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오늘 아침에 지하철에서 너무 어이없는 일을 겪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20대 초반이지만 화장도 거의 안 하고,
임부복을 입을 때도 있지만,
제가 중고등학생 때 초고도비만이였다가 다이어트하고 결혼해서 아기를 가진 거라
뚱뚱했을 당시에 입었던 박시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기도 합니다.
아침에 너무 바빠서 급하게 샤워하고, 머리도 못 말리고, 화장도 안 하고
오늘 아침에 일이 있어서 어릴 때 입던 트레이닝복과 백팩을 메고 지하철에 탔습니다.
저는 지하철 노선도의 끝 부분에 탔는데도 아침 시간이라 일반석에는 자리가 없었고,
임산부 배려석에는 대학교 잠바를 입은 여학생들이랑,
교복 입은 여학생이 앉아있었습니다.
그 앞에 서 있었는데도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아서 노약자석에 앉았습니다.
백팩에 짐이 많아서 백팩을 무릎에 올려놓고 껴안고 앉아있었습니다.
중간에 할머니 두 분이 오셨는데 저도 배가 불렀고 힘들었기 때문에 앉아서 갔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두 분이랑, 할머니 옆에 서있던 4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이
대놓고 저 들으라고 요즘 젊은 애들이 경우 없게 노약자석에 앉아서 간다고 하면서
저에 대해서 버릇 없고, 예의 없다는 듯이 얘기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제가 앉아있는 맞은편 노약자석에 자리가 생겼고,
제 앞에 서서 제 욕을 하던 할머니 두 분은 그 쪽에 앉으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내릴 역에 도착해서 일어섰고,
목에 걸고 있던 임산부 배지를 본 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얘기하던 40대 여자분이
옆에 있던 일행으로 보이는 남자분한테 "임산부였네~" 하시더라고요.
저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제가 오늘 임산부 배지를 안 챙겨 왔더라면
끝까지 경우 없고, 예의 없는 어린 년이 됐겠죠.
그리고 제가 임산부라서 그나마 다행이지,
임산부 배지처럼 몸이 불편하다는 걸 입증할 수 없는
몸살, 생리통, 근육통과 같은 원인 때문에 아픈 상황이였다면
더더욱 억울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학교 잠바를 입은 여학생들이랑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앉아있었는데
학교 다닌다고 임산부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배려석이 의무적으로 임산부한테 자리를 양보해야하는 자리도 아니였기 때문에
노약자석에 앉은 게 그렇게 잘못인가요?
그리고 노약자석은 의무적으로 노인이나
임산부 배지를 지니고 있는 임산부만 앉아야 되고,
장애인이나 임산부가 아닌 젊은 사람이 아픈 경우에는 앉으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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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글)
직접 말하라는 댓글이 있는데
예전에 젊은 여자분이랑, 할머니들께 직접 말했다가
"임신이 벼슬이야 뭐야~"소리도 듣고,
자기도 임신해봤다고 유세부리지 말라고 큰소리로 혼난적도 있고,
생리통 때문에 앉아있다는 학생까지 너무 다양하게 힘든 경우를 많이 겪어봐서
그냥 노약자석에 빈자리가 보이길래 가서 앉았을 뿐이에요.
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가 앉아야하는 것도 맞는데
노약자석에 임산부가 못 앉냐는 게 이 글의 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