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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1218 |2016.11.20 12:01
조회 816 |추천 2

졸업하고 한참 지나서야 만난 너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체육할 때 흩날리던 짧은 단발머리는

어느새 어깨를 넘어서 길어있었고

새까만 머리가 인상적이었던 머리카락이

가을낙엽처럼 알록달록해져있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우리는,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된 우리는

그렇게 떨떠름하게 마주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싸운 건 아니다

서로 안 맞았을 뿐이었다

넌 나에게 진심이 아니었고

난 너에게 친구로서 진심이었다

단지 그뿐이었다

 

 

 

 

 

처음 내가 네 사정을 들은 순간

마음 먹었다

내가 힘이 닿는 한,

널 도와주겠다고.

자주 입원하던 너에게

도시락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면

네가 맛있다며 함박웃음을 짓는게

나에겐 큰 기쁨이었고 보람이었다

네가 돈이 없어 나에게 빌릴 때도

너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그 돈이 선배에게 갈 줄 꿈에도 몰랐지만.

 

 

 

 

 

 

엇나가는 널 보면서

바른 길로 같이 데려가고 싶었다

아침에 오면 담배냄새가 나는 너에게

늘 물었다

'혹시 담배피니?'하고.

네 대답은 늘 같았다

'아니,그럴 리가'

웃으며 '그래 네가 그럴 리 없지'하고 말하는 나

우리 둘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 마음이 많이 아팠다

 

 

 

 

 

 

내가 할 수 있던 건

매일 아침 굶고 오는 널 위해

빵이나 쿠키같은 것들을 들고 가서

네 배를 채워주는 것

그뿐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네가 내 친구라서

 

 

 

 

 

아무리 거짓말을 해도

다 내가 실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거라고 합리화시켜보지만

그게 아니었다는 걸 한참이 지난 이제서야 깨닫는다

 

 

 

 

 

주변에서 내가 널 떠받들고 다닌다고

수군대도 난 너만 괜찮다면

다 괜찮았다

너만큼은 그리 생각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 역시 날 친구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했던걸까

 

 

 

 

 

이제와서 그런게 뭐가 중요한걸까

이미 넌 내가 걷는 길에서

등돌려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데

그저 지금 묻고 싶은건

네 선택에 후회없냐고 묻고 싶다

그리고 하나만 기억해줬으면 한다

난 너에게 진심이었고 지금도 여전하고

늘 네가 잘 되기를 바란다는 걸.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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