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헤다판 자주 들어오면서 첨으로 글도 써보고 ㅋㅋ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힘내세요 한 마디에 진심으로 위로도 받고.. 넘 고마운 공간이라 오늘 하루 왠지 좀 저를 후련하게 해준? 생각들 몇 가지를 남겨봅니다.
<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미련을 부추기는 종류의 생각들>
1. 후폭풍이 있냐 없냐, 반드시 연락 오게 되어있다.. 그런 건 다 소용 없는 것 같아요.
여기서 남자는 3주에서 늦어도 여섯 달안엔 후폭풍이 오게 되어있다던지, 언제가 됐든 반드시 연락 온다던지, 전여친이 꼭 생각이 난다던지.. 그런 글들 첨으로 접하고 걔도 그러겠지 희망도 가져보고 ㅋㅋㅋ 절대 먼저 연락하면 안 돼 매달리면 질린댔어! 굳게 맘도 먹고 그랬었는데요.
선폭풍이든 후폭풍이든 남자(여자)로만 일반화시킬 수도 없고, 설사 많이 힘들어 한다해도 그게 반드시 재회 하고 싶은 의지로 이어질 순 없는 것 같아요. 연락 문제도 개개인의 성향과 상황 따라 천차만별이겠죠.
케바케라고 하죠. 각자의 연애마다 수천개의 다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헤어진 원인, 두 사람의 성격, 현재 상황.. 모든 게 다 다를 테니까요. 설사 보편적인 어떤 경향이 있다고 해도 그게 내 연애에도 해당하리라는 보장은 없죠. 미련이 남으니까, 어떻게든 희망 가져보고 싶어서 저런 글에 더 매달렸던 것 같아요. ㅎ 근데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반드시 ~ 한다 같은 법칙 같은 건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철저히 내 케이스만 가지고 따져봐야 한다는 거.
2. 상대방의 마음은 어떨까 (헤어지고 난 남자심리/ 여자 심리)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저도 헤어지고 지하철에서 웹툰 보다 말고 울고, 캔맥주 먹다 말고 울고 ㅋㅋㅋㅋ 아침에 출근 하기 전에 울고 ㅋㅋㅋㅋ 직장 일도 바빠죽겠는데 이주째 집중 하나도 안 되고 마감 펑크 내고.. 매일 난 미칠 것 같은데.. 쟤는 연락 하나 없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고.. 너 이 새끼 벌써 새 여친 생겨서 일케 잠잠한가 나랑 평생 만나는 사이로 남고 싶다더니 다 거짓부렁이었어 아오 이 나쁜 새끼 욕이 다 나오는 심정이었어요 ㅋㅋㅋㅋㅋ
헤어지고 남자(여자) 감정변화, 심리 이런 거 엄청 찾아봤어요. 처음 1~2주 해방감에 날뛰다 한달쯤 두달쯤 지나면 후폭풍 몰려온다, 한밤중 '자니?'가 이 때 시작된다.. 뭐 그런 글들. 다들 아시죠. 저도 외웠습니다 이제ㅋ. 이런 글 보면서 걔 심리 가늠해보려고 하고, 나한테 했던 말들 떠올리면서 감정 유추해보려고 하고.. 그래 돌아올거야, 아냐 걘 벌써 마음 끝났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뒤바뀌고 미련과 단념 사이를 오가고.
근데 이게 제일 미련한 짓 같아요. 그 사람 감정을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순 없는 거니까. 헤어지기 직전에 깨달은 건데, 당연한 말이지만 그 사람은 내 것이 아니더라구요. 그 사람의 생각도, 감정도.. 내 마음이 아무리 절실하다고 해도 그 절실함이 리모콘이 되어주진 않잖아요. 그 사람 속으로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거고, 혼자만의 예상들은 결국 나를 좀 먹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선 차라리 직접 물어보는 게 젤 낫다 싶기도 해요.
<오늘의 깨달음: 여자 분들.. 우린 곧 죽어도 멋있어져야 해요.>
헤어지고 젤 정신 번쩍 차리게 해준 말이.. 제가 헤어지고 연락 하려고 하니까 (상대가 맘 떠나서 헤어진 케이스에요) 아는 사람이..
미쳤냐. 그거 엄청 찌질해보여. 걔는 네가 안 멋있어져서 헤어진거야.
이런 말을 했거든요. 진짜 정신이 확 들었어요.
연하의 남친이었고, 첨엔 제가 분위기 있어보여서 좋았대나 ㅋㅋ 뭐 그랬어요.근데 제가 직장 다니면서 한참 피폐해졌었고 걔한테 많이 의지했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친구가 점점 저를 지쳐하게 됐고 태도가 많이 변했어요.막판엔 이 사람 참 나를 함부로 대하는 구나, 싶어질 정도로. 그래서 먼저 헤어지자고 했죠.사실 진짜로 끝이라는 맘보다는 이 관계를 끝내는 걸 택해야할만큼 네가 한 행동들은 너무 했어, 이걸 알아줬으면 하는 맘이 컸는데.. 안 잡더라구요. 좋게 얘기하고 헤어졌어요.
이번주 내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으면 아무것도 상관없을 것 같다.. 이 생각이 정말 절실했어요. 네가 나한테 가끔 개차반처럼 군 거 그게 다 뭐라고. 당장 못 만나는 게,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게 훨씬 더 못 견디겠는데. 너무너무 연락해서 붙잡고 싶었지만,
그래도 꾹 참았어요. 지금도 안 할 생각이에요.헤어지는 날 조목조목, 너랑 끝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했어요. 거기에 대해서 고민해서 다시 돌아올 게 아니라면 다시 만나선 안 되는 것 같아요. 수십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아무래도 상관없지가 않아요. 여전히 상처에요. 지금도 그 날 밤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그게 왜 상처인지 모른다면 우린 안 되는 거에요. 이게 진짜로 대등한 관계의 연애라면 네가 나를, 나도 너를 존중하고 아끼는 연애를 하는 게 맞잖아요. 막판에 너는 나를 존중하지도, 아끼지도 않았어요. 내 감정에 1도 관심 없었어요. 짜증이나 냈지. 그래서 안 하려구요. 또 하나는... 지금 그 사람이 필사적으로 돌아오길 바라는데는 나는 네가 다시 돌아올만큼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인정받고 싶은 보상심리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인정을 그 사람한테 받으려고 하는 것도, 여전히 그 사람한테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잖아요.
곧 죽어도 멋있어져야 한다는 말은 내가 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에요. 헤어지고 나서 자존감 찾자 자기관리 잘 하자 네 그런 얘기들이랑 비슷해요.
좀 더 정확히는 이별 후에도 감정적으로 너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심리적으로 결정권을 너에게 쥐어주지 않는 것). 아무리 미련이 남고 애가 끓어도 자신의 기준을 갖는 것(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지 온전히 내 관점에서 스스로 정하는 것), 재회를 원한다면 거기서 뭘 하는지, 뭘 원하지 않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 같아요. 내 삶이 있으니까, 그 사람 없다고 끝나는 거 아니니까, 연애는 그냥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니까, 웬만큼 힘들고난 후에는 자기 생활도 잘 해야하구요. 좋은 영화, 좋은 책 보고, 공부도 하러 다니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 만나서 기운도 받고. 상처받고 쭈글쭈글어진 나, 재충전 해야죠. 너 없이도 다시 잘 살아야 하니까.
내 가치관이라는 게 있잖아요.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가 있잖아요. 네가 좋아하는 나, 네가 사랑하는 나, 떠난 그 사람의 애정을 받아야만 의미 있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내가 멋진 사람이라는 느낌을 스스로 가질 수 있어야 상대한테 차였든 환승이별을 당했든어우 지들이 복을 걷어찼네, 하고 잘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잘 살아봐요. 놈들한테 너무 휘둘리지 말고.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지만 헤다판분들아낍니다 징짜... 동병상련 동지들이라.. 우리 같이 잘 이겨내봐요.
ps.사실 제가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사람이랑 매주 한 번은 잠깐씩 얼굴을 봐야해요.저번주에 한 번 얼굴 보고 폭풍찌질을 떨었고.. 내일 아침에 또 보게 될 예정입니다.또 미련 떨고, 찌질하게 굴지 않으려고 마음 정리 하느라 쓴 글이기도 해요.
건투를 빌어주세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