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한달 됐는데
저번 주말에 시부모님이 저희 친정에 놀러 오셨어요.
(약간 양가 직계 가족들 모인 작은 축하 파티 같은 느낌? 양가 부모님이 상견례 때 처음 뵜는데 시부모님이 저희 부모님을 너무 좋아하셔서 결혼 시키고 나면 남편이랑 저, 그리고 양가 부모님 모여서 식사하고 차 마시자고 전부터 계속 얘기 하셨었어요. 남편 형제들이랑 제 형제들은 바쁘니까 부르지 말구 부모님들이랑 저희 부부만 소소하게요.)
그래서 양가 부모님들이랑 저희들만 제 친정 집에 모였는데
전 원래 예전부터 정해져 있던 약속이라 그 날 입을 예쁜 옷을 하나 인터넷으로 미리 샀었어요.
근데 옷은 너무 예뻤는데.. 제가 키가 큰 편이라..
양가 부모님들은 이쁘다 하시는데 저는 소재가 좀 덥기도 하고 일어섰다 앉을 때 마다 길이도 너무 짧아져서 민망하고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식사 전 담소 나눌 때는 입고 있다가 나중에 방에 들어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어야 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엄마 상 차리는 것도 도와드려야 하는데 옷 버릴까 신경 쓰이고 밥 먹고 배 부를 꺼 생각하니까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얘기 끝나고 상 차리려는 타이밍에 엄마한테 살짝 옷 갈아입게 도와달라고 하고 옷 방으로 들어갔어요.웬만하면 벗은 몸은 엄마한테도 잘 안보이는데, 그 원피스가 척추 시작하는 부분부터 주르륵 단추가 달려 있어서 혼자 입고 벗는 게 힘든 옷이였거든요 ㅠㅠ
엄마도 그거 알아서 들어오셔서 등에 단추만 딱 열어주고 방 문 닫고 나가셨어요.
(내가 어릴 때 부터 원래 항상 그러셨음)
그리고 갈아입으려고 미리 꺼내 놓은 옷이 너무 후즐근해 보여서 원피스 다 벗고 팬티랑 브라만 입은 상태로 옷장에서 갈아 입을 편한 옷 중에 예쁜 옷 다시 꺼내고 있는데 닫혀있던 방 문이 벌컥 열리더라구요
전 당연히 엄마라고 생각하고
반사적으로 옷들을 들어 몸을 가리면서 인상 쓰고 돌아봤는데,
시어머니께서 들어오시는 거예요...
이건 정말 생각을 못해서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ㅇㅁㅇ"하고 여쭤봤는데 당황한 티가 났는지
"너무 놀라는 거 아니니? 옷 갈아입다고 해서 도와주려고 왔지."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도와주실 거 없다고 다 벗었으니 이제 옷 입고 나가면 된다고 그랬는데 안나가시고 보고 계셔서...ㅠㅠ
저도 안움직이고 들고 있던 옷으로 몸 앞면을 가린 상태로 그냥 계속 서 있었더니
(당연히 나가주실 줄 알고 가슴이 안보이게 옷으로 가리고 서 있었어요. 옷 입는다고 움직이면 속옷이며 뭐며 다 보일 거 같아서... 속옷도 낡은데다 브라가 윗가슴을 다 못가려서 움직이면 백퍼 민망한 상황 벌어질 거 같더라구요...)
"얘! 여자끼리 몸 좀 보면 어떠니?! 사부인께서도 아까 이 방에서 나오시던데...."라며 서운해 하시더라구요.
어.. 시어머니께서 딸이 없고 아들들만 있으셔서 엄마와 딸 같은 돈독한 관계에 로망이 있으신 건 알고 있는데... 정작 진짜 엄마와 딸 사이인 엄마랑 나는 안그러기도 하고... 가족이든 누구든 그냥 맨몸을 타인이 보는 게 싫어요..ㅠ(남편도 아직 환하게 밝은 곳에서 적나라하게 보지는 못함) 성장기에 갑자기 크면서 생긴 튼살들도 컴플렉스고 옷입으면 티 안나지만 벗으면 잘 보이는 보여주기 싫은 군살들도 있구요. 가뜩이나 평소에 저에 대해 디테일하게 외모평가 하시는데(좋은 말을 많이 하시긴 하는데 안좋은 말도 솔직하게 하셔서 항상 시어머니 앞에선 제 외모에 대해서 뭐라 하지 않으시려나 하고 조심하게 되고 신경이 곤두서게 되요. 특히 제가 키 크고 마르고 피부 좋은 것에 대해 유난히 좋게 평가하시고 계신 분이라...) 몸 평가까지 받게 되면 멘탈 나갈 것 같고......그래서 어색하게 대치 상태로 있다가 결국 시어머니께서 조금 서운해 하시면서 나가셨는데,
이건 정말 저도 어떻게 할 수가 없을 만큼 싫어요...ㅠ
사실 저번에 신혼 여행 때도 일정 맞춰서 시부모님이랑 같이 가면 안되냐고 물어보셔서 신혼여행을 시부모님이랑 같이 가는 것도 오바지만 거기가 휴양지라 같이 헐벗고 수영할 생각에 아득해서 눈물이 다 났었는데(남편이 거절해서 무산됨 하지만 내가 꺼려하는 걸 남편도 좀 서운해함 ㅋ큐ㅠㅠ)
이번 여름 휴가때도 같이 해외여행 가자고 넌지시 벌써부터 말씀하시네요.... 미리 봐둔 휴양지가 있으시다는데 아예 온천이예요 ㅠ
...신혼여행 같이 못가드렸으니 여행은 같이 가도 좋은데 전 제 벗은 몸 보이는 거 진짜 싫고....ㅠ 제가 과도하게 예민한 거 같긴한데 그래도 너무 싫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기본적으로 저희 부모님을 좋아하시고 저도 가까스로 예쁘게 봐주시는 편이라 싫다고 말하기가 더 어려운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