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삼수에 실패한 22살 학생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떤 넋두리를 해야 할지.
이젠 제가 누구인지도 왜 살아가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매일 자살을 결심하고, 매년 제 생일에 술에 거하게 취해 죽는 상상을 합니다.
질문인지 넋두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방금도 목을 매었습니다. 도중에 실패하지 않도록 문을 잠궜어요.
목을 매어오자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저릿저릿했습니다. 잠시 뒤에 눈이 서서히 감기는게 느껴졌습니다.
눈이 점점 느리게 떠졌어요.
근데 참 우습게도 의식이 흐려져가고 마치 가위에 눌린것마냥 사지가 움직이지 않았는데
안간힘을 다해 방 문고리를 풀었습니다
누가 저를 살려줬으면 해서요
저도 이게 무슨 심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지요?
사실 자살을 시도하는것은 이번이 처음만이 아닙니다.
저는 초등학생때부터 고층빌딩에서 떨어지는 상상을 자주했어요.
초등학교때도 중학교때도 미약하지만 늘 자살시도를 했었습니다.
켁켁거리고 답답한 잔기침이 납니다.
저는 대학입시에서 늘 패배자였습니다.
--대학 안나오면 쓰레기지 않느냐는 입시 승리자들의 이야기들을
뒤에서 들으면서 정말 많이 의식했던것 같습니다.
대학입시라는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외줄타기인지
그걸 완전히 건너면 무슨 느낌일까요
저는 삼년째 건너지 못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절 항상 옭아맬때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며 참고 참았던 지난날들을 견디고 참고 다시 참고 울고 자해하고 점수 하나 그림 한장에 일희일비하며 몇년을 보냈는데
저를 기다리는건 처절하게 떨어진 예비번호와 부모님의 상처 그리고 제 정신병 뿐이네요
사실 그림을 그리면서 아니 입시미술을 하면서 기쁜적도 있긴 했었어요
입시에서 딱한번 성공한적이 있었는데 서울대 실기를 붙었었습니다.
물론 얻어걸리기 좋은 학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 학교를 준비하는동안은 학교 네이밍이고 간판이고를 떠나서, 그 실기유형 자체에서 저는 정말 자존감이 높았어요.
물론 지금은 처참히 무너졌지만요.
19살때 의지와 용기만 있다면 그래도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을거라던 용기는
22살이 되어 제자신에게 대못을 박고 한창 쓰레기라는 생각과 고작 입시에서 무너지는 나는 뭘 해도 아무것도 성공할 수 없을것같다는 자책만 남았네요
고작 입시에서조차 패배하고
삼수 가군 시험장에서 울렁증이와 그 4시간조차 버티지 못하고 중도포기한 제가
어릴때부터 좋아했던거라, 그나마 제가 할줄 알았던거라 시작했던 미술조차 못하는 제가
다른 차선을 택한들 성공할 수 없겠지요.
숨을 쉬기만 해도 구역질을 동반한 잔기침이 납니다.
미대입시를 하면서 참 많은 욕을 들었었지요, 아니 그리고 삼수를 시작할때쯤은
이제 그 어떤 누구가 잘했어 라고 해도 믿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전 제 그림에 대한 자존감이 정말 낮습니다.
늘 때려치우겠다. 그림이 정말 싫다라고 입에 달고살았어요.
입시에서는 입시결과가 곧 저의 자존감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절망을 앞둔 시점에서 잠깐이나마 실낱같은 제 칭찬을 하자면
전 그래도 재치있는 성격이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죽을것같은 절망과 이중적으로 함께합니다.
사람들은 지금도 절 보고 재밌다고들 지금도 말하죠 그말이 와닿지않고, 그래도 난 슬픈걸이라고 말합니다
그 어떤 일도 저에게 행복으로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제 생각이 늘 막았거든요
디자인 입시를 했었습니다.
그래도 형태력이 좋은 편이라고들 이야기해줬습니다. 물론 다른걸 못하겠지요. 그림에 대한 용기도 없고
그림에 대한 첫느낌이 느낌이 좋다고들 많이들 이야기했었습니다.
재미있게 그린다고들 했었습니다.
손이 빨랐습니다. 거의 반에서 제가 제일 먼저 스케치를 들어갈 정도로
그림이 요구하는 영상을 잘 맞춘다고들 이야가했었습니다.
글을 잘 썼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글을 잘 썼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되고싶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상을 줄만한 표현들을 일상생활에서 잘 기억해뒀다가
언젠가 꼭 제 혼신을 다해 스토리를 구상하고 플롯을 짜고 재배치하고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배치가 됐을때 그걸 정확하게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그림이 좋았었던 이유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싶어서였지요
전 박지원님 일러스트를 늘 수집하고 분석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표현이 매력적이고, 색채는 어떤지 선은 어떤지? 정말 구체적으로 이 선은 굵은지 얇은지 빛을 어떻게 표현하시는지 시점은 어떤지 표정은 어떤지 어떤 방법으로 표현해야 저 느낌이 나오는지.
와 잘그렸다. 느낌이 포근하다. 멋있다. 그로테스트하다 라는 감상으로 끝나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 그려야' 잘그리는지, 어떻게 그려야 포근해지는지. 어떻게 그려야 멋있어지는지. 어떻게 그려야 그로테스크해지는지를 늘 분석하고 제가 그렇게 그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입시장벽을 넘지 못해 늘 미뤄졌었습니다.
그리고 전 이제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면 다시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속으로
될지 안될지 모르는 1년을 내던져야 합니다. 1년전의 저보다 훨씬 피폐한 정신상태로요.
자유롭게 제 능력을 펼치고 갈고 닦아서 인정받고 싶습니다. 꿈이였어요.
지금 이 말을 치는 동시에 니따위가 뭘 하겠냐고라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지금도 많은 고민이 듭니다. 원래 제 부모님은 절 교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워낙 학벌이 중요한 직업이라 제가 못할 것 같고. 차라리 유학을 가면 편해지나? 뭐라도 남나? 자격증을 공부할까 다른 학원을 알아볼까 장사를 할까 뭘 해야 내가 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냥 저세상으로 도피할까 번개탄은 요새 얼마나하나? 목을 매는게 편하다고? 목을 매고 다리에서 뛰어내리면 경추뼈가 탈골되서 단번에 죽을수있다고?
재수를 끝나고 선생님들은 넌 뭘해도 성공할 애다라고 했었었죠
그런데 우습게도 전 지금 아무것도 할 용기가 없습니다.
구구절절 말하는것조차 제 속을 다 긁어내버리는것 같아 삼년동안 어떤 누구에게도 이런 글과 심정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말하는것조차 피곤하고 번거로웠었거든요.
이게 제 마지막 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치셔도 좋고, 용기를 잃은자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기란 참으로 어려운일이지만
마지막으로 한번만 구체적인 대안을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