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아주 평범하게 살고 있는 24살 여자입니다.
이런 글을 올리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개념 상실한 인간 같지도 않은 짐승을 고소하려고 합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아 조금 지루해 하실 수도 있지만 조언 부탁드릴게요.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에 발생합니다.
동생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아서 XX라고 할게요...
당시에 저는 19살이었고, XX는 저보다 두 살 어린 17살이었요.
5년 전에 살던 집은 제가 초등학생 6학년 때(나이로 13살) 전학을 오면서
살게 된 집이었는데 큰 방1개와 작은 방2개가 있었어요.
이사 올 당시에 부모님께서 저와 XX에게 각 방을 주시겠다며 제 책상과 침대,
XX책상과 침대를 작은 방에 넣으려고 하셨는데 방이 좀 작다 보니 안 들어가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큰 방을 저와 XX이 쓰고 작은 방을 부모님이 쓰시게 되었죠.
저는 각 방을 쓰고도 싶었지만 혼자 자는 게 무서울 거 같다는 생각에
XX와 함께 방을 쓰는 편이 더 좋았어요.
그래서 제 침대와 XX 침대를 한 개의 침대처럼 나란히 붙여놓고
책상도 옆으로 붙여놓았어요.
그 때가지만 해도 너무 좋았고 행복했는데...
제가 19살이 되던 해.....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 터집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어요.
제가 좀 일찍 자는 편이라 항상 가족 중에서 제일 먼저 잠자리에 들었죠.
그렇게 기분좋게 꿈을 꾸고 있는데 꿈속에서 자꾸 제 몸이 간지러운 거에요.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깼어요.
잠에서 깨보니 제가 XX 쪽을 향해서 누워 있더라구요.
근데 XX가...
제 몸을 만지고 있는 거에요...
제가 원래 집에서는 브레지어를 불편해서 안 입어요.
아빠도 있고, XX도 있는데 입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하루종일 입고 있자니 너무 불편하고, 솔직히 가족인데 무슨 상관있겠냐는 생각이
저는 더 컸던 것 같아요.
아무튼 XX가 제 가슴과 쇠골사이를 만지고 있더라구요.
근데 제가 잠에서는 깼는데 눈은 뜨질 않아서 XX는 제가 깬 걸 모르더군요.
저는 너무 놀라서 속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하다가
우선은 더 이상 만지지 못하게 몸을 반대편으로 돌려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몸을 돌려 누워서 제가 잘 때 안고 자는 인형이 있는데
인형을 꽉 안고 온 신경을 XX에게 집중했어요.
XX는 제가 몸을 돌리자 자신도 몸을 반대편으로 돌리고 자더라구요...
저는 그 상태로 날이 밝을 때까지 눈만 감은 상태로 누워있었고
XX는 저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세상모르고 자더라구요.
날이 밝은 후에 저는 제가 밤에 겪은 그 일이 꿈인가 싶을 정도로 믿겨지지 않았어요.
XX가 그럴 애가 아닌데 왜? 내가 잘못 느낀 건가? 하는 생각만 하다가
바보같이...XX를 믿기로 결정을 했는데.....
그래서 부모님께도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그 날 그 결정이 어떤 후폭풍을 몰고 오게 될 지 알았다면...
이렇게까지 XX를 원망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그 일을 겪은 후로 저는 며칠 동안을 잠도 못 자고 누워만 있다가 일어났어요.
또 제 몸에 손을 댈까 두려워서 잠이 안 오더라구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시간이 지나니까 긴장이 조금씩 풀리면서 다시 잠을 자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느 날.
XX가 인간이기를 포기한 날이 온거죠...
이 날도 제가 꿈을 꾸고 있었어요..
근데 또...몸이 간지럽더라구요.....
그리고서 잠에서 깼는데...이번에는 제가 천장을 바라보는 자세였어요.
근데 이번에는 ㄱㅅ을...만지고 있더라구요..........
옷 속으로 손을 넣진 않았지만 그 소름끼치는 느낌은 아직까지 기억합니다...
저는 그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역시 이번에도 XX는 제가 깬 걸 모르고 계속 만지고 있구요...
불과 몇걸음만 가면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신데...
이 짐승만도 못한 게 내가 느낀 것만 그것도 두번이나 나에게 친누나에게...그딴 짓을 한다는 게
너무나도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밖에 안 보였어요.
꼭 범죄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들이 답답하게 행동한다고 느끼셨을 때가 있으실 거에요.
그런데 제가 직접 그런 일을 겪으니까 정말 그게 맞는 거였어요...
아무 생각도, 아무 것도 못하게 되더라구요...
그냥 옆에 누워있는 저 짐승을 죽이고 싶다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정말 미친 듯이 죽이고 싶은데...정말 그러고 싶었는데......
지난번처럼 우선 몸을 돌렸어요.
그럼 그 더러운 짓을 멈출 거라고 생각했고, 지난번에도 그랬으니까요.
근데 이번엔 아니더라구요...
제가 몸을 돌려서 인형을 꽌 안고 제가 깨있는 걸 모르니까
티 안나게 이불로 몸을 칭칭 감았는데 그 이불 속을 뚫고 손을 넣으려고 하더라구요.
그런 일...누구든지 겪으면 안되지만.....전 그 순간 나쁘게도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왜 하필 나야...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저는 필사적으로 막았어요.
그 더러운 손이 제 몸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막았어요.
XX는 손을 넣으려고 하다가 잘 안 되니까 포기하고 잠을 자더라구요...
그렇게 공포의 시간이 지나고...저는 밤새 소리도 못 내고 울었어요.....................
날이 밝고 저는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로 계속 생각했어요.
XX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부모님과 얘기하더라구요..
근데 도저히 생각해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부모님께 얘기는 해야겠는데 제 말을 안 믿어주실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 얘기하기 전에 상담을 받아보기로 하고
인터넷에 검색을 몇 번 해보니까 아주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성폭력상담센터가 나오더라구요.
전화, 메일로 상담을 해준다기에 제가 겪은 일들을 자세히 적고
어떻게 해야 XX를 처벌받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어요.
메일을 보내고서 시간이 날 때마다 답장이 왔나 확인을 했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답장이 왔더군요.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마음으로 메일을 읽었어요.
메일은 간략하게 다음 내용이었어요.
우선 쉽지 않은 내용일텐데 용기내서 메일 주신 님의 용기에 지지를 보냅니다.
님이 경험하신 피해는 친족성폭력에 해당될 수 있고, 법적 용어로는 강제추행 혹은 준강제추행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는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에 의해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소시 가해남동생이 만17세 미만이라면 법원소년부에 송치되거나 교육, 상담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님께서 경험하신 피해의 경우 가해자가 남동생/가족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족이 아닌 경우보다 오히려 고소과정이 힘들 수 있습니다.
다른 가족들이 말릴 수도 있고, 계속 봐야하기 때문에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본인이 직접 경찰서에 고소하실 수 있지만, 부모님과 얘기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먼저 본인이 원하시는 것이 진심어린 사과인지,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어린 사과를 원하는 것이라면 전화, 메일, 직접 대면 등 가능한 방법을 통해 사과와 사과문을 요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때 모든 내용은 녹음, 혹은 저장해 두시는 것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그래도 동생이 사과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면 부모님과 다시 한 번 상의하시고, 그래도 원하시는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시 한 번 고소를 고려해보실 수 있겠습니다.
고소는 가까운 경찰서 여성, 청소년계에서 진행하시면 되고, 가능한 사건에 관한 증거가 많을수록 좋습니다.
동생과 대화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 메일, 통화녹음내용 등을 증거로 제시하여 나중에 동생이 부정하는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님과 부모님의 관계가 어떤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데,
만약 부모님께서 도움을 주실 수 없거나, 지지해주시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상담소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호기심'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가족 내 성추행 피해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빠른 시간 안에 시정되지 않을 경우에 피해자에게는 피해를 반복, 가중시키고
가해자 역시 이것이 잘못된 일임을 인지하지 못하여 차후 더 큰 범죄자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님께서 보여주신 용기를 끝까지 잃지 않으셔서, 본인이 원하시는 방법으로 사과를 받아내고
동생이 이로 인한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모로 혼란스럽고 힘드시겠지만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메일의 일부만 복사해서 붙여놓은 거예요.
그 일이 생각날 때 마다 계속 읽어보려고 삭제 안 하고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메일을 읽어보니 상담을 생각보다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 지더라구요.
그래서 그 날 저녁.
저녁을 먹고 난 뒤 XX가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용기를 내서 그동안에 제가 겪은 일을 엄마에게 말했어요...
참고로 이 날이 평일이었는데 아빠는 서울에 직장이 있으셔서
주말에만 집으로 오시기 때문에 엄마한테 우선 말씀드렸어요.
저는 말을 하다가 그 날의 충격이 떠올라서 눈물이 나왔고
엄마는 심각하신 표정으로 제 얘길 끝까지 들어 주셨어요.
그렇게 얘기를 다하고 저는 계속 울었고,
엄마는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다가 XX를 부르셨어요.
XX도 방에서 제가 하는 얘길 다 듣고 있었을 거에요.
제가 그날처럼 그렇게 서럽게, 슬프게, 아프게 운 게 처음이었으니까...
엄마는 방에서 나온 XX를 보고 말하셨어요.
- 너 거기 앉아봐. 너 지금 누나가 하는 얘기 들었지.
- ...응.
- 누나가 한 말 진짜야?
- .....
- 엄마가 묻고 있잖아. 진짜야?
- ..................아니.
하아.........저는 아니라는 저 대답을 듣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면 설명이 될까요..?
아니요...그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되요......
인간의 탈을 쓰고 어쩜 저리 뻔뻔한 표정으로 아니라고 말하는지...
그래서 저는 울면서 말했어요.
- 너 다시 얘기해봐. 뭐라고..?
아니라고....?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하고 소리를 지르는 저를 안고 엄마가 울면서 말씀하셨어요.
- 엄마가 미안해...방을 따로 줬어야 하는 걸...
엄마가 너무 미안해...미안해.......
저랑 엄마는 서로를 안은 채 펑펑 울고
XX는 옆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채 가만히 있었어요...
그리고 엄마가 그러셨어요.
용서해주면 안 되겠냐고.....
자기 잘못도 인정 안 하는 비겁한 자식을 용서하라니요...
엄마 입장도 이해는 합니다.
저도 XX도 다 엄마 자식인데...엄마입장에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잘 풀었으면 하셨겠지만
그래도 잘못을 인정 안 하는 저런 자식을 용서하라고 하시니 너무 화가 났습니다...
저도 물론 이런 생각까지 했어요.
내가 만약에 경찰에 신고를 하면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홀가분하겠지만
엄마, 아빠는 자식 하나를 보내야 하는데 괜찮으실까...
혹시나 나를 원망하시지는 않을까...
그냥 내가 다 참고 용서해야 하나...
근데 엄마가 용서하면 안되겠냐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서
그냥 울기만 했어요...
나 혼자만의 걱정인가 싶었고, 심각한 일이 아닌가 싶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주말이 되었고
저는 엄마에게 얘기한 날 이후로 엄마랑 같이 잤어요.
아빠가 오신 날, 저는 자러 들어간 상태였고, XX는 자기 방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엄마가 아빠에게 말씀하시는 걸 들었어요.
저는 분명 아빠가 이 얘길 들으면 엄청 화내실 거라고 생각을 했고
XX를 진짜 죽기 직전까지 패주셨으면 했어요. 저를 대신해서요...
근데 아빠의 반응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엄마의 얘기를 다 들은 아빠는 딱 한 마디 하시더군요.
- 꿈 꾼 거랑 헷갈리는 거 아니야?
못 믿으실 만한 이야기라는 거 저도 알아요.
근데...꿈 꾼 거랑 헷갈린다니.......
제가 한두살 먹은 애도 아니고 어떻게 꿈 꾼 거랑 헷갈리겠냐구요...
그날 이후로 저는 제가 겪은 일에 대해서 조용히 입 다물고 살았어요.
XX랑은 당연히 남남처럼 지냈구요. 부모님에게도 그 얘긴 더 이상 하지 않았어요.
얘기해봐야 부모님도 저런 반응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반응일지 뻔히 보이니까...
그렇게 XX는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은 채 지내고..
제 억울함과 분노, 아픔은 해소하지 못한 채 그렇게 지내다가
제가 대학교에 입학하는 날.
대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XX에게서 문자였나 전화였나 헷갈리는데
가방 안에 다이어리 좀 펴보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 응. 이라고 대답하고
누나에게...
누나, 안녕?^^ 어색하다...
염치없지만 용기내서 누나한테 편지쓰는 거야
내가 누나한테 죽을 죄 진 거 알아
처음에 모른 척하고 먼저 사과 안 한 거 진심으로 미안해...
나도 사과하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 나더라
지금은 나 모른 척 하고 화내도 이해할게...
하지만 나중에 우리 둘 다 어른이 되도 계속 만나야 되는데
천천히라도 친해지면 좋겠어.
정 힘들면 그러지 않아도 되
그리고 20번째 생일과 대학생된 거 축하해.
누나 올해도 건강하고 대학교 생활 잘해~
정말 미안하고 생일 축하해^^
XX가...
그 때 받은 쪽지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거에요.
이 날이 제 생일이었거든요. 이게 다에요...제가 그 일에 대해 받은 사과는.
그나마 염치없는 거랑 죽을 죄 인 걸 안다는 게 다행이었어요.
용기가 안 나서 쪽지로 사과를 하는 놈이 무슨 용기로 내 몸에 손을 댄 건가 싶었고
이렇게라도 사과를 할 거면서 그날 왜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이 사과가 진심으로 하는 사과인건지 아니면 그저 사건을 덮기 위한 사과인건지도
잘 모르겠고, 어른이 돼서는 잘 지내자고 말하는 건 무슨 생각인건지...
어른이 되면 잊혀질 줄 알았나본데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어쨌든 사과는 했으니 사과는 받았지만 용서는 하지 않았어요.
솔직히 저는 용서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손이 발이 되게 빌어도 모자를 판에 달랑 쪽지 하나 받고 용서하다니요.
그래도 그 쪽지는 증거물로 인정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가지고 있어요.
그렇게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 시간동안 저는 XX와 그럭저럭 지냈어요.
예전처럼 남매 사이가 아닌 그냥 한 집에 사는 사람 대하듯.
근데 XX는 사과 이후로 자꾸 자신이 잘못했던 일을 까먹는지
가끔 저에게 상식이상의 장난을 치거나 저를 화나게 만들더군요.
그 일이 생기기 전까지 원래 서로 장난을 잘 치긴 했는데 생각이 있으면
자기가 날 그렇게 만들어 놓은 후로는 좀 생각해서 행동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무리 사과를 한다 해도 아예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닌데 XX는 그게 아니었던 거죠...
사과했으니 그만이라는 식 같았어요.
5년 동안 힘들어하는 저를 보신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 정신병원가서 치료 좀 받아볼까..? 그럼 좀 괜찮아 질지도 모르잖아.
네...저를 걱정하시는 마음에 그런 말씀하신 거 알죠...
근데 정신병원에는 상처받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준 사람이 가는 게 맞는 거에요.
페북에서도 본 적이 있어요.
정신병원에 꼭 와야 할 사람은 안 오고 엉뚱한 사람들만 온다구요.
물론 상처받은 사람이 가서 치료도 받고 상담도 받을 수 있지만
원래의 목적은 그게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싫다 그랬어요.
정신이 이상한 건 제가 아니라 XX이니까요.
근데 불과 며칠 전 XX가 정말 미친 소리를 하더군요.
XX가 작년 12월 19일 날짜로 입대를 했어요. 그래서 1월 25일이 수료식이었구요.
근데 입대하기 전에 여친을 만들고 입대를 했는데 그걸 부모님께 말을 안 했더라구요.
뭐 저도 이건 이해했어요.
교제할 때 마다 누굴 만나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다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아시는 게 좋긴 하지만 일일이 언제부터 만났고 언제 헤어졌고를 말하는 게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피곤한 일이니까요.
(이건 엄연히 제생각...다르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근데 아무튼 문제는 그게 아니라 다른 데 있었어요.
XX가 입대하기 전에 친구들이랑 서울에서 노는 중인데 돈이 없다면서
돈 보내달라고 전화를 했던 날이 있어요.
엄마는 당연히 그런 줄 아시고 입대하기 전에 마음껏 놀라고 15만원을 보내주셨구요.
그리고 또 하루는 친구들 만나러 갈 건데 엄마한테 차를 빌려달라고 하는 거에요.
아니...상식적으로 남자사람친구끼리 노는데 대체 차가 왜 필요하냐는 거죠.
저희가 사는 곳이 군이라서 놀 곳도 그리 많지 않고,
술집이나 피씨방은 거의 한 곳에 몰려있기 때문에 오히려 차를 끌고 나가는 게 불편해요.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밤 8시만 되면 술집이나 당구장 같은 새벽에 장사하는 업소만
빼고는 문을 거의 닫기 때문에 새벽처럼 어두컴컴합니다.
근데 차를 빌려달라니까 저는 그 때 느낌이 쎄했어요.
다행히 엄마는 차를 빌려주시지 않으셨고 XX는 걸어나갔구요.
그리고서 입대하는 날.
역시나 XX는 아무 말도 없이 군대에 들어갔고 저는 그 날 엄마에게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서울 놀러 간 건 누구랑 간 거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저도 아는 게 없어서 그건 모른다고 답했는데 순간 눈 앞에 XX가 놓고 간 폰이 보였어요.
그래서 폰 보면 알 수도 있다고 했지만 잠겨있으면 못 볼 수도 있다고 했더니
엄마가 폰을 열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뭐...폰 열어보는 건 잘못됐지만 엄마는 이미 머리끝까지 화가 나셨고
사실을 알아야 하기에 저는 수백 번의 노력 끝에 카톡의 비번을 풀었어요.
그랬더니 모든 사실이 다 있더군요.
XX가 다니는 대학교가 대구에 있는데 성적이 안 되서 기숙사를 못 들어가고
자취를 하고 있었어요. 여친이 놀러온 적도 있었고, 심지어 여친오는 날 학교도 빠지구요...
엄마가 먹으라고 보내준 치킨 기프티콘도 여친한테 주고
여친이 돈이 없다니까 돈도 보내주고...
역시나 서울 놀러간 것도 여친과 갔더군요.
그래놓고 엄마한테는 친구랑 놀러왔는데 돈 없다고 돈 보내달라고 하다니...
엄마는 사실을 아시고 엄청 화내셨어요.
학교 다니라고 등록금 내줬더니 학교는 안 가고 엉뚱한 짓만 하고 있다가 거짓말이나 하고
돈이나 빌려가고 입대할 때 까지 아무 말도 안하고 들어갔다고...
엄마는 인터넷 편지에 우리가 안 사실을 쓰자고 하셨지만 저는 말렸어요.
지금은 아무 것도 모르고 거기 있을 텐데 수료하는 날 나오면 얘기하자고...
그 때까지는 모른 척 해주자고...
근데 이 XX가 수료식 날이 다가오니까 먼저 선수를 치는 거 있죠.
손 편지로 수료식 날 자기 여친이 올 거니까 계획 잡은 거 있으면 다 취소하고
여친한테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이상한 질문 같은 거 하지 말라면서...
이게 할 소린가요..?
자기는 거짓말할 거 다해놓고 누구한테 무슨 부탁을 하는 겁니까...
그걸 읽으신 엄마는 화가 많이 난 나머지 수료식 날 안 가겠다고 하시고
저도 너무 화가 나서 인터넷 편지로 다 말했어요.
니가 입대하기 며칠 전에 여친 있는 거 나 혼자서 눈치는 깠는데
니가 말할 줄 알고 난 모른 척 있었는데 그냥 입대하길래
입대 하고 나서 엄마한테 말했고
엄마가 인터넷 편지로 말하려던 거 내가 수료식 때까지는 냅두자고 해서 아무 말 안 했는데
수료식 날 여친이 온다니까 훈련소 안에서 마주칠 거 생각해서
이제와서 여친 있다고 말하고 거짓말한 건 하나도 얘기 안 하고
이상한 질문을 하지 말라는 그런 싸가지 없는 소리는 어떻게 하는 거냐구요.
폰 열어 본 거는 미안한데 니가 거짓말만 안했어도 안 봤을거고
내가 혼자서 마음대로 열어본 거 아니고 엄마가 보자고 해서 본 거라구요.
나한테 그 정도로 거짓말한 거로도 모자르냐고 엄청 뭐라 그러면서
돈 받은 거 돌려드리고 엄마한테 사과하라고 말했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지가 알바든 뭐든 일해서 번 돈이면 여친을 주던 말던 어디를 가던 말던
처음부터 자기 돈이었으니까 상관없지만 알바하기 힘들다고 알바 할 생각조차 안 하던 놈이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 꼬박 꼬박 받아쓰면서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하고 있으니까
너무 얄밉고 왜 저러나 싶고 그냥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돈 돌려드리라고 인터넷 편지로 엄청 강조했구요...
그리고 엄마도 돌려받으실 생각이 있으셔서 더욱 그랬어요.
엄마께서는 수료식 안 가겠다고 말씀은 저렇게 하셨지만
부모님이 안 가면 영내 면회밖에 안 된다 그러더라구요.
영내에서 밥 먹고 영내에 있는 훈련병끼리 모아서 관광을 한다는 얘기도 있구요.
엄마는 또 그거에 마음이 약해지셔서 수료식 날 가기로 마음을 바꾸셨어요.
그리고 수료식 당일.
저는 솔직히 XX가 제가 쓴 인터넷 편지 보고 그래도 XX가 반성의 기미를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여친더러 오지 말라고 할 줄 알았는데
저희 가족보다 먼저 와서 XX랑 같이 있더라구요.
반성할 생각이 없는 건지 뭔지...
하지만 엄마도 다른 사람들이 많고 밖이니까 거기서는 뭐라고 안 하시고
웃으며 반겨주셨어요.
그리고서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할아버지 집으로 갔죠.
(신병교육대가 저희 집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근처에 사세요)
인사를 드리고 얘기를 나누기 위해 자리에 앉았어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엄마가 말하셨죠.(대화 내용은 일부만 쓸게요)
- 누나가 쓴 편지 읽었어?
- 응.
- 어떻게 들어갈 때 까지 아무 말이 없다가 편지로 싸가지 없게 그렇게 얘길해?
- 엄마가 이럴까봐 얘기 안 했어. 그리고 남의 폰은 왜 함부로 봐?
- 니가 애기했으면 안 봤잖아. 지금 니가 화낼 입장이야? 서울도 여친이랑 간 거잖아.
왜 거짓말하고 돈 달라고 그래.
- .....
- 15만원 엄마가 니 통장에서 빼 갈 거야. 그런 줄 알아.
- 빼가던지 말던지.
지가 생각해도 화낼 입장은 아니니까 할 말이 없었겠죠.
거짓말만 안 했으면 안 봤을 것을 폰 열어보는 바람에 다 들켰다고 생각했겠죠.
그렇게 얘기가 대충 끝나고 XX는 여친 만나러 가야한다고 점심도 대충 먹고 나가고
엄마는 군인 적금 들려고 은행이란 은행은 다 다니셨어요.
그리고서 저녁이 됐고 XX는 저녁 6시 40분까지는 다시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신병교육대 앞에 내려줬는데 손 편지 하나를 엄마한테 주더라구요.
집에 와서 엄마가 편지를 읽으시더니 XX가 화가 많이 난 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읽어봤어요.
중간까지는 엄마, 아빠한테 거짓말해서 죄송하다는 내용이었어요.
근데 편지 끝부분에 이런 말을 써 놓았더라구요..?
이제 누나 일 신경 안 쓰겠다고.
지가 뭔데 남의 폰을 보냐고.
남 일에 신경 쓸 시간에 공부나 더 하라 그러라고.(제가 지금 임용시험 준비 중입니다)
공부도 안 하고 그러고 있으니까 여태 집도 못 나가고 그러고 있는 거라고.
(제가 엄마한테 돈 벌기 시작하면 독립해서 따로 산다고 말했었어요)
왜 저한테 화를 내는 거죠..?
제가 분명히 인터넷편지 쓸 때 그랬거든요.
난 니 폰 볼 생각 같은 거 전혀 없었는데 엄마가 보자고 해서 본 거고
폰 열어본 건 미안한데 내 탓하지 말라구요.
근데 이건 무슨 완전 적반하장으로 나오니까 저도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구요.
제 딴에는 진짜 좋게 좋게 얘기한 거 같은데 저 혼자서 자기 폰 열어본 줄 알고
저렇게 말을 하는데 제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지난 5년 내내 그 일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더 사과한다던가 하지 않았어요.
근데 자기가 언제부터 그 일에 대해서 신경을 썼다고 저렇게 말을 하는지...
그래서 XX가 저한테 지 할 말 다했듯이 저도 똑같이 해주려고 합니다.
부모님이 걱정되긴 하지만 이제는 저부터 살고 봐야겠어요...
저는 5년이면 충분히 힘들었다고 봐요......
XX가 마땅히 벌을 받지 않는 이상 저는 계속 이렇게 힘들어하면서 살 거 같은데
그래야 될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5년이나 지났지만...제가 당한 성추행으로 고소하려고 하는데요.
어떻게 고소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벌금이던 처벌이던 많이 받았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고소가 되는지도 궁금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법 알려주시거나 조언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