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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와 매일 싸웠던 하나뿐인 내 동생에게 글쓴이입니다

|2017.05.08 00:25
조회 23,748 |추천 63
어릴 땐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간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동생 49재네요.
그 동안 우리 가족들은 많이 괜찮아졌어요.
부모님께서는 쉬시던 일을 다시 하신 지 오래 되셨고, 저도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생활하고 있어요.

장례식이 끝난 지 얼마 안 되고 동생이 꿈에 딱 한 번 나왔었어요.
밤에 잔 건 아니고 낮에 가볍게 졸다 꾼 건데,
아버지랑 어머니, 그리고 저 셋이서 다 같이 모여 TV를 보고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고 가방을 멘 동생이 웃으며 들어오는 꿈이었어요.
살아있을 때랑 다를 바 없이요.
어머니께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랬으면 좋겠다, 하시더라구요.
우리 가족들은 전부 괜찮아요.

다만 괜찮지 않은 것도 있어요.
우리 가족들이 사는 곳은 사람이 꽤 적은 시골입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것 마냥 두메산골은 아니지만 사람이 별로 없다 보니 소문이 빨리 퍼져요.
그러다 보니까 동생 이야기도 금방 퍼지더라구요.
그에 관해 헛소문이 떠도는 것 자체가 괴로워요.
동생이 여자친구가 있는데 만나러 왔다가 차여서 홧김에 뛰어내렸다,
공부를 잘 하는 애라서 엄마가 애를 잡았다,
이런 소문들이 돌아다니더라구요.
특히 엄마가 애를 잡았다는 이야기는 어머니가 미용실에 갔다가 직접 들으셨던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길 듣곤 정말로 온 몸이 무너지는 느낌이더군요.

차라리 아이가 죽었으면 딱하다, 안됐다, 하고 생각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어줍잖은 추측은 남겨진 사람들에게 더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요?
그런 선택을 한 이유를, 우리 가족들도 좀 알고 싶다구요...
추천수63
반대수6
베플|2017.05.10 02:30
와....사람들 진짜 못됐다..... 저는 전 글보고 울었던 고 1학생이에요! 사실 눈팅만 매번하다가 이 글을 읽고 댓글 남기려고 가입했어요..... 진짜 제가 가늠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드시겠지만 꼭 동생 몫만큼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저는 이 글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밥은 잘 드시고 계신지, 잘 지내고 계신지 걱정이 돼거든요.......다음번에도 힘드실 때 얼마든 찾아와서 털어놓으셔도 돼요. 아니 그래야 돼요. 너무 버티고 참지 마요. 아픈게 당연한 거잖아요. 고인분의 명복을 빕니다. 글쓴이 분 가족의 행복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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