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중반 남자입니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정리가 안됐나봐요.
잊은줄 알고 있다가도, 잘 살고 있다가도 느닷없이 생각이 나고 또 아련해져요.
그냥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기기에는 현재의 나를 너무 괴롭히네요.
제가 정말 많이 상처를 줬고, 잘못했고, 사실은 이렇게 고민할 자격도 없어요.
그래서 더더욱 연락할 염치도 명분도 여지도 없는데...
진짜 바쁘게 일하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르는걸 어쩝니까...
작년 이맘때에 만났어요.
장거리였는데 얼굴도 모르는 상태로 매일같이 연락하다가 처음만났는데
바로 불꽃이 튀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이틀을 연속으로 보고...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문제는 모두 저에게 있었어요.
제가 당시 법원 조정중이었거든요.
이혼예정이었어요. 그래도 완전히 이혼한건 아니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유부남이었죠.
아이는 없어요.
이게 처음에는 교재를 목적으로 연락한거도 아니어서 딱히 이야기해야할 필요가 없었어요.
이혼진행중에 스트레스를 감당하기도 버거웠고,
그래서 제가 그녀를 그렇게 많이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고,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감정도 끝난 다음에 알았어요.
정말 엄청난 후폭풍이었죠. 아직도 안 끝난거 같지만...
제가 잘못한게 뭐냐면;;;
그러니까 서로 감정의 조짐이 보일 때, 이렇든 저렇든 당시 제 상황을 확실히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 얘기를 못한거에요.
그렇게 누가 먼저 정리는 안했지만 연인관계가 돼버렸어요.
타이밍도 놓치고, 감정도 놓치고, 결국 그녀도...
하여간 만남이 진행되고 1주일 정도 지나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제 상황을 이야기 했어요.
그리고 그대로 끝났어요.
자길 내연녀로 만들었다. 유부님인걸 속였다. 다시는 사람을 못 믿겠다...
그러더라구요.
이혼예정일이 한달남짓? 남은 상황이었는데...
어쨌든 법적으로는 유부남이고, 미리 말 못한건 사실이니 변명할 건덕지도 없고.
그냥 빌었어요. 무조건 잘못했으니까요.
일단 완벽히 이혼하기 전까지 연락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연락 안하고 참았습니다.
그리고 한달정도 지나서 모든 서류와 법적 절차까지 다 끝난 후에 연락했죠.
받아주질 않더라구요.
전화, 문자, 카톡, 메일 모든 채널에서 차단을 당했어요.
진짜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내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면, 고의든 뭐든 끝까지 속였더라면 행복했을텐데...
직장에 찾아가서 만나달라고 해야 하나...
너무 답답해서 편지도 보내고, 택배로 꽃도 보내고,
이건 차단은 안돼지만 제대로 전달이 됐는지 확인도 안되고
당연히 답변은 없더라구요.
4시간 거리를 달려가서 집 앞에서 몰래 기다리기도 했어요.
기다리다가... 왠지 스스로가 스토커 같아서 결국 먼 발치에서 얼굴한번 보고 왔네요.
그냥... 당시 제 상황이 힘들어서 흔들린 거겠지...
혹은, 너무 큰 상처를 줘서 죄책감같은 거겠지...
아니면, 그냥 단순한 욕정이겠지!
이런 식으로 위안도 해봤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염치도 없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
사실 연락하고 싶어도 방법도 없어요.
아, 물론 다른 번호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문제는 그녀가 연락을 받느냐죠.
막상 그녀는 저 따위 잊고 잘살고 있겠죠?
그랬으면 좋겠는데...
연락 할 자격도 없는거겠죠?
귀찮게 하면 안돼겠죠?
업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