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이별한지 이틀째가 되고 있는 평범한 이십대중반 여자입니다.
사귀었던 남자는 저랑 동갑이었고, 500일 만나고 500일날 헤어졌습니다.
우선.. 너무 고민이 되어서 평소 눈으로만 지나가며 보던 네이트 판이 생각나서 회원가입하고 글을쓰게 되네요.
진심으로 너무 조언이 받고 싶고,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글을 올리니 소중한 인생선배님들 의견말씀해주세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전남친과는 500일을 만났습니다.
제가 좋다며 따라다니던 남자친구의 구애에 넘어가 사귀게 되었구요, 한 100일? 정도까진 싸움없이 이렇게 자상하고 섬세한 남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잘 만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고 100일 이후부터는 엄~청 싸웠습니다. 저는 항상 저에게 맞춰주던 남친이 변한것같아서 많이 싸웠구요, 남친은 자신도 사람인데 전력질주만 할 수 없다, 나도 너 성격 다받아준거라 참기힘들다 와 같은 이유로 싸움의 원인이 항상 발생했죠,
그때알았어요. 남친 성격이 진짜 엄청 불같고, 자존심 세고, 다혈질에다가 화나면 행동, 말투 다 과격해 진다는 것을요..
솔직히 그때는 충격좀 받고 헤어지자는 말 엄청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제가 너무 좋아해져 버려서 헤어지자 말하고 다시 만나고 싶어서 다시 연락오면 붙잡히거나, 먼저 연락한 적도 있었어요.
생각해 보면 내 성격도 질투많고, 다혈질이고, 기분오락가락하는데 내가 너무 내생각만 한 연애를 한거같아서, 남친을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다시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대치를 좀 줄이니 처음엔 용납안가고 실망했던 부분이 이제는 이해하지뭐,, 라는 생각으로 변하면서 덜싸우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티격태격 500일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민하는 것은 어떤것이냐면,
500일을 만나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나에대한 배려심이 좀 없어 보이는 기분이 들때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거고 속좁은 건지, 아니면 진짜 배려받지 못하고 있는지와의 사이에서 갈등이었어요. 후자였으면 뒤도 안보고 헤어졌을 겁니다. 그런데 좀 모르겠어서요 대충 그당시 어땠는지를 나열해 보자면 이래요.
밥을 먹을때(채소를 제외한 맛있는 그 어떤 음식이든) 보통 연인이랑 먹으면,
내 입으로 들어가기보다 맛있는거 먼저 챙겨주고 싶어서 애인 입에 넣어주지 않나요?
적어도 저는 항.싱. 그랬거든요..
특히 한 사람이 고기를 구워주느라 못먹고 있는다거나.. 아님 제일 맛있는 부분을 주고 싶다거나 그런경우 말이에요.
남친 엄마가 참 .. 귀하게 키웠는지 고기못굽겠다고 고기먹으러 갈때마다 찡얼거리는거 짜증나서 제가 다 구워서 입앞으로 가져가 먹였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자기입이 먼저더라구요.
쪼잔해 보일까봐 아직까지 얘기 안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매번 느낀거지만
먹는 속도 엄청빠르고, 음식 나오면 고기+야채 있으면 고기만 쏙 다 자기입으로 들어갑니다.
치킨먹을때는 남친이 세네조각 먹을때 전 한조각 먹는 속도?
그런데 자기가 더 많이 먹은거 알면 여친좀 먹으라고 마지막 남은거 먹을래? 하고 물어 본다거나, 아님 눈치봐서 속도 맞춰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굉장히 단적인 예로 치킨, 고기 등으로 설명했는데 사실 모든 음식을 저런식으로 먹어왔습니다.
먹는거에서 식탐부리는애처럼 보일까봐 진짜 저거에 대한 말 한마디도 안했어요.
두번째로,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매너있잖아요. 섬세한 면?
그런게 좀 많이 부족했던 사람같았어요.
예를들어서 치마입은 여자친구랑 계단 올라갈때 뒤에서 가려준다거나,
데이트하고 밤늦게 집에 데려다 주는일이 많았는데, 저랑 조금이라도 다투면 먼저 집에 가버린다거나(제가 집에 들어갔는지, 위험한 일은 안당했는지 관심1도 없이 연락한통 없구요)..
심지어 전 예전에 어떤 글을 봤는데, 싸워도 여친 방불 켜지는거 보고 갔다 하는 그런 글을 봐서
자기 화난다고 여자친구 어두컴컴한 골목 잘 가는지 걱정도 안하는 모습이 너무 제가 초라해 지는거 같아서, 싸우고 혼자 집갈때 많이 서럽다고 말 여러번 했는데 안지켜 지더라구요..
또 운전을 너무 막해요. 평균 120-130 밟아서 무서워 죽겠어요. 아직 일년채우지 못하게 운전경력있는데 성격이 너무 급해서 느리거나 차막히는거 너무 싫어해서 막 밟고 다녀요.
무섭다고 여러번 이야기했는데, 운전하는사람 옆에서 호들갑떨면 불안해서 더 운전못한다고 뭐라하더라고요.
그래서 입다물고 탄지 몇달, 대형트럭이 차선바꾸는거 뻔히 보면서 그대로 백몇십 밟다가 접촉사고 날뻔했어요.. 그때 너무 무서워서 못참고 화를 냈더니
자기도 다 봤다고, 사고안나면 된거아니냐고, 운전도 안해본게 말만 많다 이럭식으로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아이 행동특성이라던가, 성격 일부분은 부모를 보고 배운다 생각하거든요? 명색의 유아교육과 나온사람으로서 거의 99%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과격운전하시고, 성격급하시고, 다혈질이시지만 정이 많아서 사람은 좋다는점. 제 남친과 판박이더라구요. 결혼하면 그친구 아버지가 내남친 미래남편모습일텐데..
항상 요리며, 집안일이며 다하시고 엄마 공주대접해주시던 온화하신 저희아버지만 보다가 그런 분을 보니까 솔직히 좀 싫더라구요.
그렇다고 제 남친이 절 막대하는건 아니지만
자상하고 여자 맘 잘알아 주는 남자들은 섬세한 부분이 있는데, 제 남친은 그 부분이 좀 많이 부족해 보였어요.
뭐 이런것들이요.. 사실 기억이 안날뿐이지 진짜 많았거든요..
저럴때마다 다 그냥 내가 속이 좁은가보다, 바라는게 많아지나보다 하고
저런것들도 불평한번 안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세번째로는, 진짜로 싸울때 행동이에요.
사실 결혼얘기 각자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나오기도 했구요, 저희도 결혼생각 하면서 만나던 커플이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싸울때마다 내가 이사람과 과연 정말 결혼할 수 있을까? 이 성격 감당이 안되는데 그때라고 달라질까? 하고 너무 많은 고민이 되더라구요.
제일 화난 모습도 봤는데, 저를 직접적으로 때린건 아니지만 손목세게 잡고 끌거나
어깨밀치는 행동도 했었습니다. 저는 손목이 좀 약해서 그렇게만 해도 너무 아파서 아프니까 놓으라고 울었더니 엄살피우는 애취급하더라고요.
나중에 가서 그건 때린게 아니지 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아팠는데 때린게아냐?라고 물어보면, "응 나도 너가 나 때리는거(전 장난으로 많이때리는데 손이 맵다하드라구요)아파. 근데 넌 때리는거 아니라하잖아" 라고 얘기해서 더이상 말을 말았어요.
나쁜점만 이야기하자면 제가 왜 저사람을 500일이나 만났나 싶죠?
좋은 점도 많았어요. 서로 다혈질인 만큼 화가 불같이 나면 금방 서로 풀려서 미안하다 말했구요,
여자문제, 연락문제, 친구문제 절대 없었어요. 항상 예쁘다말해주고 감정표현 자주해줘서 좋았어요. 사랑한다 매일 말해주고, 갈수록 예뻐져서 도망갈까봐 무섭다고 말해주던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사람과 결혼을 해야하나라는 고민을 계속들게 한것은,
남자친구를 만나는 기간동안, 최근에 저희집 사정이 안좋아져서 금전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세달 내내 생활비 대주기도 했구요. 만나면 절대 돈 쓰는 일 없게 했어요.
이제 막 취업 준비하느라 아직 돈은 없지만, 언젠가 꼭 갚으리라 맘먹고 있어요.
나름 오래 만나면서 오만정이 다 드니까,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보는게 안되더라구요.
백날 안좋았던 것만 생각하면 헤어지고 싶은데, 고맙고 좋았던 추억 생각하면 도저히 이사람
못놓겠어요..
어려울때 옆에 있어주고 힘보태준 사람, 그런 사람 내치는거 아니라잖아요.
500일 당일날에 그동안 쌓인게 서로 너무 많았나봐요. 헤어지자 말하니 그러자 하더라구요.
그 카톡 보고 바로 다 차단하고, 삭제할거 다 했는데..
제 맘이 이랬다 저랬다 해서 다시 차단만 풀어놓고 연락올까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 그냥 맘 독하게 먹고 이대로 헤어져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