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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우울하고 지쳐서 한탄 좀 할게ㅋㅋㅋ

음, 안녕. 오죽 털어놓을 곳이 없으면 매번 익명의 힘을 빌릴까.
나도 이런 내가 좀 안쓰러우면서도 혐오스럽네.

솔직히 내 심정이 제대로 이해가 될지 모르겠어. 그냥 다들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더라고, 내 상황이.
솔직히 내 상황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긴 하지만.

일단 난 완벽주의적인 성격인 것 같아. 글씨나 순서에 대한 강박증도 심하고, 하나를 잘못 망치면 전부 망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심리적인 병이겠지, 아마?
그리고 난 선천적으로 몸이 아파. 익명인데 그냥 병명 깔까?
터너증후군이야. 염색체에 이상이 있대. 정확한 증상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아주 자세히 나올 거야.
그래서 나 키도 정말 작고 곧 성인인데 생리도 아직 안 해.

그리고 바로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난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내 인생은 이미 망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뭐랄까,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어. 이 몸으론 절대 연애나 결혼은 힘들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외모적인 것과 성적인 것에 대해서 트라우마가 있어. 성 관련 이야기나 속옷 사는 것도 솔직히 싫어해. 이유는 나도 몰라. 그냥 내가 성적으로 정상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맴돌아서 온몸이 거부를 해. 그냥 수치스러워.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야. 정확히 중2 여름방학 때 판정을 받았어.
몇 주 동안 맨날 울면서 잤었는데 지금은 매일까진 안 울어. 그치만 너무 지쳐. 심적으론 지금이 더 힘들어.
사실 중학생 땐 이렇게까지 자괴감 들고 힘들지 않았어. 아마 조금 어렸을 때라 수치심이 덜 들었던 것 같아.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업 스트레스까지 겹쳐서 이렇게 된 거일 수도 있고.
아무튼 중학생 땐 그럭저럭 버텼는데 고등학생 되니까 너무 힘들더라. 고1 때 생명과학을 배웠었는데 교과서에 내 병이 나오는 거 있지? 그 기분 알아?

마침 비슷한 시기에 애들을 좋아하게 되었어. 내겐 큰 선물이었지. 힘들 땐 애들 사진 보고 애들 노래 들으면서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있잖아. 애들 보면 힘이 나면서도 너무 힘들어. 그냥 나도 저렇게 멋있는 사람 만나고 싶은데 그럴 순 없겠지 싶은 생각이 가득해. 또 애들처럼 맹목적인 사랑도 받고 싶고. 그냥 너무 부러운 거야.

나 작년 겨울에 엄마한테 다 들켰어.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정말 너무 힘들면 익명의 힘을 빌렸었거든, 지금처럼. 그걸 엄마가 읽은 거야.
처음엔 정말 수치스럽고 알몸으로 있는 느낌이었어. 그래도 엄마가 날 위로할 줄 알았어.
그런데 엄마가 뭐라는지 알아? 진짜로 힘들고 불행한 사람들을 못 봐서 그런 거래. 따뜻한 밥 먹고 포근한 침대에서 잘만 자면서 뭐가 그렇게 힘드녜. 나 자살하면 시체도 안 찾을 거래. 나중엔 차라리 그냥 죽으라고 발악을 하더라.
그 이후로 결심했어. 내가 자살하는 한이 있더라도 실제 안면 있는 사람들한텐 절대로 힘든 거 다 털어놓지 말아야겠다고. 특히 가족들한테.
엄마한테만 상처 많이 받은 건 아닌데 그냥 자세한 얘기들은 생략할게.

가뜩이나 건강 문제 때문에 자존감이 지하를 뚫고 지나가는데 주변 환경들이 더 날 미치게 만들고 있어. 입시 스트레스, 학교에서 친구 문제 등.
나 학교에서 딱히 친한 친구도 없어. 한 명이랑 같이 다니고 있는데 그냥 서로 없으면 혼자가 되니까 급식 먹을 때나 이동할 때만 같이 다녀. 항상 내가 끌려다니는 편이라 도살장 끌려다니는 것 같아. 지긋지긋해.
자존감이 낮아서 항상 남을 의식해. 남들은 날 어떻게 볼까 의식하면서 행동해서 그런지 많이 소심한 편이거든. 키도 작아서 그런가, 다들 그냥 내가 만만한가 봐.

매일 자살을 결심해. 살 이유가 없거든.
아직도 안 죽은 이유는 딱 하나야. 아픈 게 두려워서. 못 죽은 거지.
그렇게 버티면서 나이를 먹겠지. 30살 이전에는 무조건 죽을 거야. 이건 확실해.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서라도 안락사 가능한 곳에 갈 거니까.

그냥 밤만 되면 더욱 우울하네. 내 얘기 들어줄 사람도 없고.
고통스럽고 끔찍해도 아침이 되면 또 눈을 뜨고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야자를 하겠지.
끝이 없는 지옥이란 게 바로 여기일까?

안녕.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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