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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나의 보이프렌드

님프이나 |2008.10.30 23:05
조회 1,303 |추천 0
 

제2장 오픈 유어 바디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남자는 할아범이 되더라도 여전히 어린애다. 물론, 할머니가 알면 큰일 날 일이다. 그늘진 수풀 사이에서 해진이 생각하기도 싫은 그 섹시한 언니와 그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던 아빠는 소니바하마를 떠났다.  그 언니와 함께 떠났다. 아빠의 평소 말대로 중년의 위기인가? 인생의 얄궂은 말대로. 해진은 한편으로는 흐뭇했다.


아버지가 떠나면서 해진의 맘에 의미심장한 말을 꽂기는 했지만 말이다.

‘남자는 어린 여자가 아닌 젊은 여자를 따라간다.’

‘남자는 어린 여자가 아닌 젊은 여자를 따라간다.’


“헤이! 퀸카. 넌 이번 미국 대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해진이 의미심장한 말을 되뇔 때 굵은 파도의 현장 속 보모가 별로 듣기 나쁘지 않은 말로 해진을 불렀다. 아버지가 젊은 여자와 떠나버린 소니바하마 해변에 해진은 공부벌레 얍쌉한 소년과 함께 있다. 이유야 뻔 하지만 불청객 소년은 해진의 보모를 자처했고 아버지는 안심하며 해변을 떠났다.

“몰라, 누군가는 되겠지.”

해진은 말을 흘렸다.


“부시는 세계평화에 기여할 만큼 테러리즘을 이겼어. 하지만 서브프라임을 이기지는 못했어. 결국 그것은 미국증시의 위기로까지 몰고 갔지. 미국 경기침체의 원인은 경제침체원인은 여러 가지야. 미국산업의 구조변화, 실업률 증가,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로 전쟁비용과다 지출, 서민 경제 급락, 곡물파동. 클린튼대통령 시절  호경기가 지금 나빠지고 있는 현 시점…”

도대체 무슨 생각에 사는 애인지 모르겠다.


“넌 도대체 친구가 몇 명이니?”

해진은 행실만큼 얍삽한 체격에 골치 아픈 말을 하는 소년에게 짜증이 났다.

“친구? 없어.”

보모를 자처한 소년은 앙상한 갈비뼈가 드러나는 상체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그렇다, 소년은 학교에 말 통하는 애들이 없어  언젠가부터 친구가 없었다. 그것은 소년이 자라날수록 점점 더했다. 소년에게 있어 다른 애들은 꼴통 또라이들이었다.


“그럼, 누구하고 놀아?”

“안 놀아,”

해진은 기가 막혔다. 소년의 말에 기가 막혔다. 어떻게 맞는 말이지만 코미디 프로를 보는듯한 말투였기 때문에 기가 막혔다.


‘그래, 말을 말자.’

어떻게 보면 서로 피차 마찬가지다. 소년만큼 해진이 괴물수준으로 공부를 잘하진 못한다. 소년은 해진처럼 퀸카 수준은 아니지만 자신이 못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해진은 소년이 매력 없는 재수덩어리였고 소년에게 해진은 삐까번쩍 아버지를 둔 골빈당이였다. 단지, 해진은 소니바하마의 해변에서 멋진  자를 탐색하는 동안 아버지와의 어설픈 거래를 위해 소년이 필요했고 소년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손쉽게 입학할 탐색통로로서 해진이 필요했다.


해진은 핸드폰 액정을 올렸다. 불청객 소년도 액정을 올렸다. 각각의 액정에 꿈에도 아른 거리는 이상형들이 어른거렸다. 해진의 핸드폰엔 누군지는 모르지만 파도 속에서 보았던 근사한 남자, 소년의 핸드폰엔 손바닥으로 가려진 누군가가.


“아비요!”

“새롬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해진의 등 뒤에서 커다란 장난꾸러기 음성이 날라들었는데, 그것은 친구 새롬이었다.

“내가 안 올 줄 알았어? 잘생긴 아버지는?”

“말도 마!”

해진은 새롬에게 그간의 일들을 말하였다.


“안됐다. 난 또 나 빼놓고 신나게 놀까봐 배 아파 날라 왔는데.”

“혼자?”


“아니, 얼짱 몸짱 축구부랑.”

“우웩!”


학교 축구부는 한다하는 남자애들이 모여서 정신 사나운 음악 듣고 공이나 뻥뻥 차는 곳이다. 정말 시끄럽고 그런 건 딱 질색이다.


“그럼, 준희도 같이 왔어.”

“응, 걔네들이랑, 걔네들 코치랑 함께 합숙 날라 온 거야. 내가 걔네들을 좀 도와줬거든.”


해진은 새롬의 이야기 중 준희란 단어가 확 맺혔다. 이럴 땐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준희는 학교에서 해진과 앙숙이다. 둘이 처지가 비슷한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준희도 해진이 홀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처럼 이혼한 홀어머니와 함께 산다. 집도 블록 하나를 둔 채 마주 보며 산다. 그런 준희가 소니바하마까지 해진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그 뿐인가? 코 앞에는 재수없는 공부벌레 못난둥이 불청객이 있다. 남자 복이 많아서인가? 그건 아니다. 해진이 아버지가 숭배하는 젊은 여자도 아니지만, 남자라면 무조건 해하는 중년 여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해진아, 저기 좀 봐!”

“어디?”


‘오 마이 갇!’

5피트도 넘는 넘실대는 파도 속 야트가 하나가 파고들었는데 그것은 완전 환상이었다. 새롬은 그것을 해진을 쿡쿡 찔러대며 죽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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