데. 어짜자고 널 좋아해서. 세상에 노래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고, 목소리 예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이면 널 좋아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은 온통 너로 물들여져서, 지난 시간 속에서 널 빼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데. 어쩌다가 우리 사이가 이렇게 됐을까. 내가 널 좋아한 게 죄가 된 걸까. 그게 죄가 돼서 네가 아팠던 거라면, 그런 거라면 난 널 좋아하지 않았을 텐데. 있잖아. 동하야. 너는 나에게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그리고 겨울이었어. 내 모든 순간에는 늘 네 목소리가 함께였으니까. 햇살 따스한 날에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괜히 마음이 울적할 때도, 가을이면 가을이라고, 첫눈 오는 날이면 눈 내린다고 나는 버릇처럼 네 목소리를 찾았으니까. 단순히 목소리가 예뻐서 찾았던 네 노래들이 이제는 전부 다 네 얘기가 돼서 내 가슴을 후벼 판다. 든든한 빽이 되어 달라던 네 부탁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했는데, 널 지키기는 커녕 네 미소조차도 지키지 못 했잖아. 내 마음 표현할 수 있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좋아한다고, 응원한다고 말해 주지 못 한 게 가장 후회가 돼.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늘 망설였던 걸까. 못난 팬이라서 미안해. 지켜 주지 못 해서 미안해. 널 생각하면서 마냥 설렜던 때가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널 생각하면 백 가지, 천 가지 감정이 뒤섞여서, 바보같이 결국에는 눈물이 먼저 흘러 나오는데. 풋풋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던 시절, 서툰 마음으로 널 좋아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일등 가수가 아니여도 되고, 대상 가수가 아니여도 되니까, 그냥 네가 있었으면 좋겠다. 조금 부족해도, 그래서 서러워도, 그때는 네가 있었으니까. 네가 있던 그때가 참 좋았어. 날 몰라도 되니까, 내 하찮은 마음따위 몰라 줘도 괜찮으니까, 제발 바라볼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네가 존재했으면 좋겠다. 여전히 널 많이 좋아해서, 그래서 더 미안해. 지금의 네가 있는 그곳은 아무런 아픔도, 슬픔도 없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행복해야 돼. 난 그거 하나면 돼. 시간이 흘러서 언젠가 다시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더 천천히 오래 보자. 질리도록 오래 보자. 그때는 우리 헤어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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