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입니다. 1남2녀중에 장녀에요. 막내랑은 12살차이(막내는 초딩이에요ㅎㅎ)나구요. 주위친구들은 "야~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이렇게 말을 하니 공감대가 필요해서 끄적이네요 ㅠㅠ
저는 어렸을 적 부터 "아끼자" 하는 부모님께 정~~말 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야 처음으로 바지를 샀는데, 바지가 만원 이만원대인거에 놀랐어요... 그 보세 바지 만원 이만원 값이 너무너무 아깝더라구요.
저는 성장이 빠른편이어서 초등학교 5학년때 키가 지금키에요. (167cm) 그런데도 엄마는 더 클거라고 무조건 다른 집 언니오빠들 옷을 물려입히셨어요.
친구들과 쇼핑도 못가게 하셨고, 딱히 어디 놀러간다고 엄마에게 말을 해야만 용돈을 타가게 하셨죠. 나가봤자 놀이터, 문구점정도.. (중학교때까지) 그러니 물가가 어떤지, 옷이 비싼지, 음식점 밥값이 얼만지 알 수가 있어야죠..
친구들한테도 눈치 많이 받았었어요. 너희집은 거지야? 하고.
천원짜리 음료수가 먹고싶어 엄마에게 말하면 "너무 비싼거 아니야?" 라고 하셨고,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로 파는 옷을 골라서 엄마에게 보여주면 "이건 너무 촌스럽다~" 하시더니 또 제가 원하는 옷을 보여드리니까 "너무 비싼거아니야?" 하시고..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부모님의 경제관념에 맞추려고하니 너무나도 혼란스럽더라구요. 고등학교는 마이스터고 다니면서 보통 밥값은 저렴하면 5-6천원대이고, 만원대도 있고, 옷값도 싼 옷들은 만원대고, 비싼옷은 어떻고 이런 개념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집이 뼈져리게 가난하냐구요? 아닙니다..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공무원이세요. 맞벌이 하십니다.
그런데 IMF겪어 오시면서 정말 아끼고 아끼는 생활이 습관 되셔서 저에게도 그렇게 가르치신 것 같더라구요.
그 시기 때 쯤에 태어난 절 키우셨으니....
제 둘째 동생이 이제 고등학생인데, 공부를 정말정말 잘합니다. 더 좋은 학원이나 과외를 다녀보고싶어하는데, 엄마아빠 눈치보면서 말도 못하고 혼자 "참고서 사주세요..", "저렴한 인강있는데 그거 하나만 들어도 될까요?" 이러는게 너무너무너무 안타까웠어요.
저 마이스터 졸업했고, 고졸취업이고 이름 들으면 알만한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 돈은 써야 할 곳에 써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동생 학원 끊어줬습니다. 과외도 시켜줄까? 하니까 그건 너무 비싸다고 됬다고 하더라구요.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시켜줄예정입니다. 엄마아빠한테는 제가 시켜준다고 말했어요.
막내 동생은 아직 초등학생이라 엄마아빠가 태권도 학원 보내는 것 말고는 하고 있는게 없는데, 둘째 같은 상황있으면 제가 바로 가서 케어할 예정이에요.
엄마 아빠한테 뭐가 그리 아깝냐고 그 돈 꽁꽁 싸매서 어디에다 쓸거냐고 해도 곧 죽어라 아끼십니다 겨울에 보일러 좀 틀고 그러면 어떱니까 .... 하이고야
(왜 동생들을 니가 케어하냐? 하시는 분들 있으실텐데 저도 똑같은 상황 있었고 안타까우니까 내가 사랑하는 내새끼들 책임진다 하는 마음으로 케어합니다~)
혹여나 엄마 아빠를 보고 자란 제가 제 아이에게 같은 영향, 같은 느낌을 들게 할까봐 애 낳기도 무섭고, 돈 더 모아서 (가족들이랑 살면서 육천가량 모았습니다 부모님은 정확한 액수 모르세요.) 혼자 여유있게 살려고 해요.
굳이 결혼을 해봤자 돈만 더 들고.. 뭐 평생 연애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아이를 키워도 제가 잘 키울 자신도 없구 애기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도 아니구요~
애 키울 돈을 차라리 저희 둘째 결혼할 때랑 막내동생 결혼할때 잘 살라고 따로 모아놨다 주고 싶어요 ㅋㅋㅋ
차피 부모님은 연금나오시니까, 노후같은거 따로 챙겨드릴 필요도 없고. (지금도 부모님 용돈 드리고 있어요 ㅎㅎ)
모으신 돈 어디에 쓸건지는 부모님 돈이니 부모님이 결정하실 일이고. 저 독신으로 살거라고 일년 전부터 부모님께 말씀드려왔네요..
결정적으로 제가 독신으로 살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부모님을 보고서니까요...ㅎㅎ 요즘 세상에 결혼해서 돈 쓸일도 너무 많다고 하고.. 그럼 저는 분명히 저희 부모님처럼 불편할 정도로 아끼면서 살 것 같아서요 ㅠ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볼까, 많이 고민해보는 중이에요 ㅎㅎ 늦깍이 대학생도 해보고, 해외여행도 다녀오려구요.
혹시 독신으로 살겠다 하시는 분들, 미래 계획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