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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2개월...차압당했던 자유..그리고 현실

qwert |2008.10.30 12:05
조회 379 |추천 0

안녕하세요.

다들 오랜만이군요.

인터넷 뉴스를 꼼꼼히 보시는 분이라면 지난 28일 국회도서관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대충 짐작하시는 분도 계실테고..아무튼 굳이 표현하자면 '정치범'이란 표현이 좀 맞겠죠.

10월 28일 교정의 날에 가석방 되어서 돌아오게 되었네요.

처음 교도소에 발 내딛었을때 정말 믿어지지가 않을 만큼 굉장히 이상한 현실을 접했죠.

법정구속 되었을때도 수갑은 처음 차보았고..티비에서만 보던 닭장차도 처음으로 타보았죠.

글쎄요..생활 환경이 한 20년 전으로 돌아갔다 하면 좀 맞을련지..대략 교도소 방크기는 3.5평..최대 수용인원은 8명 정도입니다. 서로 딱 붙어서 자면 공간이 거의 남지 않지요.

화장실은 약 1평 정도..이곳에서 설거지, 볼일, 빨래 등 물가지고 할 일은 다 하는 곳이죠.

바닥은 나무 바닥이고..당연히 육중한 철문과 쇠창살이 가로막힌 창문이 방의 앞뒤를 차지하고 있죠.

미결 수용실로 입소하기 전엔 당연히 가지고 있는 옷가지, 돈, 물품 모두 영치가 됩니다.

후에 가족이 면회와서 찾아가지 않으면 교도소에서 계속 보관하게 되는 것이지요.

생활은 정말 일정하죠. 6시 반에 기상하고, 7시 20분 쯤에 아침, 아침 저녁 걸쳐서 4번의 인원점검,11시 30분 점심, 5시 30분 저녁, 보통 6시 이후에 이불깔고 취침준비를 합니다. 티비는 하루에 약 3시간정도 틀어주고, 점심무렵에 라디오 한시간 틀어주지요..운동 시간 30분 외엔 그 방에서 계속 생활해야합니다. 다들 시간 죽이기 위해 책도 읽고, 잡담도 하고, 공상도 하고, 나름 주변에 있는 물품들을 이용해서 물건들을 만들지만..지루하죠. 보통 여러명이서 쓰는 방들은 복도에 근접한 앞쪽에 위치한 사람이방장을 맡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 저런 일 시키면서 자신은 가만히앉아있고..나머지 사람들은 바쁘죠. 교도소에 사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무척 깔끔합니다.

청소, 설거지, 빨래등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죠. 저는 법정 구속이 되어 판결이 빨리 떨어졌기 때문에 약 열흘 후 기결수용소 사동으로 옮겼죠..

기결수가 되면 면회는 1달에 네번으로 제한됩니다. 미결수가 매일 면회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죠.

많은 분들이 짐작하시는 부분에 있어서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고..그럽니다.

일단 콩밥은 안주고 보리밥으로 주죠. 밥은 뭐..집에서 먹는 것보단 형편 없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먹을만 하더이다..살기 위해 먹는거죠.; 면회갈때나, 운동갈때나, 아퍼서 의무과에 갈때나, 항상 교도관 1명이상이 계호를 하죠. 방에서도 방장을 자처한 조직폭력배들이나 강력범들은 비교적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자기들 나름대로 낮잠도 자고 그러지만 다른 사람들은 취침시간 전까지는 벽에 기대고 앉아 있어야 하지요..교도소도 돈 사용이 됩니다..자신이 올때 가지고 온 돈이나 또는 누군가 면회와서 넣어준 돈을'영치금'이라 부르지요. 이걸로 뭐 과자나 빵, 음료수 생활용품, 책, 잡지, 신문등 정기적으로 구매할수 있죠. 단 2만원 선에서 제한되지요. 참고로 교도소는 세금이 안붙어서 물건 가격들이 상당히 싼

편입니다. 기결수로서 가석방을 받거나 모범수가 되기 위해선 노동 즉 '징역'을 해야하지요.

교도소에 그냥 가둬놓는건 '금고'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금고형의 판결을 거의 내리지 않는다 보면되겠네요. 보통 다 받는 판결은 징역형입니다.

전 밖에서부터 건강이 좀 좋지 않아서 출력을 안해도 가석방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처음 몇 달은 여러명이 기거하는 혼거수용실에 살았습니다. 좀 힘들었죠. 아무래도 제가 제일 나이가 어리니 방안에서 갖은 허드렛일, 수발 등을 다 들어야 했구요. 욕을 듣는 건 기본이고..몇 번 맞기도 했죠.

하지만 싸우게 되면 징벌 대상자가 되어 징벌방에 갇히게 되니..맞아도 그냥 참았죠..후후..

한 겨울에 얼음장 같은 물로 매일 샤워를 하고..1시간이 1년같은 시간을 보내며, 꽁꽁 얼어버릴 것 같은 추운 방에서 머리 끝까지 담요를뒤집어 쓰고 웅크려 자다가 숨이 막혀 캑캑 거려도 견딜 수 있게 한건 앞으로에 대한 희망..그것이더군요.

나중엔 독방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방 공간은 2평..혼자 지내기에는 혼거수용실 보단 훨씬 넒은 편이죠.

지내면서 책은 참 많이 읽었죠..환경이 열악하고..사람들도 마음대로 못만나고(면회 시간은 딱 10분 주죠) 당연히 컴퓨터 같은 건 꿈도 못꾸죠..그래도 오랫동안 갇혀있어야 할 장기징역수들이나 무기징역수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사는 징역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갈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견뎠죠.

여름이 지나고..가을이 지나고..겨울이 가고 봄,여름, 그리고 늦가을이 되니 법무부에서 가석방 대상자로 선정하였고 1년 2개월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석방이 되었죠..

교도소의 운동장이 좁진 않지만 도무지 바깥에 뭐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도록 높다란 담장과 펜스가쳐져있죠. 들어올때는 교도소 안 깊숙이 닭장차를 타고 들어왔기 때문에 교도소 내(內)정문 밖에는 뭐

가 있는지 하나도 몰랐죠. 내정문을 나서면서 걸어나가니..전혀 실감이 안나더군요..교도관이 뒤에서지키고 있지도 않고..내 발로 갈 곳을 찾아 갈 수 있다는게 말이죠..

집에 온 후로도 아직까지는 적응이 쉽사리 되지 않는 것 같네요. 이제 나온지 이틀 지났으니 말이죠.

삶이라는게 어떻게 되더라도 치열하긴 마찬가지더군요..다시 찾은 자유나..기타 좋은 것들도 현실의 어두운 그림자를 가리기에는 좀 부족함이 느껴지니 말이죠..그곳에서 살인,강간,절도,사기,마약 등등 온갖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느낀건 어쨌든 그들도 사람이라는 겁니다..사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전 교도소 들어가기 전엔 그렇게 피부로 와닿게 느끼지 않았는데 교도소 들어가고 보니 그말이 더욱 냉혹하게 적용되는 곳이더군요..돈 있으면 교도관들을 매수해서 자기의 주장을 쉽게 관철시킬수도 있지만 아는 사람도 없고, 가진 영치금도 없고, 백도 없으면 갖은 설움을 당하고 살아도..그냥 참고견뎌야죠....재판과정 부터 교도소 생활까지 온통 불공정 투성이지만,.다들 아시다시피 교도소는 외부와정말 단절되어 있는 곳이지요. 인터넷에서 교도소 홈페이지를 검색해 들어가도 볼 수 있는건 아주 단편적인, 정말 빙산의 일부분에 불과한 정보뿐이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냥 묻어버리면 아무도 모르는게 그곳 일이고 말이죠..다행히 뭐 미국교도소 처럼 동성 수용자를 강간한다든지 폭행한다든지 그런일은 거의 없죠. 다만 일상생활에서 누리고 받았던 모든 권리는 거의 차압당한 곳이 그곳 생활이니깐요.

원래 1년 6월 형을 받았는데 가석방 되어서 4개월 깎였네요. 하지만 형기 만료가 되는 내년 2월까진 각별히 몸조심 해야 겠네요..훈방감 정도의 잘못이라 해도 바로 다시 들어갈수 있으니깐요..그냥 당분간

조용히 집에서 지내야 겠지요..

요즘 많이 어렵죠..경제도 어렵고..안 오르는건 물가죠..아마 많은 젊은 분들은 취직도 안되고..돈도 없고능력도 없고..자기 자신을 탓하며 현실에서 절망에 빠져있거나 시간을 버리는 것처럼 보내는 분들도있겠죠..또는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구요..

그래도 사세요. 사는게 진짜 좋은 거네요..교도소엔 무기 징역수는 보통 18년 이상 지나면 가석방 받을 수 있지만 무기 징역수 위 사형수 아래론 무기 징역을 두번 받은 사람, 일명 쌍무기를 받은 사람도

있지요. 그런 경우의 사람은 아예 가석방의 희망도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교도소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이지요.. 그래도 그런 사람도 살아가고..밥 먹고...뭔가 하려고 하고..그럽디다..

그에 비하면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맘만 먹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좀 쉬다가 슬슬 일거리도 찾아보고..젊은 시절을 좀더 알차게 보내려 합니다..

모두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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