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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로그인했는데 과거 글이 생각나서 들어와봤더니...정말 많은 답변이 달려 있었네요.
오래된 글이지만 검색 등을 통해 누군가가 글을 볼 수 있고
정성껏 달아준 답변에 대한 고마움으로 3년만에 후기를 씁니다...;;;;;
1. 당시 코딱지만한 방에서 둘이 계속 있으려니 자신이 없었으나, 대놓고 말은 못했어요. 하지만 제 친동생이 가끔 저희 동네에 일이 있거나 하면 와서 자고 가기 때문에 친구도 작은 방에서 계속 살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집도 좁은데 친구의 짐 또한 놓은 공간이 없을 지경이었죠.
2. 한 2주 정도 되어서 친구가 여동생네 가기로 했다고 고마웠다고 하고 갔어요. 더 잘해줄걸 좀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ㅠㅠ 친구 여동생은 우리집에서 30~4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여동생 혼자 사는 건 아니고 친구와 같이 사는 집이었는데 투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좁은 방이지만 친동생이랑 사는게 훨 나았겠죠. 친구는 그 집에 6개월을 살았습니다.
3. 그리고 6개월 후에는 다른 친구네 집에서 2년 살더군요. 왜 작은 원룸이라도 얻지 않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집에서도 여차하면 오래 살았을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2년 같이 산 친구에게는 한달에 얼마씩 생활비를 주는 것 같았어요. 경우는 있는 친구라, 사실 생활비 등 돈은 저에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4. 사람마다 사는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누구의 문제도 잘못도 아닌 라이프 스타일에 차이가 있으므로 잘잘못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혼밥도 잘하고 혼자 여행도 잘해요. 그래서 같은 상황이라면 찜질방이나 고시원을 갈지언정 남의 집에 일주일 이상 못있을 거 같은데, 그 친구는 혼자서 무엇을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밥도 누구와 같이 먹어야 하고 여행은 절대 혼자 갈 생각을 못하는 그런. 그래서 그런 차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괜히 스트레스 받을 것 없이 다름을 인정하면 되는 문제인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며칠동안 같이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그냥 헤프닝으로 여기고, 더이상 미안함이나 답답함으로 여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5. 친구와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가끔은 그때 더 잘해줄걸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면 6개월 이상 살았을수도 있었겠다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어쩌면 그 때 위기를 잘 넘겨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6. 댓글 중에 '다른 친구를 왜 초대하느냐'라는 말이 있던데..이미 오래전 친구들과 약속된 것이었고요. 우리집에서 파티하기로 약속을 해놓은건데 친구가 제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는 이유를 일방적인 취소를 할 수 없는 노릇이었고. 친구도 제가 파티를 위해 와인잔을 사놓고 한 것을 알기 때문에, 본인이 있는데도 집에 다른 친구가 온다는 사실에 대해 얹짢아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래는 원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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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에 혼자 살고 있는데요,
친구가 상황이 어려워져서 제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방 구할 때까지 있을 것 같은데,
방은 구하고 있는지 언제까지인지 잘 모르겠어요.
친한 친구이고 웬만하면 모든걸 이해해줄 수 있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저는 청결에 굉장히 예민해요ㅜㅜ
샤워하기 전에는 침대에 걸터 앉지도 않아요.
침구도 거의 매주 빨고, 청소며 정리며 진짜 깔끔떠는 스타일입니다.
근데 친구는 저와 반대네요.
어떻게 자기 전에 샤워를 안하죠?ㅋㅋㅋ하루종일 돌아다녔는데 집에와서 세수만 하고 자요.
같이 살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충격이었어요.
그 외에도 쓰레기를 아무데나 올려놓는 일, 머리카락을 줍지 않는일 등..
친구가 샤워하고 나오면 욕실에 머리카락이 바닥에 잔뜩 있어요. 너무 화가 나요ㅜㅜ
저는 머리카락 떨어진 것에 예민해서 매번 보일때마다 휴지로 집어서 버리고 그러는 성격인데..ㅜㅜ
혼자 살면서도 머리카락이 어찌나 많은지... 근데 친구까지 더해져서 제가 2인분의 머리카락을 줍느라 너무 짜증이 납니다.
친구 성격도 좋고, 얹혀있으면서 은근 조심하려고 하고, 뭐..다 좋은 친구예요.
다만 청결 문제때문에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 살림을 누군가 만지는 것도 뭔가 찝찝하고요..
또 밤에 잠만 잔다면 모를까,
낮에도 있어요....
전 집순이라, 일을 쉴 때는 집에서 편해 좀 쉬고 싶고 휴식을 취하고 싶은데,
친구가 외출도 안하고 낮에도 바로 옆에 있으니 (원룸이라 거의 바로 옆에 붙어 있음)
불편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네용ㅜㅜㅜ
또 먹는 것도 챙겨줘야 하고.
제가 너무 예민한가요?
친구의 사정이 어려워서 웬만하면 좋게 지내고 싶은데
솔직히 언제 가나, 그것만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친구가 놀러와서 자고 가기로 하면, 짐들고 나가 있긴 하는데,
내가 너무 매정한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만감이 교차하네요.
본의 아니게 눈치 주게 되는 것 같아서요.
하 진짜 미치겠네요..ㅠㅠ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걸까요?
길게 얹혀사는 것도 아니고,
한두달 정도일거 같은데 잘해줘야 나중에 후회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