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그녀를 오늘 놓고 오는 길입니다.
ssy
|2016.11.20 15:32
조회 5,512 |추천 0
안녕하세요. 어제로서 짧았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행복했던
운명 같은 170일의 연애를 마치고 여자를 떠나보내게된 남자입니다.
오늘로 그녀를 놓아주고 정리하게되겠네요.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그녀와 저는 정말 사랑했습니다.
첫 만남에서 서로를 운명이라고 생각했고 그만큼 그녀는 저를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으로 생각해주었지요.
하지만 제 생각 없는 행동으로 영원할 것 같았던 행복이 깨져버려서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친구의 소개로 처음 봤던 그녀는 누구보다 소녀 같았고 웃는 모습이 참 이쁘고 사랑스러웠어요.
주선해준 친구가 자리를 비켜주고 둘이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던게 저희의 첫 만남 이었지요.
저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지만 신기하게도 전혀 어색한 기류가 없더군요? 첫 눈에 반한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와 오랜시간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우리는 참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취미와 취향이나 앞으로 하고 싶었던 것들을 서로 주고 받았는데 뭐하나 다른 점이 없더군요.
마치 하늘에서 제가 원하는 사람이 제 눈 앞에 선물해준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웃으면서 신나게 떠드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지긋이 웃고있었습니다.
그렇게 오후부터 새벽 6시까지 쉼 없이 얘기를 하고 술집 영업시간이 다돼서 그 친구 집으로 데려다주면서 번호를 주고받고 저는 제 핸드폰을 건네면서 그 친구에게 내일 아침 술 때문에 잊지않게 직접 네 손으로 카톡을 보내달라 했습니다.
그렇게 "잘잤니?" 라는 그녀가 제 이름으로 보낸 카톡을 시작으로 저희는 연락하기 시작했고
일주일 정도 연락을 주고받다가, 다시 만난 날에 한강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손을 잡으며 사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느 연인보다 서로 없으면 죽을 것 같이 사랑하고 좋아했습니다.
그녀는 감수성이 깊고 밝은 아이입니다. 자신의 핀트에서 나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은 바로 끊어버릴 만큼 자기 주관이 명확하고 생각도 많습니다.
그런 모습 조차도 저와 많이 닮았지만 이런 점들이 저희의 연애에 제동을 걸게 되더군요.
저는 살면서 여자 경험이 별로 없습니다. 워낙 주변 친구들이 비상식적인 친구들이 많기도 했고 그렇게 20년을 살아왔으니 사실 연애를 글로 접한 제가 이 여자를 감당하기에 처음에는 많이 벅차게 되더군요. 그래서 서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서로 닮았다고 생각하고 끌려 만나게 됐지만 사귀면서 그 아이는 너가 이런 아이일지 몰랐다 하면서 실망하는 일이 연애 초에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렇게 한 번 헤어짐을 겪었고 "아직 맞춰가는 단계일 뿐이다." 하면서 다시 잡고 전 처럼 행복하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서로 20년동안 가지고있던 가치관과 적응되어버린 주변환경, 습관 등 을 바꾸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머리로는 생각하고 있는데 여차하면 나와버리는 실수가 가끔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실수가 반복되고 여자친구는 서로 어긋나는 실수에 지쳐 이제 더 이상은 초조해하기 싫다는 이유로 또 이별을 고했습니다.
이번에도 정말 울고불고 하면서 찾아가서 이제 정말 바뀔 수 있다고 너를 사랑하는데 내가 어떻게 맞추지 못하겠냐고 하면서 힘겹게 잡았습니다.
힘겹게 잡은 만큼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주리라 하면서
제 모든 노력을 쏟아 신경써주고 사랑해줬습니다.
그녀도 행복해했고 우리의 관계는 처음보다 단단해져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잘해주려는 자신감만 가득차서 일까요. 얼마 전 믿음을 완전 산산조각 내버리는 제가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과거의 잔재를 그 아이가 알게되었습니다.
그녀는 제 앞에서 서럽게 울었고 너같은 나쁜 놈과 함께한 반년의 시간을 후회한다며 우리의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왜 잊고있었나 하는 자책감과 그녀가 내뱉은 후회한다는 말을 듣고 생긴 죄책감에 그 자리에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변명만 늘어놓고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저도 제 실수를 알기에 더 이상 염치가 없어, 잡는 것에 망설임을 느껴 정리하려 마음먹고 반년 동안 쌓인 대화방을 나가는데
얼마나 많은 대화가 반 년 동안 쌓였는지 그 시간이 5분정도 걸리더군요.
주마등 스치듯 함께 했던 시간들이 머리 속을 지나갔습니다.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아무 생각 없이 대화방을 나갔는데 가슴 깊이 뜨거운 울분이 턱 밑까지 올라와서 결국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울음이 터져버렸습니다.
그렇게 저는 다시 그 아이를 잡으려 했지만
전부 차단당해 잡을 방법이 없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아침에 핫팩을 들고 그녀 출근길에 찾아가 손에 쥐어줬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아침마다 기다리며 보내고 저녁에 찾아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아주더군요.
그래서 집 앞이라고 한 번만 나와서 내 얘기를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집 앞이야? 알겠어" 이러면서 잠옷바람으로 나와 여지 것 제가 선물해준 물건이나 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쇼핑백에 담아서 제 앞에 버리고 갔습니다.
저는 잡고 울며 미안하다 연신 말했지만 이미 돌아서버린 그녀는 단호하게 뿌리치고 가더군요. 더 이상 너가 우는 모습을 봐도 가슴이 전혀 아프지 않다며 이제 짐을 덜고싶다. 너는 나쁜놈이고 내 반년을 후회한다며 집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저는 기다린다고 말을 하고 보내줬고 3일 밤낮으로 집 앞에서 밥 한 숟갈 안먹은 채 서있었지만 지나갈 때 마다 저와 눈 한 번 마주치지 않고 지나치더군요.
그래서 어제밤 마지막으로 말하고싶다고 집 앞으로 불렀습니다.
결국 그 날 새벽 단호한 그녀의 모습에 저는 놓아 줌을 결심하게됐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것을 압니다.
그녀는 이제 저를 좋아하지 않고 반년의 시간은 앞으로 나쁜 기억으로 남게 되겠죠.
저는 행복을 주기위해만 급급해하다 새어나오는 제 부족함을 챙기지 못했기에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울게 만든 나쁜놈 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못하고 구질구질하게 붙잡은 행동에 대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쉽게 놓아주고 남이 됐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겠죠
하지만 그녀를 떠나보낸 후 제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은 너무나도 부족한 저라는 사람에 대한 원망과 동시에
가장 소중한 20살의 시간을 빼앗겼다 생각할 만큼 크게 벌어진 그 아이의 마음의 상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시 만나서 미치도록 잘해주기위해 노력하는거라 생각했으니까요...
많이 행복하고 많이 어려운 연애였습니다.
운명 같은 만남으로 시작해서 이렇게 최악으로 끝나버리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저는 고마움의 감정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20살 전에 저는 저밖에 모르고 많이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를 만나 행동가지를 바르게하고 말을 아끼고 신경쓰다보니
결국 바뀌게 되더군요. 아픔을 극복하고 맞춰가면서 전보다 좋은 사람이 됐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되짚어보니 정작 준 것 보다도 그 아이에게 많은 것을 빼앗은 것 같아 미안합니다.
워낙 자기주관이 강한 친구니 다시 번복하고 돌아올 일은 없겠죠...
꼭 이제는 부족함 없는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