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신 5개월 30초반 예비엄마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있습니다.
편하게 a,b,c라고 할게요.
20대 중반까지는 진짜 넷이 죽고 못 살 정도로 죽마고우처럼 붙어 다녔구요.
그 중에 a와 좀 더 친하게 지냈습니다.
a랑은 특히 흔히 그 나이때 그렇듯 평생 친구니 뭐니 그렇게 어울려 지냈어요.
노는 게 너무 잘 맞았고 a가 욱하고 다혈질적인 면이 많아서 자주 싸우긴 했지만
또 챙겨줄 때는 정말 잘 챙겨주었고 마음이 여린 면도 있어서
싸우고 화해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 20대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혼전임신으로 c가 먼저 결혼을 했고,
c나 c의 남편, c의 시댁쪽이나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기에
c는 임신때도 그렇지만 출산 후에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자연스럽게 저희와는 조금 멀어졌고 어쩌다 놀때에도 얼굴만 겨우 내미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작년에 결혼을 했구요.
a, b, c 모두 축하를 해주었고 a는 더 친한만큼 본인 엄마도 데리고 왔습니다. (엄마랑 사이가 각별합니다)
오래 알고 지낸 세월만큼 a의 엄마와는 몇번 같이 밥을 먹은 적도 있어요.
그리고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어쩌다 신혼집을 a의 아파트로 가게 되었고
a와는 1동 2동 옆동 이웃이 되었습니다.
옆동 이웃이 되면 더 자주 보고 편하게 볼 수 있겠다 싶어 저는 더 좋았구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는 a랑 b에게 이상하게 좀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결혼하고 나서 일을 그만두기도 했고
아무래도 결혼을 했으니 미혼들과는 다를 수 밖에 없어서 그럴 수 있다, 라고 이해는 했는데
나름 섭섭하더라구요.
그래도 좋게 좋게 생각했고, a엄마와는 아파트 단지내에서 자주 만나게 되면서
인사도 나누고 짧게 짧게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한번은 a엄마가 선물로 귤을 박스로 받았는데 너무 많다며 싸주시기까지 하더라구요.
저는 너무 고마워서 답례로 저도 몇번, 여행가서 사온 선물이나 과일 등을 드렸고
a가 그때 한참 새로운 남친을 만나고 있을 때라 집에 거의 붙어 있진 않아서
a엄마에게 직접 연락을 드리고 집으로 가서 드렸습니다.
그럴때마다 a엄마는 고마워하시며 집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차나 과일 등을 주셨고
짧게 담소도 나누고 집에 돌아가곤 했어요.
그러다 제가 덜컥 임신이 되었고 심한 입덧으로 집에서 한 3개월은 꼼짝도 못했습니다.
남편하고 저는 나이 차이가 좀 나는데
남편이 늦게 한 결혼이고 그토록 바랬던 임신이다 보니
해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해주려고 저에게 지극정성이었어요.
시댁이 잘사는 편은 아니었으나 남편이 자수성가한 스타일이라
저희 둘이 살기에는 엄청 여유로운 건 아니었으나 그래도 부족함은 없었고
저도 입덧이 끝나고 나서 16주 이후부터는 임산부 요가도 다니고,
남편이 마사지를 끊어줘서 산전 마사지도 꾸준히 받고 있고,
남편이 태교여행도 중요하다며 시간날때마다 틈틈히 가까운 거리라도 놀러가는 등
남편 덕분에 편하고 행복한 임신 생활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b랑 좀 더 연락을 자주 하게 되었구요.
결혼 전보다는 아니지만 입덧해서 꼼짝 못했던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a랑 b랑 c는 정말 어쩌다 가끔 얼굴도 봤었고 sns에 글 올리면 댓글도 주고받곤 했었는데
a랑은 확실히 좀 멀어진 감이 있었고 지금은 b랑은 좀 더 가까워졌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b가 저에게 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a가 절 엄청 욕한다는 겁니다.
결혼하고나서 개구리가 올챙이일적 생각을 못한다나.......
b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고 이제 결혼할 때만 기다리고 있는데
a는 계속 만났다 헤어지고 만났다 헤어지고 남자가 없으면 무척하는 외로워하는 스타일이라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저 남자다 하면 만나는게 있었어요.
사실 a가 20대때에는 제일 잘 나갔었는데
점점 20대 후반, 30대로 접어들면서
c나 저는 결혼을 했고 b는 오래사귄 남자친구가 있으니까 조바심이 났는지
본인도 제대로 된 남자가 안 꼬여서 우울하다 힘들다 하소연을 한 적이 있었고
그때 저랑 b가 이젠 나이가 있으니 외롭다고 덜컥덜컥 만나지 말고
시간을 갖고 좋은 남자다 여겨지면 결혼까지 할 생각으로 만나라고 충고 아닌
조언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걸 마음에 담아놨나 봅니다;;
예전엔 자기보다 쭈구리였으면서 지가 뭔데 충고질이냐고 그랬답니다.
그런데 그 얘긴 저만 한게 아니고 b도 같이 했는데 b한테 그 얘기를 한거예요.
그리고 c가 생활이 넉넉하지 않아 힘들게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는데
집에서 노는게 자랑도 아니고 마사지니 여행이니 남편 등꼴 빼먹는지도 모르고
자랑질을 해대냐며 오히려 지가 c보기 민망해서 미안했답니다.
저는 자랑질을 한적도 없는데 말이죠.......
가끔 단톡방에서 뭐하냐고 누군가 톡 보내면 나 지금 요가 왔어, 마사지 끝나서 톡 지금 봤다
이런 식으로 답장을 했었고, 여행은 sns에 갔다 왔다고 사진 올린게 다입니다.
이것도 자랑이라면 자랑이라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또 이제 a엄마에게 뭐 갖다주지 말랍니다;
자기들이 거지도 아니고 뭘 자꾸 갖다주냐고 그랬대요.
a엄마도 지 딸 통해서도 아니고 본인한테 직접 연락하고 오는 건 예의가 없다고 했다네요.
자꾸 찾아오는 것도 너무 부담스러웠다구요.
그런가요? 전 몰랐습니다..
친한 친구의 엄마이기도 했고 안면이 없던 사이도 아니니
처음에 먼저 귤을 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답례를 했던 것 뿐인데
그 몇번이 너무 오지랖스럽고 친구를 통하지 않은 연락이
그렇게 예의가 없을 줄을 몰랐습니다.
부담스러웠다면 그건 제가 명백히 오지랖을 부린 셈이니 신경을 못썼던건
너무 죄송스러운 일이나
항상 저를 보며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셨는데 속으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a보다는 a엄마에게 더 심한 배신감과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차라리 a를 통해 건너 말씀을 해주셨으면 아 내가 과했구나 하면서 자제했을 거예요.
그런데 진짜 몇번이 다입니다.
그냥 그 소리들을 들으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요.
몇일 밤잠도 못 이룰 정도로요.
특히 a랑은 더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잖아요.
어제는 마사지를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저 멀리서 a엄마가 걸어오고 있는 겁니다.
진짜 이젠 얼굴 조차 보기도 싫고 꼴뵈기가 싫어서
모자 푹 눌러쓰고 못본 척 쪽문으로 돌아서 갔구요.
정말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a는 물론이고 a엄마 조차 가식이고 속 다르고 겉 다르다는 걸 철저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b가 또 저녁에 연락을 했어요;
a가 그러는데 제가 자기 엄마를 보고도 못본척 했다고
자기 엄마는 절 알아보고 인사를 하려 했는데 분명 저랑 눈이 마주쳤는데
제가 고개를 휙 돌려버렸답니다.
그러면서 싸가지가 없다고 결혼하고 나더니 눈에 뵈는 것도 없냐고
거만해진 ㄴ 어쩌고 저쩌고 그랬다는데 하 참 이걸 진짜 어찌해야될지.
b는 제가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말해주는 거라는데
a한테는 말하지 말아 달래요.
자기도 정말 고민 많이 한거라고, 싸움이 나면 자기만 중간에서 난처해진다고.
b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저도 두 모녀의 마음을 몰랐던 것보다는 차라리 알고 하루라도 빨리 인연을 끊는게
낫다고 생각을 하구요.
a 연락이나 sns도 끊어버리고 싶고
a의 엄마조차 단지내에서 만나면 정말 인사고 뭐고 아예 쌩까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a 모녀는 본인들이 저를 씹는 걸 제가 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저 혼자 갑자기 그러면 주위 사람들한테도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될텐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냥 겉으로만 적당히 받아줘야할지
a엄마도 만나면 인사만 대충 해야할지
같은 이웃동 주민이 되었다고 기뻐하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이게 참 무슨 꼴인지...
정말 얼굴도 보기 싫어 죽겠는데 어째야 할지 고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