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잖아 나는 마음을 나눌 친구가 없어서 그래서 연애와 같은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끊어지면 많이 힘들어하는 걸 위로와 격려를 해줄 친구가 적어서 이런 시련에도 크게 흔들리고 좌절한다는 걸 그래서 내 속 감정을 이런 곳이라도 옮기는 게 마음에 위안이 될까 해서 써보는 거야
요즘 응답하라 1988이 생각나서 혼자 1화부터 쭉 보고 있는데 12화에서 성보라가 선우에게 위로하면서 이런 말을 하더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널 끝없이 괴롭게 만든다고 해도 그래서 끝없이 미워하고 싶어진대도 결국은 그 사람을 절대 미워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해"
지금 내 마음 상태와 비슷한 말이라 위로가 되는 장면이더라. 비록 우리의 끝이 너의 좋지 못한 행동으로 최악의 이별을 맞이했지만, 너를 미워하는 마음이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사그라들더라. 이걸 멍청하다고 해야 할까 너를 정말 사랑했다고 해야 할까
이제는 너의 걱정까지 들어 요즘 일교차도 심한데 낮에 덥다고 얇게 입으면서 손 무거운 거 싫다고 겉옷 하나 안 챙겨 다니는 것도 걱정이고, 다이어트한다고 집에서 혼자 있을 때 아무것도 안 챙겨 먹는 것도 걱정이야, 이제 곧 축제 시즌인데 술 좋아하는 네가 술 많이 취해서 다닐 것도 걱정이다. 나없이 피피티는 잘 만들지 걱정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싫어하는 너가 싱크대 청소는 잘 할지 걱정이야, 방안에 가득한 쓰레기들을 잘 버리러 갈지도 걱정이다
무엇보다도 걱정인 건 너는 정말 불완전한 아이였어. 외로움이 많고 사랑받고 싶어하고 관심에 쉽게 무너지는 그런 아이였지. 나는 그런 너의 불완전한 모습까지 진심으로 사랑했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나로 인해 너의 그런 부분들을 채워주고 싶었지만,
이젠 내가 없으니 너의 그 여린 마음을 나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릴지 않을까 외로운 마음에 아무나 덥석 만나지 않을까 걱정이야
너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고 선을 그었고 나도 우리가 다시 완전히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이런 걱정들이 아무 소용 없다는 게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이 마음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지겠지
너와 했던 모든 순간들이 정말 행복하고 좋았어 너와 처음 해본 것들도 많았고 거의 매일 붙어있어서 기억에 더 오래 남는 것 같아. 진심으로 싸우기도 많이 싸워서 미울 때도 많았지만 지금은 싸울 때가 그리운 심정이 되어버렸네 너 말대로 내가 진심으로 성공이든 잘 살든 해서 네가 후회할 정도로 잘 살아볼게
너도 남들 시선 신경 쓰지 말고 너를 위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새로운 타인의 관심에 설레서 아무 사람 막 만나지 말고 너를 잘 알고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어
고마웠어 행복했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