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 사람을 찾습니다
행인
|2017.02.26 00:25
조회 3,244 |추천 27
안녕하세요. 지난 2월 25일 제 17차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시간대는 대략 6시 30분에서 7시 30분 사이로 짐작하고 있고, 확실한 것은 그땐 이미 해가 진 후였고 마술사 이은결씨의 공연이 시작하기 전이었습니다.
저는 사촌 언니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했으며, 5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무대 옆에 자리를 잡아 앉아 있었습니다. 무대 옆이었기에 원래도 무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스크린이 그나마 살짝살짝 보이는 자리였으나, 자리를 잡을 수가 없었던 사람들이 무대 옆에서 서서 보았기에 뒤에서는 볼 수가 없었고 5호선 경복궁역에서 오는 분들의 경우 좁은 길을 지나가야 했습니다.
앞서 말한 그 시간대에 저와 사촌 언니는 집회에서 마주친 한 아저씨와 대화를 하고 있었고, 부끄러운 말이지만 그때 제가 조금 울었습니다. 그때쯤 한 아주머니께서 제가 우는 것을 보아서인지, 아니면 보기에 추워 보였던 것인지 제게 목도리를 건네 주셨습니다. 괜찮다며 사양했지만, 뭐라 하셨는지 정확하진 않다만, 좋은 거니 하고 있으라며 제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얼떨결에 감사하다 받긴 했다만, 그 말을 하고 뒤로 가셨는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집에서 이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아 행진까지는 하지 못하였고, 그 아주머니를 다시 뵐 수도 없었습니다. 근처에 있던 분께 목도리를 맡기고 주인이 찾아오거든 돌려주시라 부탁을 해야 하나 싶다가, 그러지 못하고 결국 목도리를 맨 채로 집에 왔습니다.
제가 매고 있던 목도리의 택을 사촌 언니가 보고서 이 목도리가 고가의 상품인 것을 알게 됐고, 이 목도리를 돌려 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니는 이미 이리 된 거 어쩔 수 없으나 너도 다음에 이와 같은 일을 베풀어라 말했지만, 그래도 돌려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씁니다.
그 아주머니의 인상착의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설명하지면, 짧은 단발펌에 회색 체크무늬(혹은 다른 패턴)인 목도리, 코트인지 패딩인지는 기억이 나진 않으나 긴 아우터를 입고 계셨습니다. 그 순간엔 아주머니께서 목도리를 하고 계시는데, 이 목도리는 어디서 난 건가에 대한 의문이 잠깐 들었었는데, 이후 언니와 얘기하던 중 옆에 남편으로 예상되는 분이 목도리를 안 하고 계셨고 목도리의 주인이 남편분인 것 같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아주머니가 젊어 보이셔서 연세를 정확히는 알 수 없다만, 그래도 5~60대가 아닐까 짐작합니다.
저는 남편분을 보지 못했기에 더 자세한 얘길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혹시 제 근처에 있었던 분이라면 들었을 수도 있는데, 제 뒤에서 ‘거기 빨간 패딩 아줌마! 좀 앉아요!’라는 말을 한 게 이 일 전후로 10분이었던 것 같네요.
이 글은 목도리를 돌려 드리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자 썼습니다. 혹 촛불집회에 다녀온다고 아니면 약속에 다녀온다고 나가신 부모님이 돌아오셨을 때 처음과 모습이 좀 달랐다거나, 이 당시를 기억하는 분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목도리랑 제 인상착의는 일단 내일이라든지 해서 올릴게요. 집에서도 그냥 잘 하고 다니라고 말하는데, 제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진짜 감사해서 꼭 찾고 싶어서 이 글 올려요. 묻힌다면 아마 계속 올릴 것 같아요... sns에 올리는 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제가 sns를 달리 안 하는지라 판의 화력 믿고 올립니다. 부디 찾아주세요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