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반말로 할게요. (저번에 쓴 글인데 댓글이 별로 없길래 다시 올려!
우선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신인배우 이주영의 트윗 때문이야.
배우 이주영은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데뷔한 신인 배우야.
그리고 위에서 한 발언, '여배우'는 여성혐오적 단어가 맞다! 라는 트윗을 올려서 큰 화제가 되었지. 우선 나는 '여배우'는 여성혐오적 단어가 맞다고 생각해. 여기서 여성혐오란 '여자 싫어! 다 죽여버릴거야!' 의 마인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야. 위에서 이주영이 잘 설명해 놓았듯,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차별,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 여성이기에 당하는 폭력과 억압 등등을 말해.
페미니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여성차별과 여성혐오가 다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보다시피 이주영은 이미 '여성혐오'라는 단어가 가지는 개념을 잘 설명했어. 여성으로서의 차별도 포함한다고.
하지만, 반응은?
위의 댓글은 남초 카페의 댓글이야. '이종격투기'라는 카페의 댓글!
저 카페만 그런 거 아니고, 모든 남초 카페의 댓글의 내용이 저래. 피해망상 있냐, 꼴페미다 등등.
근데 저 머리모양에서 자존감이 보인다는 댓글 참ㅋㅋㅋㅋㅋ(이주영은 숏컷머리야) 여자는 긴 머리를 해야만 자존감이 있는 사람인가? 여자는 숏컷하면 안되나? 저 사람은 평소에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성적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인지 잘 알겠다.
암튼 거의 모든 남자들이 저런 반응이었어.
그럼, '여배우'라는 단어가 여성차별적 단어라는 건 이주영 혼자만의 생각일까?
연기, 영화 쪽 일을 하면서 그렇게 느낀 사람이 정말 이주영 혼자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찾아봤어.
배우 이미연.
배우 유아인
감독 박찬욱
이미연, 유아인, 박찬욱도 피해망상일까? 혹은 꼴페미? 왜 이들의 말은 이슈가 되지 않고, 비판을 받지 않을까? 어느덧 중년배우가 된 기성배우 이미연. 역시 기성배우로서 입지가 탄탄한 배우 유아인. 영화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감독 박찬욱.
그에 비해 이제 막 데뷔작을 마친 신인 배우, 이주영. 어리고, 여자인데다, 직업적으로 경력도 적어. 그래서 만만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비난했겠지. 감히 여혐을 입에 담아? 너 메갈이야? 너 꼴페미야? 이러면서.
내가 말하고 싶은건, 왜 이주영만 욕해? 세명도 다 욕해! 이게 아니라 왜 같은 말을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냐는거야.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미연, 유아인, 박찬욱 모두 피해망상이며 꼴페미여야 하고, SNS를 닫을 정도로 욕을 먹어야 하는거잖아. (이주영은 결국 SNS를 닫음)
솔직히 나는, 왜 굳이 직업 앞에 성별을 강조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들었어. 게다가 '남'배우라는 단어는 잘 쓰지 않지만 '여'배우라는 말은 보편적으로 쓰이는 단어잖아. 마치 여경, 여교사, 여군, 여감독처럼.
우선, 경찰과 군인 혹은 감독 등의 직업군에는 여자가 소수를 차지하는 건 맞아. 근데 그게 왜 직업 앞에 성별을 강조하는게 당연하다는 논리로 이어지는건지 잘 모르겠어. 여자 경찰이나 여자 군인 같은 경우 남자들은 여자들이 1인의 몫을 하지 않는다고, 여자와 남자가 차별 없이 똑같아야 한다고 하잖아. 그건 나도 인정해. 당연한 말이지. 그럼 남자와 여자를 모두 '군인', '경찰' 이라고 불러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여자에게 여군, 여경과 같은 '성별'이 드러나는 단어를 붙이는거지? 남자, 여자 상관 없이 평등해야 한다며.
문제는 여자의 수가 적냐 많냐가 아니야. 그냥 사람의 기본값(디폴트)를 남성으로 보는거야. 그러니 당연히 여성에 관련된 것들에는 성별에 대한 강조가 들어가는거지. 여자들은 이걸 문제 삼는 거야. 남성이 디폴트? 왜? 어째서? 그럼 여성은?
아니라고? 그저 성별의 구분일 뿐이라고? 그럼 이건?
고등학교의 경우, 여성들만 입학하는 학교를 @@여자고등학교라고 해. 그럼 남성들만 입학하는 학교는 당연히 @@남자고등학교가 되야겠지. 하지만 아니야. 그럼 뭘까? 그냥 @@고등학교야.
예시)
양명여자고등학교(여고), 양명고등학교(남고).
경희여자고등학교(여고), 경희고등학교(남고)
저기서 여고, 남고는 내가 구분하려고 편의상 쓴거지. 학교의 실제 명칭은 @@남자고등학교가 아닌, 그냥 @@고등학교야. 내가 우리나라의 모든 학교를 알진 못하지만, 내가 아는 학교는 다 저런 식이야. 왜 여성들이 다니는 학교에만 '여자' 고등학교라고 성별이 붙지? 남자는 왜 성별이 안 붙고?
이런데도 여성혐오, 여성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해? 난 여성혐오와 차별이 맞다고 생각하거든.
나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남자들이 와서 얘기 좀 해주면 안될까? 내가 꼴페미고 예민한거니?
싸울 생각 전혀 없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건지 궁금해서 그래. 누가 남초 카페에 글 좀 퍼가서 반응 좀 보게 해줘. 남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솔직히 여배우든 배우든, 그냥 고등학교든 남자 고등학교든 고작 명칭이 뭐가 중요해? 겨우 한글자 두글자 차이인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 안을 들여다보면 이처럼 남성을 기준으로, 남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많아. 그리고 나는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바꾸어 가야한다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이주영은 이제 막 얼굴을 알리고 있는 신인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으로 목소리를 냈어. 배우로서 대중이 불편해하는 발언을 하기에는 상당히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거야. 그럼에도 자신의 의견을 바꾸지 않고 꿋꿋한 이주영에게 대단하다고 말해주고 싶어. 위의 댓글만 보더라도 이주영이 나온건 안본다~라는 내용이 있어. 저런 반응은 아마 배우로서, 연예인으로서 치명적이겠지. 그러니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주영을 응원해줬으면 좋겠어.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몰라서 마지막은 유아인 짤로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