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예비시댁에 다녀왔는데 오늘 하루종일 생각하다 고민끝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려요.
우선 저는 서른 중반이고, 결혼하기에 조금 늦은 감은 있어서 결혼을 서두르고 있는게 사실이에요.
2년정도 사귄 남자친구가 있고 같은 회사 다니는데 요즘 한창 결혼 얘기가 오가다가 결국 어제 예비시댁에 들르기로 했어요.
음.. 그래서 저녁식사나 한끼 하자고 예비시댁에 갔는데 처음에는 반갑게 맞아주셔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근데 방문 열리더니 머리는 산발이고 무릎 늘어난 잠옷 입은 왠 아가씨가 나오시더라고요.
남친한테 여동생이 한명 있다고 들었는데 늦둥이라 아직 대학생이라고 그러대요. 저한테 설렁설렁 인사하더니 그냥 방으로 들어가 버리더라고요.
되게 예의없다고 생각한게 솔직한 제 심정이었어요. 자기오빠 아내될 사람이 온다는데 뭐 꾸미는것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적어도 인사하고 같이 앉아서 얘기정도 할 수 있는거지 새침하게 방문 쾅 닫고 들어가버리더니 더욱 가관인거는 좀 이따 시어머니께 먹을거 없냐고 소리 꽥꽥 지르면서 나오더라고요.
뭐 어쨌거나 예비 시어머니께서 상차리시길래 저도 거든다고 했더니 옆에서 남친이 같이 하겠대요. 그때 시어머니는 니가 이런걸 왜하냐고 너 이런취급받고 사냐면서 남친보고 얼른 가서 앉아있으라고.. ㅋㅋㅋ
무슨 막노동도 아니고 상 가져오고 수저놓고 음식 나르는데 남친은 고귀한몸이고 저는 종인거마냥 저보곤 이거해라 저거해라 남친보곤 앉아서 쉬어라 하고. 이때부터 예상은 했어요.
밥먹는데 부모님은 뭐하시냐 돈은 얼마나 모았냐 질문 이것저것 하시더니 여자치곤 나이가 너무 많은거 아니냐 애는 잘 낳겠냐, 꼭 아들 낳아야된다느니..
요즘 세상에 아직도 아들타령 하시는 분들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네요ㅋㅋ 그리고 아버지 환경미화원이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엄청 무시하는 눈초리, 이것저것 핀잔주고 젓가락질하는데 그게 뭐냐면서 가정교육도 못받았냐고 난리난리.
못배운집 자식이라서 그러냐고 할때 저는 솔직히 폭발했고요, 그냥 제가 마음에 안드는게 한눈에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계속 다늙어서 애는 제대로 낳겠냐, 집안일은 제대로 하겠냐, 영 싹싹하질 못하다 이말들은 한 천번은 들은것 같아요.
저는 할말은 다 하고 사는 주의여서 어머니께 요즘은 늦게 결혼하는 부부도 많고, 아들이든 딸이든 그런것은 전혀 중요치 않으며 환경미화원 딸이라고 해서 못배운집 자식은 아니고 결혼해도 직장 그만두지 않을거기 때문에 집안일은 남친이랑 나눠서 할거라고 따박따박 다 말씀 드렸어요.
어머니 말씀 계속 듣고 있었던것도 사실 옆에서 남친이 계속 어머니께 왜 그런 말도안되는 질문을 하냐면서 버럭버럭 소리도 지르고 중재하고 계속 꼬박꼬박 제편 들어주고 그래서 가만히 있었는데 더이상 듣기 힘들더라구요.
아 그리고 시아버지께선 중간중간 몇마디 물으신거 빼곤 별말씀 없으시고 시누는 관심도 없어서 잘 기억 안나요. 그냥 시아버지도 시누도 다 저한테 무관심했어요.
밥먹다 체하는줄 알았어요 그냥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지도 몰랐고 시어머니 말씀 다 들어주다 머리 돌아버리는줄 알았고 했던말씀 무한반복.. 넌 늙어서 애는 어떻게 낳겠니 아들은 낳겠니 음식은 청소는 잘하겠니... 이건 뭐 거의 세뇌수준이었구요ㅋㅋ
듣다듣다 짜증이나서 밥먹자마자 뛰쳐나와버렸어요. 솔직히 예비시댁 한번 봤는데 전혀 결혼하고싶은 마음 안들었어요.
그럼에도 제가 자꾸 고민하는 이유는 지금 남자친구가 너무 괜찮고 제나이도 어느새 서른 중반이 넘어서려 하는데 또 다시 남자친구 사귈수 있을까 싶고.. 헤어지고 다른 남자 만난다고 해도 지금 남친만한 남자 찾기 힘들것 같아요.
지금 남친이 참 성실하고 성격 좋다는 소리도 많이듣고 이성문제로 속썩인적도 없고 어디면 어디다 잠자면 잠잔다 연락도 잘해주고, 시어머니가 핀잔줄때도 열심히 맞받아쳐주면서 제편 들어주는데
시어머니 한분 때문에 결혼 다 포기하고 헤어지면 평생 노처녀로 살지도 몰라서 내적갈등이 너무 심하네요.
저보다 심한 시댁들 많은건가요? 다 이런데 저 혼자 오바하고 엄살부리는건가요? 결혼 안하고 헤어지면 제가 잘못된 선택하게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