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 여자 이구요, 결혼 2년차가 된 전업주부 입니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힘들고, 이제라도 혼자 서야겠다고.....각성하면서 글을 씁니다
인생을 더 경험하신 분들의 쓴소리와 조언을 구해요..
남편과 저는 10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2년차 부부이구요
제가 일도 그만 두고, 깊은 우울증과 대인기피에 처해있을 때 만나게 되어
길지않은 연애 끝에 결혼을 했습니다
너무나 헌신적이고 나를 아이처럼 대해주었던 남편과 결혼해서
보호받으며 평범하게, 무난하게 살고 싶었던 안이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를 사귄적은 있었지만,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라고 느낀적이 없었고..
어린시절부터, 연애결혼을 하셨지만 사이가 많이 안좋으셨던 부모님을 보며
다들 사랑해 마지못할 사람과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만나도 나이가 들면 다 저렇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다 핑계죠 ..
남편은 가족과 유대감이 거의 없는, 거의 혈혈단신으로 타지에 살고 있었고
오랫동안 해오던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였습니다
성인이 되어 생긴 우울증에 밝았던 성격이 많이 변하고, 불면이 심한 저를
아픈 손가락처럼 생각하셨던 부모님께서는
제가 마음이 아프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과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사실까지
다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너무 고마워하셨고, 결혼 할 때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번도 결혼 전 상의했던 생활비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었지만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 혹 벌써 걱정을 하실까 잘 지내고 있다고 하였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원래 좀 기복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퇴근한 남편이 우리 망했어... 라며 회사가 망했고 빚 독촉을 받고 있다고 했어요
신혼집으로 살고있던 집이 전세가 아니라 월세라는 사실도 알게 됬어요
ㅡ부모님과 남편, 저 이렇게 같이 결혼 전 전세를 알아보고 같이 집을 보러다녔었어요
그 날 처럼 충격받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때까지 아니 그 전날까지, 퇴근하기 전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었고
평범하게 생활하던 남편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여기저기 대출에 이자로 나가는 돈만도 한달에 꽤 되었고
신용불량 상태였고 회사가 어려운지도 꽤 됬으며
월세와 집 관리비도 몇달 째 밀려있는 상태였어요
경제적으로 너무나 무지했던 제 탓이지만, 너무 큰 충격을 받았어요
결국 부모님께서 알게 되셨고, 결혼 전부터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크게 화를 내셨지만
젊은 사람이 그럴 수 있다며, 빚 정산에도 도움을 주셨고
거짓말 한 것은 정말 밉지만
넌 우리집 아들이고 내 자식의 남편이라며 용서하고 도와주셨어요
사실 그때도, 저는 혼자 살 용기가 없어서 그냥 상황을 방치해 두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다시 시작한 결혼 2년차
1년을 경제적으로 힘들게 보냈지만, 또 평범하게 1년을 보냈어요
그러던 중 갑자기 남편이 편지를 써두고 집을 나갔어요
난 사람도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본가로 내려가라고, 이제 진짜 아무것도 없다고 ..
큰 소란 끝에 그날 저녁 다시 연락이 와서 만났지만
1년간 1억의 빚을 또 졌다고 하더라구요 ..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그 전 년도에 빚을 갚으라며 도와주신 돈도 또 돌려막은 상태였구요
어쩜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이 이렇게나 경제관념이 없을까
이렇게 책임감이 없을까
집 나가기 전 날, 같이 쓸 생필품을 고르며 보냈던 사람이 어떻게 이럴까
정말 이해가 안되고 정말 궁금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그렇게 또 당장 살 집을 옮기고 지내고 있는데
정말 답이 없는거 같아서, 이제라도 정신 차려야 할 것 같아서
전에 가끔 구경했던 네이트에 글을 올리게 됬어요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며 참 냉정하구나 싶을 만큼 현실적인 조언과 비난도 많이 봤고
얼굴은 모르지만 눈물날만큼 따뜻한 위로도 본 적이 있어요
저와 남편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된 데에는
난 마음이 아프니까, 정신적으로 힘드니까 하며 자기위안을 했던 제 탓이 가장 크고
너무나 헛되게 살아왔다는 것을 잘 알아요
돈 문제 말고는 우리 부부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남편은 큰 빚을 지고 경제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상황인데도
저에게 한번도 상의하지 않았고
어떻게 나를 와이프로 생각했다면 그럴 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걱정할까봐, 모를때까지 숨기고 싶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닥칠때까지 난 바보처럼 있다가 진짜 답이 없는 상황일 때에 와서야 통보하면 되는거냐고 따졌더니
막을 때 까지 막아보려고 했고, 진짜 끝에 와서야 말을 한 거래요
이야기를 해 보니 남편의 성격이 원래 그렇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은 원래 그렇게 살던대로 산 것인데, 내가 그 사람을 다르게 생각한 잘못이라고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 인데,
아 나랑 관념 자체가 다르구나... 이제 와서 절대 바뀔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
그리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남편과는 결혼 초 부터 잠자리가 거의 없었어요
결혼 전 평범한 연인처럼 잠자리를 했지만, 결혼후 거의 잠자리를 하지 않더라구요
뽀뽀하고 안아주는 스킨십은 날마다 했지만,
남자인데 잠자리를 안하는 남편이 이상하고 궁금하고 걱정되기도 했어요
처음엔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이 남자는 성욕이 별로 없나 했어요
너무 속상하고 자존심상해서 술자리를 마련해서 직접 묻기도 했어요
내가 많이 변했냐고, 혹시 내가 뭘 잘못했냐고 ..우린 부부니까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는게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고
그런거 없고 걱정거리가 많아서 힘이든다. 그냥 그러더라구요
따질 수 없었어요
근데 헤어질 생각을 하니 잠자리 문제도 참 큰 갈등이었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내가 결혼하고 헤이해졌나 해서 운동도 많이 했고 늘 꾸미고 있으려고 나름 노력했고
나한테 여자다움을 못느낄까봐 화장실 한번 편하게 간 적이 없어요
..그냥 그랬어요 ..
결혼 생활에 이런 문제를 겪으신 다른 분들도 있겠지만,
이것도 참 그냥 다 묻어두고 살 수 없는 문제인거 같아요 ..
일단 이 나이에 부모님께 생활비를 받아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돈을 벌어야 할 텐데, 앞으로 일을 해야 할 텐데
경력이 끊긴 30대 여자가 앞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요 ..?
결혼생활 몇 년 되지도 않아 이혼녀가 된 딸이 본가로 내려가면
부모님은 얼마나 속상하고 창피할까요 ..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할 지 모르겠는데,
그리고 어떤 분들이 어떤 조언을 해 주시든 결국 선택은 제 몫이라는 것도 아는데
너무 답답하고 그래서 이런 글을 썼어요 ..
맥락도 안맞고 하소연만 있는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