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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아줌마 선임 부심인가요?

끼얏호 |2017.06.04 00:56
조회 366 |추천 3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늘 눈팅만 하다가 제 이야기를 하게 되는 날이 있네요.

결시친이 보는 분들도 많고, 많은 분들의 경험과 지혜부탁드립니다.

 

저는 30대 후반의 돌싱이고 중학생된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혼 후 친정엄마와 같이 살아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자녀가 성장하고 친정 엄마가 늙어 갈 수록 돈 씀씀이하 커져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렇다고 친정엄마가 경제력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이

소소하게 부동산임대 수입이 제 연봉의 3배 정도는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딸된 입장에서 부모님께 얹혀사는 것도 미안한데 살아생전 맛있는것 사드리고

한번더 좋은 곳에 모시가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월급은 정해져 있고 돈 지출은 많아 지고 (양육비 일절 못받음)

하다보니 평범한 직장이 있음에도 이번주 부터  식당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루 10만원 정도 이니 한달에 주말 꽉채워 일하면 80만원 돈이나 저도 하루는 쉬어야

하는지라 주말은 토요일만 근무 하고 평일은 제가 가능한 날 저녁에 2시간씩 파트 타임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엄마도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셔서 제게는 식당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평일 저녁은 설겆이나 주방보조로 일을 했고 오늘은 처음으로 홀서빙을 하게 되었네요.

 

아침 9시 반에 출근해서 청소를 하고 있으니 평일에 못보던 아주머니 3명이 오셨고

그중 나이가 제일 많으신 5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분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그분.. 첫인상도 별로 였지만.. 역시나더군요..

 

대부분 식당이 주방이 있고 주방에서 음식이 나오는 곳에 보조 주방이 있습니다.

보조 주방에서는 주로 밥을 푸거나, 반찬을 담거나  테이블로 나가는 음식을 셋팅하는 곳으로

이곳도 그리 작지 않은 보조 주방이 있는 곳입니다.

 

첫대면은 이러했습니다.

주방에서 밥을 해서 보조 주방으로 내보내면 보조 주방에 밥통에 넣으면 되는데

주방에서 내솥에 밥이 담겨져 나왔고 간이 보조 주방에 밥통이 여러개가 있어

그 문제의 아주머니에게 제가 "어디솥에 넣으면 될까요?" 라고 물으니

아주 짜증섞인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 아휴. 냅둬요 냅도, 내가 하게"

라고 하더니 본인이 하던일을 두고 여러개 밥통중 한곳에 넣으시더군요,..

 

허허... 내솥을 어디다 넣어두냐고 물어보는게 짜증내고 비아냥 거릴 일인지..

순간.. 아 미친기운이 스멀 스멀 올라오더군요..

 

두번째...

아침은 10시 반에 직원들이 사장님과 함께 식사를 하더군요..

그 문제의 아주머니도 주말 홀 알바인것 같고...

하필 제 앞에 앉아 식사를 했습니다.

밥을 먹던 도중.. 누군가 물어 보지도 않은 딸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딸은 29살인데 결혼할 생각이 없나봐... 친구들이랑 돈모아서 1년에 네번씩 여행을 가는데

작년에는 중국을 가더니 이번에 북해도로 간데 호호호호"

 

순간 뭐지..딸 부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번째...

식사를 마치고 보조 주방에서 이것 저것 셋팅을 하는데 다른아주머니에게

'다른 아주머니가 절대 물어 보지 않았습니다만...'

" 나는 치마가 잘 어울린데.. 내가 저번에 골프복 스커트를 입고 나갔더니 사람들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내가 펑퍼짐한 치마는 못입거든"

 

흠...  골프복,, 골프복,, 골프복.. 골프복,,,

 

사람이 생긴것 가지고 말하면 안되지만...

그분.. 젊었을때 엄청 고생하신 것 같았습니다. 얼굴에 기미가 가득했고,,

머리도 파마가 다 풀려서 쭈삣 쭈삣 풀려서...

 

네번째...

오늘은 제가 홀서빙 첫날이니.. 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 봤으나 물어 볼때마다 짜증을 해면서

언성을 높이네요..

결국에 오후가 되서야 터졌습니다.

오후가 되니 손님이 뜸하였고.. 홀 테이블의 수저와 넵킨 등을 채우기 위해 카트에

수저, 넵킨, 그릇등을 올려 놓았으나 손님이 호출을 하여 주문을 받고 돌아와

"몇번 손님 뭐뭐 주문이요" 라고 하니

언성을 높이네요.

"바빠죽겠는데 , 카트에  이걸 놓으면 어떻게 해. 언니. 지금 바쁜거 안보여?

아니 일에 두서도 없이 주문을 왜 받아. 카트 써야 하는데 이걸 왜 여기다 올려놔?"

 

몇마디 더한것 같은데 저도 성격이 욱하는 지라 일단 아줌마 말을 끊었습니다.

 

"우선 알겠습니다" 알았으니 그만 하시죠" 라고 ..

 

저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꽤 오래 근무했고,

직업이 사람상대라... 거래처만 수십군대에 하루에도 두, 세번 미팅하고 회의 하는게 일상인데..

더더군다나 집에서 식당을 10년 넘게 했는데

눈치코치가 없었을까요... 허허 참...

 

이 상황이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게 식당아줌마 선임 부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가 먼저 들어 왔고  젊은 나이에 식당 알바하는 제가 우스웠나..

그냥 쎄보이고 싶었나? 다 늙어서?

하기사 그 아줌마 다른 아줌마와 이야기 할때 들으니..

'우리 지점이 거기 식당가서 1년동안 천만원 팔아줘~'

'우리 고객이 ~"

보험하시는 분 같은데 뭔가 매우 내세우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저희집...

제 친구들도 제가 알바하는거 이해 못합니다.

왜냐 하면.. 위에서도 언급했듯.. 저희 집 .. 엄마가 소소하게 부동산임대업을 하시다보니

제 연봉에 몇배이고. 소위 말하는 전원주택에 떵떵거리며 살지는 못해도 남들한테 피해 안주고

비굴하게도 안살고.. 빚없고 그냥 저냥 먹고 살만한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엄마한테 손벌리기 싫고..  자식된 도리.. 어미된 도리가 있어

젊었을때 한푼이라도 더 벌고자 하는데..

 

저도 한성질 하는 인간이라..

우선 손님 호출 받고 서빙 다녀오고 그 문제의 아주머니께 돌진 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이모님이라고 불렀다가..

 

"저기요 아줌마.. 나 아줌마한테 그런 고함 소리 들을려고 여기 있느거 아니고.

아줌마가 언성 높일 만큼 잘못 한것도 없는것 같은데요. 앞으로 하실 말씀 있으면

목소리 좀 줄이고 하시죠"

라고 하니..

 

다소 놀란 듯

"내가 원래 그래요"

"아줌마가 원래 그런건 아줌마 사정이고, 나 아줌마한테  고함소리 들을 이유 없고

또 난 그딴거 싫어하니 저한테 하지 마세요"

라고 또박 또박 이야기 했습니다.

 

그 아주머니 아무말 없이 후다닥 서빙 가시네요..

 

그 이후 부터 퇴근때 까지는 저에게  최대한 자분하게 이야기 하는  것 같더군요,

이 아주머니... 제가 주말에 식당 알바 하고 있으니 우스웠던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른 분들은 다들 친절하게 잘 알려 주셨고

심지어 설겆이 잘한다. 칼질 잘한다. 일을 빠릿 빠릿 잘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사장님도 매우 흡족해 하시면서 내일 또 나와 달라고 하시네요..

 

이 아주머니 그냥 무시하는게 답이겠죠?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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