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띠동갑 아조씨가 날려보내던 뻐꾸기

뻐꾹뻐꾹 |2016.12.12 07:08
조회 666 |추천 5

언제나 느끼지만 첫 시작이랑 끝 마무리는 어려운 것 같아.

 

일단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인생 좀 여러의미로 심심하지 않게 살고있는 21살의 사회 초년생이야.

미리 언급 좀 하자면 잡초처럼 컸어 ㅋㅋㅋ

엄빠 이혼하고 엄마랑 살면서 엄마는 새아빠랑 결혼하고. (친아빠랑은 아직도 난 연락하고 살아)

새아빠는 일용직하면서 새로 태어난 동생이랑 나랑 먹여 살리고

나는 그런게 싫어서 고등학교 마치고 바로 공장으로 취업하고 무릎 안 좋아져서 사표내고 나온 그런거.

 

응. 좀 길고 뭐야 싶지만 대충 그 전 상황으로는 이런 상황이야 ㅋㅋㅋ

 

그러던 차에 새아빠가 눈치를 주고 마구잡이로 알바라도 시켜보려던 차에 마침 m사의 패스트푸드점이 새로 오픈한다며 면접날 잡았으니까 그냥 거기가서 면접보고 일해라 하더라고.

 

20살때 거기에 억지로 들어가게 되면서 그 띠동갑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어.

(자꾸 아저씨라해서 미안하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아저씨 맞지?ㅠ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시절에 대학생이면 아저씨잖아ㅠㅠㅠ)

 

 

솔직히 뭐... 연예인이나 좀 대단한 곳에서 일하는게 아닌 이상 30대 아저씨라면 다 거기서 거기잖아.

게다가 무려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같은 알바생이라니. 남자로도 보이지 않고 그냥 진짜 집에서 아빠 보는 기분. 그것 외라고 하면 글쎄. 그냥 맹하게 생겼다? 되게 안경까지 쓰고 조용하게 있는데 정말 속된 말로 사기치기 좋게 생겼다라고 은연중에 생각되긴 했어.......ㅎ..................

 

애초에 관심도 없었지만 아저씨는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나름 해명해보고 싶었는지 여러 있던 곳들의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제 막 사회에 튀어나와서 한껏 어른흉내를 내어보고 싶던 나에겐 그저 꼰대의 소리, 혹은 그냥 자기자랑으로 밖에 안 들리더라고.

 

 

그때부터 이 사람이 너무 싫었다.

그냥 아, 꼰대네. 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어쩌라는 거지? 라는 생각도 들고.. 아마 이 매장 통틀어서 제일 대화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서로 아는 척 안했으면 하는? 그정도로 싫었어.

 

 

일하는 시간이 새벽인지라 항상 겹치는 시간대였는데 그때부터 대놓고 티를 냈어.

다른 사람들이랑 대화할때는 항상 웃고 헤헤거리며 애처럼 굴다가도 이 아저씨랑 대화하면 정색하거나 비웃는 표정으로 계속 쏘아보고... 일부러 말꼬리 잡거나 되게 띠꺼운 말투 쓰고

 

원래 좀 그런식으로 싫어하는 사람을 대하면서 그 사람이 불쾌해하면 나는 억울하다는 듯 이야기 하고 그렇게 싸운다음 아예 서로 아는 척을 안하고 그래서 그런건데... 이 아저씨 되게 이상한게...

항상 이런식으로 대하는데도 싫어하는 티 한 번을 안내더라. 항상 그렇게 말해도 웃고있고 별 소리 없이 언제나 평소랑 같은 모습이었어.

 

 

내가 이상한건지 이 사람이 이상한건지... 언제까지 버티나 두고보자는 식으로 계속 이런 상태를 유지했더니 하루는 눈을 못 마주치면서 어색하게 웃더니 나한테 그러기를.

 

 

꼭 자기를 쏘아보는 것 같다고 그 눈이 무섭다. 그러더라고.

 

 

 

솔직히 좀 뜨끔하긴 했는데... 원래 좀 뜨끔하면 괜히 더 발악하게 되잖아. 그냥 그랬던 거 같아.

틀린 말도 아닌데 괜히 내가 상처받고 더 어이없어하고 그러면서 더 기분나빠하고 더욱 싫어하게 되고.

 

 

그래서 아예 말도 안했어.

얼굴도 안 보고 얘기도 안 하고 쌀쌀하게 반응하고 그냥 그 사람이랑 말하면 뭔가 괜히 묘하게 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 해야하나.

그 감정이 너무 싫어서 그냥 사적인 일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취급하며 그렇게 지냈어.

 

 

그러다가 한 번은 같이 일하던 어떤 여자애가 같이 일하는 아줌마들끼리 뒷담화 한 걸 서로한테 말해서 싸움이 났는데, 거기에 그냥 들어주기만 하던 내가 주동자냐는 소리도 듣고 이래저래 피해를 보게 됐었어 (물론 그 당시 바로 풀리고 마무리 됐지만...)

 

 

그래서 그 여자애랑 나랑 이걸 왜 이야기해서 괜히 싸움을 벌리냐는 식으로 말하다가 우리끼리도 싸움이 난거야.

싸우던 차에 마침 그 아저씨가 이야기를 듣고는 내 편을 들어줬고, 한참 후에 생각해보니 이상하더라고.

 

 

맨날 주구장창 괴롭히고 못살게 군 애의 편을 들어주는게 어지간해서는 불가능한 거잖아.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이라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걸어서 물어봤었어. 왜 내 편을 들어준 거냐고.

 

개념이 없는 애들은 괜찮은데 개념이 있는 척 하는 애들은 싫어해 라던게 아저씨의 대답이었어.

 

솔직히 나도 개념 있는 척인 것 같긴한데... 뭔가 괜히 그 얘기를 들으니까 그냥 맹한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내 편 들어주는 거 보면서 그동안 괴롭혔던게 미안하기도 하고 편 들어줘서 고맙기도 하더라.

 

그때부터 우리 사이가 조금은 더 친근하게 바뀌었던 것 같아.

 

 

 

한 번은 새벽 근무자들끼리 밥을 먹으러 가게 되었을 때, 내가 마시지도 못하던 술이 괜히 땡겨서 마시게 된 적이 있어.

취하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괜히 기분이 좋아지면 이상하게 스킨십이 그렇게 좋더라고 ㅋㅋㅋㅋㅋ 손을 잡는다거나 그런거.

 

같이 간 언니가 한 명이었던지라 한 손은 언니랑 팔짱을 꼈는데... 오른손이 비어있는 거야ㅋㅋㅋㅋ 그게 너무 싫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주변에 보니 마땅히 선뜻 빌려줄 사람이 아저씨밖에 없더라고. (솔직히 하나는 변태에 하나는 광견병 걸린 개마냥 날뛰는 고3이니... 그 둘한테 부탁하기는 절대적으로 싫더라)

 

 

손을 빌려달라해서 손을 잡긴 잡는데... 맞잡기는 뭔가 조금 부담되지 않을까 싶어 그냥 검지손가락을 꼭 잡고 신나게 흔들며 2차인 노래방으로 향했었어.

 

내가 뻘소리 같은 이 에피소드를 말하고 싶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사람들 노래 부르는 모습 보면서 반응 해주고 있었는데, 이 아저씨가 노래 부를 차례가 된 거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들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술이 덜 깨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잘 부르더라.

그때 불렀던게 바람만 바람만이라는 노래였는데 김종국 목소리랑 거의 흡사한 목소리로 그렇게 잘 부르니까 뭔가 되게 신기하다 해야하나.

 

 

...솔직히 말하면 185cm의 마른 것도 아니고 나름 근육도 적당히 있고 (그때는 물론 덩치 크당 이라고밖에 생각 안 났지만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사람한테서 그런 목소리가 나올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도 해 ㅋㅋㅋ

 

여담인데 내 이상형이 연상이면서 덩치있거나 손이 예쁜 남자야. 특히 마동석같은 그런 사람이 좋아 uu 근데 그런 덩치로 발라드 부르고 있으니 뭔가 되게 설레긴 하더라.

 

 

애초에 그 전에 두 번이나 연애했는데 둘 다 쓰레기라고 언급될 정도의 남자들만 만나서... 솔직히 연애하고 싶다던가의 생각이 안 들었어. 차라리 혼자 살고 말겠다 하는 기분? 그냥 상처받기 싫었던 것 같기도 하고... 세 번째 연애했을 때에도 그런 남자 만나면 정말 남자라는 존재에 학을 뗄 것 같았거든.

 

뭐... 이성은 같은 수준을 만나는 거라잖아.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아무튼, 다른 의미의 호감이 생겨났던 건 노래 때문이 확실해.

그 후로 나는 아저씨랑 좀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근데 내가 좀 아싸기질이 있엉ㅎ.... 새 친구 사귀는 거 쉽긴한데 그 친분을 유지하는게 너무 지치고 신경쓰이고 눈치 보여서 결국 그냥 끈을 놓아버리는 거지. 그래서 그럴바엔 친구를 안 사귀는 게 맞다 싶어서 친구가 별로 없어.

4명 정도?

 

 

그러다보니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는 거야.

일단 예전처럼 쏘아보지도 않고 나름 살갑게 대하면서 인사도 하고 마치고 밥 먹으러 가는 모임에 아저씨가 껴 있으면 눈치 없는 척 같이 껴서 먹고 놀다가 오고.

아저씨는 나 데려다 주고 집 가고. 이게 끝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친해져야할지가 모르겠더라고.

 

 

한참 고민을 하다가 집에 데려다 줄 때 일에 대한 상담을 했던 것 같아.

마땅히 할 이야기도 없어서 시작한 상담이었지만 그 당시 나한테는 조금 걱정스러운 일도 있었고, 그냥 이 사람이 들었을 때 내게 해줄 말이 궁금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걷다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거야.

아, 이거다 싶더라고. 그렇지만 너무 상담만 하면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싶어서 머리속에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주구장창 꺼냈던 거 같아.

웹툰 이야기라던가. 그런 흔해빠진거.

 

집앞까지 도착은 했는데... 들어가기가 너무 아쉽더라. 생각보다 취향도 잘 맞고 가치관도 비슷하다보니 이야기도 잘 통하고 너무 즐거웠어.

4명이라던 그 친구들이랑 대화할 때 만큼이나 너무 즐겁더라. 내 의사를 존중해주는 것도 너무 좋고.

그래서 사람 세워놓고 거의 두 시간을 더 대화하다가 들어갔던 거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좀 미안하네.

 

 

그렇게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친해지고 예전에 늦어서 어디시냐고 묻기 위해 받아놨던 핸드폰 번호로도 대화를 시작했었어.

사소하게 그냥 뭐하냐, 요즘 웹툰은 어떤게 괜찮냐, 오늘은 일 하시냐 이런 대화 뿐이었이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기쁜 대화였다고 생각해.

그런 사소한 카톡에 답장을 기다린다는 건 그만큼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기쁘다는 거잖아.

 

 

그러다 한 번은 감기 몸살이 좀 심하게 왔었는데... 괜히 걱정받고 싶더라.

사실 걱정할 거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 그래도 누군가한테 걱정받고 그러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볼 걸 알면서도 sns에 감기몸살 걸렸다면서 웃으며 글을 남기곤 계속 기다렸어.

 

 

얼마 안 있으니까 카톡으로 바로 연락 오더라. 몸 괜찮냐고. 죽 사줄까 하면서.

그러기엔 너무 미안해서 괜찮다고 그정도는 아니니까 피곤하실텐데 쉬라고 말하면서도 괜히 얼굴한 번 보고 대화 나누고 싶더라.

확실히 어리긴 했나봐. 괜히 욕심나고 고집 부리고 싶고. 민폐되는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 때 써보고 싶고.

 

 

결국 참다 참다 부탁드린다고 미안하다는 메세지 하나 보내고 멍청한 년이라고 얼마나 스스로를 욕했는지 몰라.

그렇게 친밀감을 나름 쌓았으면서 이 메세지 하나로 멀어지면 어쩌나. 나를 싫어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스러웠으니까.

 

 

보통 거기서 성인 발걸음으로 평균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1시간도 안 지나서 집 앞에 왔다고 내려오라는 말에 그와중에도 뭐 입고 가는게 좋을지 고민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고들 하잖아 ㅋㅋㅋㅋㅋ 아쉽게도 나는 쭉쭉빵빵도 아니고 섹시미 넘치지도 않는 그냥 땅딸보 통나무인걸.......... 고심끝에 집어든게 티거 동물잠옷이었는데 깨알같이 털슬리퍼 없어서 너무 아쉬워하며 운동화 신고 원래 이거 입고 있던 사람마냥 태연한 표정으로 아저씨 만나러 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나는 가장 싼 죽으로 사달라고... 돈이 그지라서 얼마 없다고 했는데... 인삼 들어간 가격 제일 비싼 죽이랑 그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초콜렛 빵 2개랑, 미니 케이크 등등 사오셨더라....

 

놀라서 이게 다 뭐냐고 나 돈 없는데 왜이렇게 사왔냐 그러니까 내가 옛날에 초콜렛 좋아한다고 말한거 생각나서 먹고 빨리 나으라고 사온거라더라. 죽이야 뭐 본인이 사주고 싶었으니까 괜찮다면서...

남친이라는 색히들도 안 챙겨주던걸 친한 아저씨가 챙겨주니 괜히 고맙고 그놈들을 생각하면 욕이 절로 나오더라 받는 건 잘 받던 망할놈들...

 

 

아무튼 굼벵이마냥 넙죽넙죽 허리 숙여 감사를 표하다가 아플텐데 들어가보라는 말에 괜히 안 아파지는 것 같은 마법에 걸려서 또 30분동안 대화하다가 보내준 건 안 비밀....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다행인 건 그 일이 있고나서 나를 민폐쟁이로 생각하지 않을까 했는데 여전히 한결 같이 대해주시더라.

그건 참 다행인 것 같았어.

다만 집안꼴이 안 다행이 되기도 하고 매니저들도 괜히 나한테 무리하게 시켜놓고 기대를 하다보니 내쪽에서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어.

 

그때마다 축 늘어져 있으니 아저씨는 뭔가 안타까웠는지 한 번은 커다란 쇼핑백을 주더라

뭔가 싶어서 확인해보는데 안에 타블렛이 들어 있더라고.

순시리가 들고 다니는 타블렛 PC 말거 타블렛이라고 이제 컴퓨터로 그림 그릴때 쓰는겅...

 

그림 그리는 것 말고는 할줄 아는 거 없는 내게는 거의 최고의 선물인 셈이지...

가격이 못해도 9만원 이상인 건데... 그 비싼게 시ㅣ벌 내 손에 선물로 들어왔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비싸서 엄두도 못내고 집에 고장난거 쓰고 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도 현재 가격으로 22~26만원짜리갘ㅋㅋㅋㅋㅋㅋ 내 몸뚱이보다 비쌀것 같은 아이가 내품엨ㅋㅋㅋㅋㅋㅋㅋ

 

 

붕어마냥 뻐끔거리다가 이 비싼아이를 어떻게 구했냐고 그러니까 아는 사람이 이쪽에서 일하는데 친구한테 싸게 하나 사면서 내 생각이 나서 하나 더 샀다더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데... 나는 진짜 심장마비 걸릴 거 같더라

 

일 마치고 자기전에 다시 한 번 고맙다고 톡보내니

'친한 사람들 기분 축 쳐진거 보다는 행복해 보이는 모습 보는게 좋아.' 라면서 '이득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아무튼 기준을 나도 모르겠어 ㅇㅇ이처럼 기분 안 좋아보이면 이유없이 풀어주고 싶은 사람도 있고...'

 

하며 말하는데 정말 상냥하다 싶었어.

 

그 후에 뭔가 답례하려고 영화랑 밥 샀는데 헤어질때 뒤도 안 돌아보고 쌩하니 가길래 마음이 좀 시렸다는 깨알같은 이야기..............

 

 

그 일이 고맙기도 했고, 뭔가 좀 친해졌으니 빼빼로 데이때 나름의 보답을 하고 싶더라고.

왜, 우리 친해졌어! 우리 친구야! 이런거.........

그래서 빼빼로를 사는데... 생각해보니까 왠지 아저씨만 주면 괜히 매장 안에 이상한 소문 퍼져서 얼레리 꼴레리 할 거 같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괜히 생돈을 들여서 새벽 근무자들 것 다 사서 캐비넷에 열심히 넣고 마지막으로 아저씨 캐비넷에 빼빼로를 넣기 위해 문을 열고 빼빼로를 딱 넣는데...

 

 

아조씨 들어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세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이밍 참 기똥차게 안 좋은 건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겁나 당황해서 횡설수설하면서 오해하지 말라고 아저씨만 주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줬다고 이상한거 아니라면서 그러고 있는데 알고보니 아저씨도 빼빼로 넣으러 왔다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구석탱이에 있던 박스 뜯다가 아 맞다 그러면서 자기도 줄거 있다며 뭘 막 주섬주섬거리더라고.

보니까 페ㄹㄹ ㄹㅅ 25개짜리 더라...

나만 다른거길래 이거 진짜 받아도 돼영? 'ㅅ' 하고 물으니까 그 특유의 맹해보이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제일 친해서 내것만 따로 샀다더라. 다른 사람들 빼빼로는 3000원에 일괄구매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중에 내가 제일 친하다는 말 철썩같이 믿으면서 집에가서 엄빠한테 자랑함.......

 

 

 

그쯤되니 엄마도 나름 친하게 잘 지낸다 싶었는지 한 번은 엄마랑 동생이랑 고기 먹으러 갈때 같이 불러서 먹어도 된다 그러더라고.

신나게 불러서 같이 갔다가 일하는 매장으로 커피 마시기도 하고 일하는 사람들한테 인사도 할 겸 갔지.

내가 일하는 패스트 푸드점은 차로도 이동하며 주문 받기가 가능해서 그렇게 주문을 하는데 커피 받을 때, 아저씨가 얼굴을 가리고 있더라고.

나야 뭐 못 봤었는데... 아저씨가 나중에 내가 봤을거라 생각했는지 그 얘길 해주더라.

 

그러면서 그 언니가 우리 봤으면 분명 사귀는 사이로 오해했을 거라면서... 그래서 가렸다고.

 

뭔가 싶었어. 잠시 멍해졌다가 순간 '아, 나랑 그런식으로 엮이는게 싫은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

괜히 혼란스럽고 내가 초라해지는 기분도 들고... 괜히 기분이 복잡한 하루였어.

덕분에 썩 기분 좋았던 하루가 망가졌다.

 

 

한참 후에야 그 이유를 물었었어.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사귄다는 식으로 소문날까봐, 그렇게 되면 내 쪽에서 부담 될까봐도 그렇고 안 좋은 소리 날까봐 그래서 그런거라고 하더라.

 

납득은 했다만... 내가 피해망상이 좀 있어. 사소한 일에 불안해하는 것도 있는 편이고. 그래서 언니들한테 아저씨가 나랑 이러이러한데 친한거 맞지? 하면 친한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고 둘이 자꾸 엮으니까 도움이 안 되겠다 싶어서 그냥 새아빠한테 물어봤더니 친한게 아니라 좋아하는 그런거라고 하더라.

 

그런가? 하고 긴가민가 하는데 갑자기 궁금한거야. 이런 상황이 근래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은근히 그래왔는데 좋아해서 그런거라고 치면 그 전부터 그랬다는 거잖아.

물론 누가 데리고 갈 만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왜 그렇게 아닌척하면서 숨기려고 한걸까?

만약에 누가 데리고 갔으면 어쩔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좋아한거면 그냥 좋아한다고 말해도 되지 않았을까?

 

오만 생각이 다 들어서 새아빠한테 물어봤었어.

그랬더니 아마 나이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하고 이야기 해주더라.

 

솔직히 많으면 많은 나이차지만... 애초에 나는 연상을 만났으면 좋겠다...! 라는 파라서...

어릴적에 부모님이 이혼해서 아빠 사랑을 잘 못 받은 영향인지는 몰라도 나는 아빠같은 남자가 좋으니까... 기댈 수 있는 남자? 덕분에 띠동갑까지는 별 생각이 없어.

 

그러다보니 그 말이 이해가 안되더라고.

근데 며칠 후에 보니까 그게 맞는 것 같더라.

카톡 상대 메세지가 바뀌었는데 나이에 대해 한탄하는 식의 내용이었어.

 

그걸보니 확신이 서더라.

이 사람 나 좋아하는 거 맞는가 보네.

 

 

근데 웃긴게 그 전까지만 해도 그냥 정말 친한 사람! 정도라 생각됐는데 확신이 서니까 그 전에 잘해주던거랑 언니들이랑 아빠의 말이 속에서 뒤엉키면서 기분이 묘하더라.

 

뭔가 괜히 민망하고 쑥쓰럽기도 하면서 괜히 웃음만 나고... 어떻게 설명하긴 어려운데 괜히 여기저기 자랑하고 싶기도 하면서 나무에서 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그런 간질간질 거리는 기분이 난다 해야하나?

 

살면서 이젠 연애하며 상처 안 받게 연애 안 하려고 했는데 이미 머릿속에는 이 사람과 연애하는 모습이 떠오르고 행복하게 연애할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생각과 이사람이라면 좋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자꾸 떠오르더라.

 

 

은연중에 흘렸던 '와이셔츠 입은 남자가 좋아요!' 라는 말에 항상 날 만날때면 와이셔츠만 골라입는 이 남자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어.

 

나보다 내 성격,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아는 사람인데.

 

 

그때 이제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싶었지.

근데 막상 좋아한다고 말하려니 입이 안 떨어지는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나도 상대쪽에서 먼저 좋아한다고 얘기해주면 좋지.

그런데 애초에 그런 소리 쉽게 못할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그래서 내 나름의 카운트를 만들었어.

 

3일.

 

3일동안 이 사람이 먼저 이야기를 못하면 내가 선수쳐서 먼저 말해버리자. 이런거.

포기하자 그딴건 없고 일단 지르고 봐야지. 뭘 포기해

 

 

그리고 3일을 기다린 끝에

 

 

 

 

내가 고백하게 생겼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아무리 일단 저지르고 보는 나라도 맨정신으로는 차마 말이 안 나오더라고.

거울 보고 연습하는데도 그 말이 안나와서 결국 둘이 휴무가 맞아 떨어지는 날, 술 마시고 이야기 하기로 했어.

 

 

그리고 그 날도 평소처럼 은근슬쩍 둘이서 만나선 아무렇지도 않게 짝짜꿍 잘 놀다가 이제 때가 됐다 싶을 때, 스몰비어 가서 아무렇지 않게 술 쭉쭉 들이켰지.

 

근데 이상하게 평소에는 한잔 마셔도 괜히 기분 좋아져서 머릿속에서 타협해서 취한 것 마냥 굴곤 했는데 그날따라 안 취하더랔ㅋㅋㅋㅋ

뭔 ㅋㅋㅋㅋㅋ 그래서 평소라면 술 한 잔만 마실거 세 잔이나 마셨는데 화장실만 오지게 가고 싶고 알딸딸해지진 않음 ㅠㅠㅠ 오히려 더 정신이 멀쩡해짐 ㅠㅠㅠㅠㅠ

 

 

그래서 시ㅣ발 그냥 말할래  아 몰랑 하고 다짐한 후, 잠시 입 꾹 다물고 머뭇거리니까 뭔가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 같았는지 아저씨가 뭐라고 말을 하더라고.

 

처음으로 아저씨 말을 끊고 형제님 하고 차분히 불렀어 (그때 우리 애칭이 형제님 자매님이었음)

그랬더니 왜그러냐며 속이 안 좋냐고 슬슬 일어나서 집에 갈건지 묻길래 그냥 다짜고짜

 

저 카톡에 형제님꺼 상태 메세지 그거 무슨 의미인지 알아요.

 

하고 말하니까 아... 거리더니 갑자기 아무 말이 없더라고.

 

그래서 머뭇거리다가 덤덤하게

 

형제님 저 좋아해요? 근데 왜 말을 안해요? 괜히 사람 긴가민가하게 말은 안하고 그렇게 잘 대해주면 나 괜히 착각해요. 괜히 마음 가니까 아니면 확실하게 선 그어주세요. 나 괜히 설렌단 말이에요.

 

이런식으로 말하다가 이상하게 너무 서글프더랔ㅋㅋㅋㅋㅋㅋ 말하면서 울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훌쩍훌쩍 거리니까 꼭 껴안아주고 토닥토닥 거리다가 대뜸 한다는 말이 미안 이었는데....

 

우는 건 본인 의지로 운게 아니라서 머리속으로는 이제 안 좋아한다 = 미안 이라서 흑역사 탄생이겠구나 싶었지.

 

근데 마저 말하기를 본인 나이 때문에 섣불리 말을 못하겠다더라.

괜히 답답하고 말했다가 싫어하면 어쩌나 싶고 자기가 한 4년 정도만 더 늦게 태어났었으면 하면서 괜히 속상해서 집에 가면 술만 마시게 되고... 아무튼 뭐 그랬다더라고.

자기가 먼저 말했어야 했는데 큰 결심하고 말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렇게 나는 나와 뻐꾸기 날리던 띠동갑 아저씨랑 연애라는 걸 해보게 되었었어.

 

같이 연애하면서 새아빠 때문에 250만원이라는 땡빚도 내게 되고, 내 잘못인 마냥 쫓겨났을 때에도 곁에서 내 편이 되어주고 어떻게 해서라도 날 도와주는 모습 보면서 이 아저씨 때문에 내가 지금을 살아가는 기분이 들더라.

 

아저씨랑 있었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내가 빛나던 순간일거야.

 

 

오늘이 그때 고백했던 날로부터 딱 1년째 되는 해길래 그냥 새벽부터 생각나서 길게 한 번 주절주절 적어봤어.

 

아저씨랑 연애하던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지만... 나름 만족하고 살고 있어.

아저씨도 분명 그럴거고...

 

 

 

 

지금은 이제 일도 그런대로 잘 풀려서 새아빠랑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엄마랑도 잘 지내고 있어.

유기된 나를 주워 온 아저씨가 날 책임지고 키우기로 해서 지금은 합법적으로 부부사이가 되어 여지껏 싸움 한 번 안 하고 잘 사는 중이고...

조만간 아저씨 닮아 머리가 커서 조금 걱정되는 아들도 낳겠지.

 

나이도 어린데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그래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긴한데...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지금이랑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

다만 과거로 돌아간다면 애 생기기 전에 놀이공원이나 미친듯이 다녀오고 싶다..... ㅠㅠㅠㅠ 놀이공원...... 연애할 때 한번밖에 못 갔는뎁...... 심지어 비도 오고 ㅠㅠㅠㅠㅠ

 

 

마무리는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긴글이라 읽기도 힘들텐데 읽어준 사람들 고맙고 다들 좋은 인연 만났으면 좋겠어 ㅎㅎ

이미 만났다면 그 사람과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고.

 

나같이 삽질 드럽게 오래하는 사람 없었으면 좋겠고 ㅎ.......................

조만간 애 낳으면 아마 이름 다르게 해서 또 다른 익명인 척 출산 후기도 적지 않을까 싶네.

 

아무튼 다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지내!

추천수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