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 가까이 만났고
무슨이유였는지도 모르게 어느 날 밤,
사소하게 서운한 걸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평소에도 욱하던 사람이 너무 갑작스럽게 헤어짐을 얘기했죠
욱하면 일부러 말을 못되게 하던 사람이라
버릇 좀 고쳐놔야겠다싶어 그래 그러자라고 얘기했는데
정말 내가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잘지내고 있는 그 사람을 보며
몇 번이고 잡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사귀는 내내 내가 더 많이 좋아해서 늘 맞춰주던 것 때문에
이 사람이 나한테 질려버린건가 싶은 생각에 더더욱 먼저 연락하고 잡을 수가 없었어요
헤어지고 2주동안 안간힘을 쓰며 연락하지않으려고했어요
헤어지고도 sns고 카톡이고 아무것도 차단하지 않고있어서
페이스북 시간마다 들어가서 활동시간보고 카톡 프사도 보고..
그러기를 2주만에 도저히 못참겠어서 연락했죠
그냥 주절주절.. 한 번도 잡아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보고싶다고,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없겠냐고 보냈어요
돌아오는 대답은 나 지금 친구들이랑있어서, 내일 내가 꼭 연락할께
내일 꼭 연락할께라는 말에 밤잠설치고 출근해서 멍한채 일하고 있었는데
퇴근무렵 연락이 왔죠
단 두 글자 '으흠'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물었죠, 나한테 하고싶은말 없었냐고 오빠가 그렇게 말하니
나도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얼굴보면 더 싱숭생숭 해질 것 같아,
지금 서로 너무 감정적이기도 하고 얼굴보면 나도 흔들릴 것 같으니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편하게 친구로 만나자는 대답이었어요
혹시나 만나자고 할 것 같아 일부러 더 신경쓰고 예쁘게 하고 출근했는데..
그래서 용기내서 다시 잡았어요
난 친구로 지낼 수 있을지 없을지를 확인하려고 오빠를 만나려는게 아니라고,
그냥 얼굴보고 흔들리면 흔들어보려고 가는거라고, 잡혀주면 안되겠냐고..
그렇게 이야기하니 그럼 좀 더 생각해보고 주말에 보자고 하더라구요
본인도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구요
그래서 그러자고 했죠
그리고 일요일이 되었는데,
아침부터 예쁘게 보이고 싶어 미용실가서 머리도 하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새로 산 옷까지 입고 집에 칙칙하게 있기 싫어
연락올때까지 혼자 카페에 앉아 기다렸어요
워낙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 전날도 새벽에 잤지 싶어
12시정도까지 연락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너무 늦는다 싶어 연락했죠, '일어났어?'
답이 없더라구요..
그러기를 또 두시간 쯤 흘렀나..
혼자 카페에 앉아 핸드폰을 계속 들여다보고
오늘 내가 예쁜지 거울을 계속 들여다보다 갑자기 생각했죠
이게 뭐하는짓인가...
나는 오늘 만난다는 이야기에 잠도 못자고
이렇게 신경써서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 사람은 나를 만나기로 했으면서도 내가 기다리는 건 안중에도 없고
그냥 자기 할 일 하고 자기 스케쥴에 맞춰 그냥 내가 만나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제서야
그냥 애초에 마음이 떠났던거였는데 아닐거라고 혼자 생각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그래서 예쁘게 셀카를 찍었죠
그리고 카톡프사를 바꿨어요
그리고선 길게 카톡으로 편지를 써서 보냈어요.
나는 사실 오빠를 잡으려고 오늘을 기다렸는데,
오빤 그렇지 않다는걸 내가 이제서야 안 것 같다고
오빠 마음이 예전같지 않다는걸 느낀지는 꽤되었지만 그래도 내가 더 잘해주면돼
내가 더 잘하면된다고 생각해서 옆에 붙들어두고 있었다는걸 너무 늦게 알았다고
아마 내가 오늘 여기서 오빠를 계속 기다리고 우리가 다시 만나 다시 시작하게 되더라도
난 내가 오빠를 잡았다는 이유로, 내가 더 좋아한다는 이유로
내 자존감을 낮춰가며 오빠에게 다 맞출거고, 오빤 또 그런 내가 어느 순간엔 질리겠지 라고
그러니 나를 위해서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오빠는 친구로라도 지내고 싶어했지만
난 그건 못할 것 같다고 했죠,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난 후 우연히라도 오빠를 마주치게 된다면
난 그때도 오빠를 좋아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고 했어요, 그건 사실이니까요
그러니 오빠가 날 다시 좋아해주지 않는 한 우린 친구로라도 만나선 안된다고 했어요.
잘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처음으로 제가 먼저 했죠.
그리고 sns 친구를 모두 끊었어요
카톡도 차단할까 했는데 사실 그건 아직 못했네요
그냥 숨김으로는 바꿔놨어요, 하루종일 그 사람 사진만 보고있을것같아서요
그리고 오늘이 벌써 수요일이네요,
카톡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보내놓고 바로 나와버려서..
그 사람은 오히려 후련할지도 모르겠네요 만나면 뭐라고 해야할까 고민했을텐데
먼저 이렇게 마지막을 말해줬으니,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안좋으면 안좋은대로
억지로 그 사람을 잊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려고해요
생각나면 생각하고, 울고싶으면 울고, 그러다 생각이 나지 않는 시간이 더 길어지겠죠
그치만 먼저 혹시라도 연락이 온다면, 이라는 기대를 버리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연락오지않을사람이라는거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좋아하고 있어서 그런가봐요
짝사랑 중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그래도 헤다판 분들이 먼저 연락해보지도 않고 연락이 오는 걸 기다리기만 하는건
바보같은 짓이라고들 말씀해주셔서 용기내서 먼저 연락이라도 해봤네요!
근데 확실히 먼저 연락해보니 더 확실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 먼저 연락할까말까 고민하시는 분들,
에라모르겠다 하고 먼저 연락해보세요!
오히려 저처럼 마음이 조금은 더 편해질 수도 있을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