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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병에 걸린 장인어른

ㅇㅇ |2017.05.26 22:44
조회 161,784 |추천 656
욕 먹을 각오하고 쓴 글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위로의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글자 하나하나에서 저를 위로해주시는 여러분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위로가 많이 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울컥 했습니다
이렇게 얼굴도 모르시는 분들도 나를 생각해주는데..
얼굴 한번 뵌적없는 여러분들이 제 가족같게만 느껴집니다

저희 처가에 대해 더 얘기해봤자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제 가족에게도 뱉어놓지 못한 말이었습니다
저는 재혼가정에서 자라면서 새어머니의 구박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은 새어머니도 연세가 드셔서 그때를 반성하시고 저한테 죄송해하시고 잘해주시지만 제 새어머니께 느끼는 감정도 똑같습니다
나이가 드니 이제 자식이 보이는구나.. 한편으론 가증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미 이런 제게 최근 장인어른의 모습은 제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고 그래서 더더욱 처가를 멀리하고싶습니다
이게 아마 제 본심인 것 같아요..

제 와이프는 이런 제 유년시절과 저의 상처를 알기에 장인장모님을 부모님이라 생각하라고 했고 처음엔 저도 이제 내 가족이 생기는구나 라는 마음에 행복했었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 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저를 위로해주고 보듬어주기보단 장인장모님을 위한 옹호와 변명하기에 바빴고 제 마음은 자격지심으로 치부한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더욱 와이프에게서도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싸움이라도 번지는 날엔 같이사는 장인장모님이 가만 안 계셨기에..

이혼.. 하고싶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혼자 맘편히 마음대로 살고싶습니다
하지만 어린 제 딸 생각하면 그게 잘 안됩니다
본인과 같은 길 가는 저를 보는 아버지 마음도 떠오르고 저와 같은 유년시절을 보내게 될 제 딸을 생각하면 제가 이렇게 사는게 맞는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아이가 성인이 될때까지는 제가 아비된 도리로써 그래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괴로웠습니다 기본 도리만 하는 것도 제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거든요..
아무튼 이렇게라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많은 분들과 소통한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기분입니다
따뜻한 마음 가지신분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네요 다들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결혼 6년차 40대초반 남자입니다
저희 장인어른께서 불치병에 걸리셨습니다
그전부터 허리가 안 좋으셔서 수술도 하시고 거동도 불편하셨는데 최근에 두 다리가 다 마비가 와서 큰 병원에서 검사해본 결과 루게릭병 판명 받았습니다
현재 장인어른은 77세이시고 병원에서는 시한부 5년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마음아프고 놀랐고 걱정되지만 한편으론 연세도 연세이신만큼 지금에서야 그 병이 왔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느낌이 안 듭니다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냥 놀라움과 안타까움일뿐..
마치 주변 친한 지인의 병세를 전해 들었을 때의 느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처가를 한번도 제 가족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처가는 돈이 좀 있고 저희 집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금전적인 부분에서 많은 괄시와 멸시를 받았습니다
저희 집은 가난하지만 저는 남들이 들으면 직업좋다라는 말을 들을만한 직업을 가졌고 장인장모님께서도 자네 볼거 하나 없지만 내 딸이 저렇게 목메니까 직업하나 보고 시집보낸다고 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리고 제가 재혼 가정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본인들 집엔 이혼의 사례가 전무후무하다며 저더러 행여나 부모님 보고 배워 이혼생각은 품지도 말라고 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렇게 평소의 언행과 저를 대함에 있어서 저와 저희 부모님을 은근히 무시하시는 발언을 많이 하셨고
저는 그럴수록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한 마디라도 반박을 하려치면 말대꾸한다며 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재혼하신 저희 부모님을 들먹이셨습니다
제가 입을 열수록 욕먹는건 우리 부모님뿐이구나 라는 생각에 부모님 때문에 제가 입을 닫았습니다
돈 없으니 처가에 들어와서 살으라는 강요에도 저희 집 경제형편을 물고 늘어지셨기에 어쩔 수 없이 들어가 살았지만 거기서 사는 4년은 제게는 집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퇴근을 해도 주말이 되어도 저는 불편하게 남의 집에만 사는 것 같은 눈치를 많이 주셨거든요
처가로 들어가게 되면서 공짜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와이프 말에 삼천만원을 들여 올 수리를 해드리며 들어갔고 생활비도 50만원씩 드렸지만 저는 여전히 재혼가정의 가난한 집 아들일 뿐이었습니다
이혼하고싶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저희 부모님 욕 먹일까봐, 제 아버지 가슴에 못 박을까봐 지금까지 참아 왔습니다

그런 장인어른이 루게릭병에 걸리셨답니다
법적 가족으로 지내온 시간이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만 딱 그뿐입니다
두 다리를 완전히 쓰실 수 없게 되자 저를 찾고 항상 저를 ㅇ서방이 아닌 ㅇㅇ아 라고 부르시던 장인어른이 처음으로 저를 ㅇ서방이라고 부르시고 저를 찾으시고 함께 할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하시는데 저는 이상하게도 그게 싫습니다
불편합니다..
인간으로서 이러면 안된다는거 잘 알지만 장인장모님은 제게 와이프의 부모님이셨을뿐 제겐 가족같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말로써 행동으로써 비수를 꽂으신 분들이 제게 가족으로 와닿진 않았습니다

저도 이런 제가 참 못되고 나쁜놈이란거 압니다
머리로는 잘 아는데 마음으로는 그렇지가 않네요
와이프도 제게 아빠한테 더 잘해줄수 없냐고 아픈사람인데 이렇게 데면데면 해도 되냐고 불만이 많지만
제 표정 행동을 하나하나 숨기지 못하고 연기를 잘 하지 못하는 저도 제 자신이 싫습니다
이 글을 읽은 많은 분들이 저를 욕 할것이란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제 본심 털어놓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해 터져버릴 것 같아서 혼자 일기쓰듯 써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욕하는 악플들도 달게 받겠습니다
추천수656
반대수15
베플00|2017.05.26 23:04
욕할사람 아무도없어요 무시와 서러움 괄시.. 안당해본사람은.모르죠... 뭐... 님.와이프분도 님 부모님.아프실때 님이랑 똑같이 별다른 감정안들꺼에요~ 그러니ㅡ너무 신경쓰지마세요~
베플ㅋㅋㅋ|2017.05.26 23:07
늙은이 죽을때되니 마음의짐이나 덜고가자는 심보같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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