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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대화는 너무 어렵네요.

세상답답 |2017.05.28 01:34
조회 652 |추천 3

결혼5년차 아이없는 30대 후반 부부에요.

남편은 공무원이고 전 외국계 회사 다녔는데

시험관 준비하면서 작년 봄에 퇴사하고 지금은 전업주부네요.

 

저의 남편은 참 다정한 사람이에요.

평균적인 한국 남편들보다 아마 집안일을 많이 할 거예요.

맞벌이였을 때는 그 점도 너무 좋았어요..

근데..제가 전업이 되고 보니..집안일을 좀 안 했으면 좋겠네요 ㅠㅠ

 

왜냐하면... 남편은 곰손이에요! (사실 ㄸㅗㅇ 손이라고 하고 싶은...)

다행히(?) 요리는 잘하는데 주방은 폭탄 맞은 거 같은 상황 연출..

결국 수많은 설거지와 벽에 튄 얼룩들은 제가 뒤처리..

시장 본거 나눠서 들면 되는데 굳이 저에게 한개도 들지 말라고 다 들고 가다가 계란 한판 엎고..

모니터가 2개라서 자리 옮길때 한개씩 들고 가면 되는데 또 굳이 들지 말라고 해서

2개 들고 가다가 떨어뜨려서 모니터 깨먹고...

핸드폰은 결혼 5년차에 액정만 7번 바꿨어요. 핸드폰 1번 잃어버려서 새로 사고..

제가 외출한 날 세탁기 돌려서 널어놨다고 해서 보니까 속옷, 양말, 옷, 수건을 같이 돌리고..

퇴사 기념으로 큰맘 먹고 산 다이슨 청소기 먼지통(색깔있는 돌기 부분)은 벌써 부쉈어요.ㅠㅠ

유리컵 메이슨자 4개 짜리 2개 - 총 8개였는데 많이 깨먹고 지금 3개 남았네요..

제가 스무디 만들어 주면 후르르륵 먹다가 한입 정도 남기고 있다 먹는다고 하고 꼭 엎어요;;

 

전 진짜 잔소리 없는 타입인데 점점 잔소리를 하게 돼요.

말리는 거죠.

나 : 여보~ 이 컵 제가 치울께요~ (전 존댓말 씁니다)

남편 : 어? 아니야 아직 남았어 다 먹고 내가 가져다 놓을게

나 : 한 모금 정도니까 마저 다 마셔요. 제가 치우는 김에 치울게요.

남편 :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이러고 또 엎고..ㅠㅠ

 

오늘도 코스트코를 다녀왔는데 꽤 많은 짐을 혼자 든다고 또..

나 : 여보~ 망고는 떨어지게 되면 멍드니까 이건 제가 따로 들게요. 안 무거워서 괜찮아요.

남편 : 망고 너무 무거워. 내가 다 들수 있어 괜찮아.

나 : 한번에 들기에 양이 너무 많아요. 망고만 따로 들면 괜찮으니까 나 들수 있어요.

남편 : 아냐. 과일은 무거워. --> 이걸 3회 반복.. 나는 지침..

나 : 네.. 그럼 빵이랑 김은 제가 들게요.

남편 : 그럴래? 그건 가벼우니까 자기가 들어. 내가 다 들수 있는데...

이러고 남편은 또 떨어뜨려서 망고들이 바닥에 굴렀습니다. ㅠㅠ

아아. 망고야...

 

남편은 세상 착한데 저는 왜 이럴까 싶은 자괴감도 듭니다.

 

어제 저녁에 오래간만에 외식하러 갔어요.

지난주에 제가 집에서 토마토 파스타를 했는데 남편이 워낙 까르보나라를 좋아해서

다음에는 까르보나라를 해줘~ 하길래 알겠다고 했는데 마침 서가앤ㅋ을 가니까

내심 목살 스테이크 샐러드가 먹고 싶었지만

출발하기 전에 "여보 오늘 오랜만에 당신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먹어요^^" 이랬거든요.

도착해서 메뉴판 보니까 목살 한상이라고 세트 메뉴 같은 것도 있길래 이거 좋겠네요? 했더니

남편 : 아니야. 당신 까르보나라 먹고 싶다고 했잖아~

나 : (응? 내가? ) 아니에요. 전 목살 스테이크도 먹고 싶어서 그래요.

남편 : 당신 까르보나라 먹고 싶다고 했어~ 나도 까르보나라 좋아하니까 그거 시키자.

나 : 이 세트에 둘다 나오는데.. 그리고 난 크림파스타보다 토마토 파스타 좋아하는거 알잖아요.

남편 : 그럼 토마토 파스타를 시키자는거야? 까르보나라 먹고 싶다며..

나 : (지침) 네. 그럼 까르보나라 먹어요.

--> 메뉴 나오고 다 먹고 집에 가는길..

남편 : 나 근데 담에 가면 목살 스테이크 먹을래. 오늘은 자기가 까르보나라 먹고 싶다고 해서

내가 목살스테이크 먹고 싶은거 양보한거야. 나 같은 남편이 어딨냐? (웃음)

나 : (으아아악.. 속 터짐)

 

이런 일이 반복돼서 한번은 제가 울었습니다. ㅠㅠ

내 얘기 제대로 듣지도 않고 나를 위해서 했다고 하는데 나는 원하지도 않은 일들..

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남편이 뭘 제대로 아는 건지 이상한 기분만 들어요.

 

전 완전 문과이고 독서 취미인데(매년 60권 이상씩 읽는 편)

어디가서 말 못한다는 얘기 들어본적 없고

회사생활 16년간 별다른 트러블 없이 커뮤니케이션 잘해왔거든요.

남편은 남중-남고-공대 출신의 전산 관련 공무원인데 책이라면 질색해요.

아아. 쓰고 보니 저도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암튼 남편과의 대화는 너무 어렵네요 ㅠㅠ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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