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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생이 본 외고 폐지 논란

왜닉네임자... |2017.06.24 22:41
조회 4,032 |추천 48
안녕하세요, 판에 글은 처음 써봐요..! 아는 사이트가 많이 없어서 여기에나마 적어 봅니다. 불펌하셔도 좋으니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현재 대원외고에 대학중인 한 학생입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최근 외고, 자사고 폐지와 관련하여 교육계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해서 저는 대한민국의 학생으로서 이에 대한 제 의견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육계에는 그 어느 분야보다도 어른들의 정치적 입장 이전에 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한 당사자들, 즉 학생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의견이 같든 다르든, 여러 학생분들이 나오셔서 스스로의 의견을 밝혀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외고 폐지에 반대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외고에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짧은 식견으로 짧은 시간동안 보고 배운 것을 적는 것이 저의 한계이지만, 외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외고를 바라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한 문장 한문장, 정성껏 적은 만큼 끝까지 읽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시작하기 이전에 저는 현재 어떠한 사교육도 받고 있지 않으며, 강남 출신도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대원외고에는 저와 같은 노력형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외고와 함께 거론되는 자사고의 경우 제가 다녀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는 것이 많지 않아 가급적 말을 아꼈습니다.


우선, 정부에서 밝힌 외고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와 외고 폐지를 주장하시는 분들의 논점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1) 집에 돈이 많은 학생들만 다닐 수 있는 '귀족 학교'다
2) 이미 본질을 잃어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과 다름없다
3) 사교육을 조장한다

저의 짧은 경험으로나마 말씀드리자면, 제가 보고 듣고 겪은 외고는 전혀 이와 다릅니다. 3번이 핵심이 될 듯 싶습니다.

첫 번째로, 귀족 학교라는 말씀은... 사실 일부 대안학교나 국제학교와 같이 일년에 학비가 몇 천씩 드는 고등학교를 두고 외고를 귀족 학교라고 말씀해주시는 것조차 감사할 정도입니다. 물론 학비가 싼 편은 아닙니다. 한 분기에 200만원이 조금 안 될 정도입니다. 비싼 편인 만큼 부모님께 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으로 다니며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학비가 '사회악', '귀족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학교에서의 수업 내용이 많고, 수업 강도가 아주 굉장히 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 아침 7시 50분부터 밤 9시 50분까지 학교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특목고 학생을 제외한 고등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 비용을 생각해봤을 때 폐지되어야 할 정도로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학원에서 한 과목 수업만 듣는 데에도 한 달에 50만원은 들여야 하니까요.
그리고, 우리학교 한 학년 정원 약 260명 중 20%는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친구들입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위주로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특별전형을 선발합니다. 이 친구들은 실제로 학교 측으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정확한 규모와 금액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비밀이 철저히 보장되어 재학생들은 누가 특별전형으로 입학하여 학비 지원을 받고 있는지 알지 못하며, 애초에 아무도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습니다. '상속자들'같은 드라마에 보면 형식상 있는 '사회배려자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차별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그런 모습을 상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학교의 특별전형은 그와는 전혀 정말 전혀 다릅니다. 그보다 규모가 크고, 비밀도 잘 보장되며, 일반전형 학생들의 인식 자체도 완전히 다릅니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특별전형은 '입학한 방법이 다른 것'일 뿐,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인식 자체가 다른 거죠. 아, 저희반에는 왕따도 없습니다. 반 분위기가 유독 좋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가정형편이 어떻든 (굉장히 잘 사는 친구도, 조금 어려운 친구도 있습니다), 출신 지역이 어떻든 (정부에서 서울 내에서만 뽑으라고 제한했죠. 이후로 서울 내 곳곳에서 옵니다), 성적이 어떻든 다들 잘 어울려 지내고 있습니다. 특별전형이고 뭐고 사실 다들 관심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보다 모든 학생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신 등급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올 수밖에 없는데, 각지에서 개성이 다양한 친구들이 오는 만큼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풍조가 기반이 되어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대놓고 담배를 피고 삥을 뜯고 다니고 폭력을 저지르는데 선생님들이 그걸 방관하고 손 놓고 계시는 분위기의 학교가 있다는 걸, 그런 곳에서 온 친구를 여기서 처음 만난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도 정말 노력해서 여길 왔더군요. 그리고 저희 학교에서는 교내에서 공부를 못하는 편인 친구들도(저예요ㅜㅜ접니다..) 비교적 차별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제가 중학교 때 학생들 간의, 또는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의 차별과 편견을 많이 목격했기 때문에, 그 부분 역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 학교가 입시학원과 다름없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 역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이면서 어문계열 진학률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때문에 '외국어고'라는 이름은 껍데기이며, 실상은 대학 진학을 위한 수업이라고들 말씀하십니다. 이공계 진학이 대부분인 과고,영재고와 비교도 많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현재 이공계는 매우 취업이 잘 되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이 가능한 전공입니다. 하지만 어문계열은요? 어문계열은 취직난의 핵심에 서 있으며, '문송합니다'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입니다.
저는 외국어가 좋아서 외국어고에 왔지만, 법조인이 되고싶다는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굳이 어문계열에 진학해야하나 싶습니다. 법조인으로서 활동하는 것에 외국어 실력은 분명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저는 외국어 공부가 매우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또한 우리 학교 대부분의 친구들이 언어 공부에 대단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허나 이는 어문계열 진학이라는 통계자료만으로 나타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어문계열 진학률이 낮다는 것만으로 외고를 입시학원으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현실적으로 어문계열에 진학하면 취업도 힘들고, 꿈을 이루기도 힘듭니다.. 반드시 어문계열에 진학을 해야만 고등학교 때 외국어를 제대로 배운 건가요? 대학에서 어문계열을 전공하려고 하지 않으면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고등학생'으로서 외고를 다닐 자격이 없는건가요? 학생들이 어문학을 전공하지 않는 경우 때문에 다양한 외국어를 가르치려는 외고의 존재의미가 없어지나요? 저는, 고등학교에서 다른 그 무엇보다도 외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며, 외국어를 매우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계속 써먹을 겁니다. 애초에 외고에서 배우는 '외국어'와 대학에서 배우는 '어문학'은 다릅니다. '외국어' 전공이 개설된 대학교는 애초에 몇 개 없어요. 외국어와 어문학이 동일하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학교의 일주일 간 총 수업시간은 35시수이며, 그 중 8단위는 전공어 시간, 8단위는 영어 시간입니다. 예체능 시간, 학급회의 시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등학생들이 배워야 할 과목이 엄청나게 많음에도 일주일에 반은 언어 수업을 듣고 있는 겁니다. 온라인 방과후 강좌로 또 다른 외국어 회화를 배우는 학생도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입시 입시 하시는데 입시와는 상관없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입시에 일말의 쓸모조차도 없는 부분도 많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거라면.. 중국에 가게되면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으니(^^) 수십가지의 중국 음식이름과 브랜드이름(맥도날드, KFC 등등), 커피 종류별 이름 (카라멜 마끼아또,아메리카노 이런..), 한국음식을 중국어로^^ 외워서 수행평가를 봤던 겁니다. 한자로 수백 자에 발음에 성조까지 외워야겠죠? 세상에.. 뭐 이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자기 인생을 찾아 알래스카로 떠난 청년에 대한 영어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단어는 쓸데없이 어려워서 수능엔 나오지도 않아요~), 당장 시험을 몇 주 앞두고 고어로 쓰인 영어 원서를 읽다 보면 자괴감이 몰려오죠. 생전 처음 보고 현대에는 잘 쓰이지도 않는 단어들을 수행평가 때문에 영영풀이대로 외우고 있고.. 내가 이러려고 외고에 왔나.. 싶고요.. 내 이상형, 미래 남친을 스페인어로(대본 만들고 외우는 것도 힘들겠죠..) 소개하는 것도 막 하고.. 영어로 10분 제2외국어로 5분 뭐 그런 식으로, 대본 통으로 외워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 정도는 일상입니다~^^ 중국어회화 선생님께서는 A4 두장짜리 대본에서 단어 하나도 아니고 '성조 하나' 틀릴 때마다 점수 한번씩 깎으셨어요, 근데 다들 한두 개 틀리거나 안틀리고요. 지금 당장 입시에 이게 도움이 되는 걸로 보이시나요...ㅎㅎ 자기 가고싶은 과 준비하려고 생기부랑 독서랑 대외활동 동아리 다 따로 챙기고 학교 다니는 동안 수능 공부는 상상도 못하는데? 그래 보이세요? 일주일에 8단위씩 일본어 중국어 막 배워놓고 막상 수능 볼 때는 아랍어로 보는 경우가 허다해요. 전교생이 매주 토론수업도 들었었는데, 혼후관계주의(혼전순결)를 지켜야하는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해야하는가, 미성년자 강력범죄 감형해야하는가 등등(학생들이 주제를 고릅니다)에 대해 며칠씩 밤을 새가며 (말 그대로 며칠씩 밤을 샙니다ㅠㅠ) 무슨 전문가라도 되는양 피 튀기는 토론을 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내가 이걸 대체 왜 하는건지 자괴감이 들 때도 많았죠. 한 둘이 아니에요. 전 문과생인데 미2도 공부했습니다. 영어 교재로도 공부하고요~ 화학1을 배울 때도 교과과정에서 벗어난 내용까지 배웠어요, 학문적인 탐구심을 고양하는 부분에서 좋기는 한데 학생의 생명력이 갈려 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생기부엔 하나도 못 썼어요! 왜냐 교과과정에서 벗어났으니까요~~~~~~ 입시에 참 도움되겠다 그렇죠? (추가) 2학년 때는 교내 논문 대회가 있습니다. 교내 논문 대회 또는 학술동아리였나? 암튼 둘중에 하나 꼭 골라서 전교생이 참석해야 하는 거예요. 저는 3인1조로 조 편성해서 논문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친구들이랑 논문 쓰겠다고 대학 논문 뒤지고 다니고 논문쓰는 법부터 하나하나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원어로 외국인들 심층면접 및 참여관찰을 실시하고 학생 대상 커리큘럼 고안하고 논문 작성하느라 학교에 밤늦게까지 남아있는건 일상이었고 컵라면으로 끼니때우고 방학때도 허구한날 만나서 연구하고 논문 30장짜리 쓰느라 내신 개조졌는데 다행히 상을 받긴 받았습니다^^ 근데 교육부에서 갑작스럽게 생기부에 논문 쓰지 말라고 해주신 덕분에 생기부에도 자소서에도 '한국에 있는 유학생을 위한 커리큘럼을 연구'한 걸로만 넣었고, 건강과 내신을 해쳐가면서 개고생했는데 입학사정관 분들께 뭐라 어필도 못드리겠네요ㅎㅎ 아무튼 쓸데없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그래도 저는 이런 것을 배워놓으면 인생을 길게 봤을 때 언젠가는 정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재미있게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학교가 입시 학원으로만 보이시나요????? 지금까지 나열한 것들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이런 걸 자소서에 제대로 쓸 수도 없고 수능 준비와는 굉장히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활을 견뎌내는 것, 학생들이 정말 외국어에 흥미가 있지 않다면, 열정이 있지 않다면 학생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일 겁니다.
외국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정말 말 그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보다도, 고등학생으로서 한번뿐인 학교생활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갑니다.
전교생이 평균적으로 일년에 30시간은 봉사활동을 다닙니다. (전 40시간 넘게 채웠어요. 특별히 많은 편은 아니고요.) 겨울방학 때는 2박 3일로 꽃동네에 가서 다 함께 봉사활동을 합니다. 저도 그곳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에는 다 함께 각자 맡은 구역을 열심히 청소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에도 최선을 다합니다. 기말고사가 끝난 후 각 동아리에게는 열흘 정도의 축제 준비 기간이 주어지는데, 우리학교에는 그 동안 내내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부터 늦은 밤 10시~11시까지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는 사물놀이부가 있고, 마찬가지로 하루 온종일 기운이 다 빠질때까지 악기만 불어대는 오케스트라가 있으며, 밤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조명삼아 연습을 하다가 전설이 된 치어리딩부가 있습니다. 학교에서 집에 일찍 가라고 그렇게 말을해도 잘 안 듣습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남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미술 시간에 전공어과 별로 학교 벽화를 그렸었는데(영어과는 미국관련, 불어과는 프랑스관련 그림..), 각 반을 몇 조로 나누고, 조별로 도안을 그려서 선정된 조의 주도 하에 과별로 벽화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선정된 조는 몇 달 동안 점심저녁 시간, 야간자습 시간은 물론 일부 수업시간까지 빼가면서 작업에 매달렸고, 선정된 조 멤버가 아닌 친구들도 점심저녁, 쉬는시간, 매 미술시간 작업을 도우며 모두들 그림을 완성해냈었습니다. 우리는 그 그림에 매우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현재 그 그림은 우리 학교 벽에 잘 전시되어있습니다.
체육 시간에도, 음악 시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체육대회 때문에 중간고사 직전에 맹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예체능은 성적에 거의 반영되지도 않고 생활기록부에 적어주는 내용도 다 비슷비슷한데도 이렇게까지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을.. 저는 정말 처음 봤습니다...... (전 체육 수행평가를 망..했ㅇ...어요..) 그 바쁜 와중에도 중식, 석식 시간마다 나와서 연습을 해요.. 특히 체육대회는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인만큼 시험 2주 전에도 막 연습하고.. 시험 끝나자마자 다같이 늦게까지 남아서 단체줄넘기 연습하고 피구 연습하고 있어요ㅋㅋㅋㅋㅋ
이런 우리 학교를 그저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학원'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교생의 노력에, 열정에 오명을 씌우는 일입니다. 선생님께서도 이에 대해서, 한때는 우리 학교가 입시 성적을 중요시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변화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적어도 제가 봐온 모습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에 대해 오해를 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세 번째로,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만..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원가에서 많이 눈에 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면접 학원을 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에 일종의 신념을 갖고 정말 반드시 필요한 학원이 아니면 다니지 않는 학생들, 집에서 인터넷 강의로만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저 학구열이 강하다 보니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부각되는 것뿐, 다양한 학생들이 있는 겁니다. 외고 입시를 준비할 때도 이를 위한 학원을 다니지 않은 학생들이 꽤나 많습니다. 선발 과정에서 1차로 중학교 영어 내신 시험 성적만 보고, 그 다음 자기소개서와 면접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본인이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저의 경우도 입시를 위한 학원을 따로 다니거나 과외를 받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학교 재학 시절 영어 내신을 위해 영어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었습니다. 머리가 좋은 편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외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소리내어 읽고 계속 읽는 걸로는 부족해서 빽빽이를 다섯 번은 했으니까요. 오히려 머리가 특출나게 좋지는 않아서 교과서를 외워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영어 내신이 잘 나올 테니까요. 자기소개서의 경우 중3 초부터 작성해서, 1500자 분량을 적어야 하는데 3000자 분량을 적어서 줄이고, 편집하고, 다듬고, 갈아엎고 다시 쓰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는 면접 준비를 위해서 자소서 한 줄당 두세 문제씩은 예상문제를 달아놓고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수십개의 예상문제를 직접 만들어 연습했고, 다행히 예상 문제 중 몇 문제가 실제 면접 때 출제가 되었습니다. 모두 인터넷에서 혹은 시중에서 파는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누구나 아는 방법들일 테고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외고의 핵심은 사교육이 아니라는 겁니다. "노력"입니다. 우리 학교의 어떤 친구는 수학시험에 대비해서 문제집 8권을 풀고 오답정리를 하고 두세권을 골라여러번씩 풀었다고 합니다. 자기가 다니는 서점에 있는 책을 전부 싹쓸이해서 풀었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눈에 띄는 건 다 집어 풀었다더군요. 어떤 친구는 화학 시험에 대비해서 문제집을 풀었다고 하는데, 뭐 풀었냐고 물어보니 선뜻 대답을 못하더군요. 네, 시중에 있는 건 다 풀었대요.. 한 두 명이 아니에요ㅋㅋㅋㅋㅋ 한 두 명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나누어주는 수학 시험 대비 자료 약 250문항을 8번 이상씩 푸는 경우 꽤 많습니다. 그 자료는 다들 기본으로 서너 번씩은 풉니다. 영어 중에 한 과목 시험범위인 모의고사 기출 50~60문제+영어 교재 본문 몇개를 통째로 외워버리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머리가 좋아서 외우는 것 같아요? 티비에 나오는 암기왕 이런 게 실제로 얼마나 될 것 같아요? 제가 누누이 느끼는 거지만 똑똑한 친구들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수명을 깎아먹으며 공부하면 안될 일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 친구들이 미친듯이 열심히 사는 것은 눈에 띄는데, 재능이 눈에 띄는 친구가 많지는 않아요. 우리 학교 학생들의 평소 수면시간은 아마 평균이,, 4~5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방학까지 합산해서 평소 평균으로요. 시험기간 말고^^.. 수행평가가 있거나 시험이 있는 게 아니면 꼭 6시간을 자는 저는 예외적으로 많이 자는 편이에요ㅋㅋ 학교 앞에 사는 친구 아니면 거의 저 정도 자는 친구 없어요. 사실 규칙적인 생활 자체가 힘든데, 정말 바쁠 때는 한두 시간, 30분도 못 자거나 아예 밤을 새야만 하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럴 땐 아침에 학교에 가보면 웬 좀비들이 늘어져 있습니다. 아침에라도 쪽잠을 자는 겁니다. 말 그대로 쌔빠지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 저는 학교 왕복 1시간 반 거리에서 삽니다. 평균 정도죠. 평균보단 조금 가깝나 싶네요. 셔틀버스에서 다들 쪽잠을 잡니다.. 안쓰러워요 진짜ㅜㅜ
((아, 그렇다고 흔히들 오해하시는 것처럼 과도한 경쟁에 숨막히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모두들 으쌰으쌰 다함께 힘내서 힘든시기를 이겨내자 하는 분위기예요. 우리는 서로 어떻게 하면 영어 단어를 더 재미있게 외울 수 있을지 토론하고, 모두들 시험 대비 자료 (녹음 파일이나 단어 모의 시험지 등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를 반 카페에 올려서 다 함께 공유합니다. 영어, 국어 교과서는 필기를 하다 보면 쉽게 더러워지는데, 교과서 내용을 컴퓨터로 타이핑해서 필기를 정리하자며 파일을 공유합니다. 모두들 조금씩 조금씩 해서 올리다 보니 자료를 만드는 것이 크게 부담되지는 않고, 자료의 양은 많습니다. 정보도 자유롭게 공유하고요. 야자 시간에 친구들이 졸면 서로 깨워주기도 하고, 너 지금 자면 기말 망한다며 따끔한 말을 해주기도 합니다. 너무 졸릴 땐 옆 친구에게 몇 분 이따 깨워달라고 하면 됩니다. 야자 시간에 10분 15분씩 쪽잠 많이들 자요ㅋㅋㅋ 모두의 사물함에는 늘 키가 꽂혀 있습니다. 교과서든 프린트든 아무도 훔쳐갈 사람이 없으니까 경계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귀찮아서.. 빌려달라고 하면 누구든 빌려줄 테니 훔칠 사람 자체가 없습니다. 교실 문도 잠그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처럼 우리 학교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상호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힘든 수험 생활을 잘 버텨내고 있습니다. 꿈을 위해, 고등학교 시절에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공부하는 겁니다.
물론 비싼 사교육을 받는 것은 일종의 특권입니다. 저도 그런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고에만 그런 친구들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사실 모든 학교에서 사교육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여기는 오히려 본인이 정말 미친 듯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H 외고에서 제 출신 중학교로 설명회를 온 적이 있습니다. 관계자 분께서 '우리 학교에 오면 하루에 3시간씩 자야 한다'고 하셨을 때 설명회에 모인 사람들은 기겁했었고, 저는 솔직히 속으로 웃었습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그 정도 각오를 하라는 말씀이시겠지. 그런데, 진짜입니다. 고등학생 필수 수면 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둥, 그런 건 신경 쓸 여유도 없을 정도로 다들 뼈 빠지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8시간~9시간 자야 정상적으로 사고를 할 수 있다고요? 네, 확실히 그런 것 같더라고요, 3~4시간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안 돌아가요. 그래서 저는 정신력으로 버팁니다. 매일 매일 제 스스로의 한계와 싸우고 있어요. 요즘 학생들의 화장이 논란인데, 우리 반 친구들의 경우 화장하는 시간도 아까워서 세수만 한 맨 얼굴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기초 화장은 해도 색조 화장은 시간 아까워서 못하겠어요.. 치마는.. 무릎 위로 완전히 올라오는 건 전교에 두 세 명..?
아무튼 저는 학생들이 이렇게나 노력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보아 왔고, 때문에 부모의 재력이나 그로 인한 사교육이 좋은 대학 입시로 직결된다는 말을, 특수한 몇몇 경우(ㅎㅎ..)를 제외하고는 믿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학원을 보내주시기 내심 부담스러워하신다는 걸 알아서, 안 다니려고 해요. 그렇다고 학원을 다니면서 좋은 성적 유지하는 친구들을 질투하지는 않습니다. "학원 때문에 잘하는 거야!"라고 속단하지도 않아요. 명문대 진학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 경제 선생님께서는, 서울대에 가고 싶으면 이번 여름 방학 동안 수학문제 20000문제를 풀어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일주하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적어서 사진과 함께 책을 만들어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보내주신다더군요. 그 정도의 열정과 각오가 없으면 갈 수 없는 곳이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려니 합니다.
실제로 우리 학교 학생들은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선천적으로 특출난 아이들보다는 노력형 영재가 많고, 외고생은 죄다 사교육빨(?)이라고 하라기엔 자기주도학습을 지향하는 친구들이 많으며, 노력의 양에 따라 학교 내신이 갈립니다. 현재 저는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 중인데, 이는 저의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 사교육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기 있는 친구들은 가정 형편의 폭이 굉장히 크지만, 성적 때문에 부모님의 경제적 형편을 탓하는 친구는 제가 본 바로는, 없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외고 입시 전형이 변하며 외고 자체도 많이 변화했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외고에서 학생 선발을 위해 독자적으로 영어 시험, 수학 시험을 보고, 영어 면접도 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도부터는 외고에서 중학교 영어 내신과 면접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특정 지역, 특정 중학교 출신 학생들이 많이 감소했고, 외고 입시를 위한 사교육이 대폭 축소되었으며, 그 이후부터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오게 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직도 외고의 옛 이미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외고는 많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 학생들은 부모가 잘나서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사교육을 받아서 대학을 잘 가는 것도 아닙니다. 잠을 줄여가며, 학생으로서 놀러다니며 쌓을 수 있었을 추억을 희생해가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호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배려, 협동과 같은 미덕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 스스로 원해서 하고 있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학교의 인성 교육입니다. 우리 학교에는 선도부가 없습니다. 대신, 선생님들께서(특히 모 영어 선생님, 매일 감사합니다. 체육 선생님, 수학 선생님, 그리고 종종 나오시는 다른 선생님들도요) 현관 앞에 매일 나와 계십니다. 아주아주 가파른 학교 등굣길 지형 특성상, 언덕 꼭대기에 비가오나 눈이오나 서 계시는 셈입니다. 수요일을 제외하고 월화목금 매일을,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하는 7시 15분경부터 7시 45분경까지 내내 서서, "여러분~~인사합시다~~" "웃는얼굴로 인사합시다~~ 오늘도좋은하루~~" "오늘은 신나는날이에요~ 금요일입니다~여러분~ 조금만 힘을 냅시다~~" "월요일입니다~ 이번 한 주도 활기차게 보냅시다~~" 같은 말들을 외치며, 학생들의 인사에 매번 답해주십니다. (특히 모 영어선생님) 성대결절이 오지 않으시는 게 신기합니다.. 그러면 아침부터 그 가파른 언덕을 오르느라 녹초가 된 저도 웃으며 인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학 초부터 선생님들께 인사와 예절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고, 복도에도 이와 관련된 명언이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성적 잘 받는 학생들보다 밝게 인사 잘 하는 학생들을 훨씬 더 예뻐해주십니다. 사실 중학교 때는 제가 모르는 선생님들도 절 알고 계셨는데, 여기서는 그저 260명의 학생 중 하나가 되어서 처음에는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께서 그 평범한 저의 이름마저도 알아주시더라고요. 1단위 세계사 선생님도, 2단위 체육 선생님도요.. 전교생 이름을 외우려면 진짜 많이 노력하셨겠죠.. 그만큼 저희도 선생님 많이 존경해요ㅠㅠ
야간자습 시간도, 셔틀버스 문제로 원래 전 학년이 10시 30분까지이던 것을 교장선생님께서 9시 50분까지로 단축하셨습니다. 10시 30분까지 하면 밤 12시쯤 집에 도착하게 되고, 그러면 집에서 부모님 얼굴도 못 보고 대화도 못하고, 집에선 잠만 자고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그렇게 서울대를 보내서 무엇 하느냐, 그래가지고 아이들 인성이 바르게 길러지겠냐는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조금 감동했었습니다..
국어 선생님께서도 입학 직후, 외고생은 상대적으로 국어가 약하다고 하시며 인문계고 출신 친구들 중에 너네보다 훨씬 똑똑한 애들이 많으니 외고에 왔다고 절대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었습니다. 모 방과후 강사 선생님께서도, 너희는 많이 배우고 공부하는 만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그만큼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학교에서는 인성 교육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예의 바르고 늘 최선을 다하는 인재를 지향하는 학교구나,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쓴 글은, 아주 잠시나마 외고를 다니며 느꼈던 점들을 주관적으로 적은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외고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신 분들께는 조금이라도 외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외고 폐지에 대한 제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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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외고의 인원은 한정되어 있고,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으면 그 지역 학교에 다닐 수 없습니다. 저는 외고를 없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고 진학을 원하는 모든 친구들이 외고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리고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교육 기관을 없앨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의 이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진정한 진보적 교육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평등한 교육을 나누자는 취지는 좋지만, 아예 외고를 없애버리고 교육을 일원화시키는 것보다 원한다면 누구나 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진짜 해결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는, 정 외고를 폐지하고 싶으시다면, 대학 입시를 개편하고, 일반고를 크게 지원하여 공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다양화시킨 다음 외고를 폐지하는 것이 수순이 아닐까 합니다.
나머지 특목고들, 예고, 체고, 영재고, 과고, 마이스터고 또한 마찬가지일 겁니다.

시간이 생긴다면, 반대로 외고가 폐지되었을 때의 문제점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간략히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반고의 지역별 서열화
- 말 그대로입니다. 저 같은 비강남권 학생들은 강남권 학생들에 밀리기 십상이겠지요. 일반고는 지역별로 다녀야 하니까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학교가 지역별로 서열화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정말로 해결하기 힘든, 지금보다 훨씬 심각하고 어려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집값, 당연히 오르겠고, 서열화, 당연히 더 심해지리라 봅니다.. 이번엔 개인의 노력으로는 절대 넘을 수 없는 '지역'이라는 벽이 세워지겠죠.
2. 최상위권과 중위,하위권의 격차 심화
- 저는, 공부를 잘하는 건 맞지만, 집안은 중산층 혹은 그 이하의 학생으로서 외고에 진학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많이 노력하게 되어 많이 발전했습니다. 저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초인적인 노력을 해내는 친구들이야 깔렸으니 더 자극받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법조계 집안의 친구들, 막 비싼 외제차 타고 다니는 친구들과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아요.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데, 만약 외고가 없었다면 이는 꿈도 꾸지 못했을 거예요. 정말 드라마에서나 보고 있었겠죠, 최상위권의 세상은 저 따위가 아무리 공부해도 만나보기조차 어려운 '넘사벽'이 되었겠죠. 즉, 외고 폐지는 중상위, 중위권 학생들의 하향평준화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3. 사교육 조장
- 외고 폐지가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학원의 도움 없이 학교에서 배운 것만으로 외국어 자격증을 땄는데, 만약 외고가 없었다면 당연히 학원에 다녔겠죠?
4. 공교육의 획일화
-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다시 말하지만, 다양한 학생들이 자신의 특성에 맞춰 학교를 고르고, 자신이 노력하면 그 학교에 진학해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이상적인 교육의 보편화'를 이루어야지, 그 다양성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은 너무나 극단적인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외국어'를 일주일의 반(16단위)이나 배울 수 있는 학교,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5. 문이과 밸런스 붕괴
- 그렇습니다. 외고와 자사고가 폐지되면.. 이과 학생들에게는 과고 영재고가 건실히 남아있으니 수학 과학을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그곳에서 공부하면 되겠지만, 문과 학생들은 대부분이 일반고를 다니게 될 테니 외국어를 학습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겠죠. 원하는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어지고, 문과생이 설 자리도 점점 더 줄어들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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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아직 학문을 배우고 있는 학생이고, 경험이 많지 않아 부족한 식견을 가진 만큼, 굉장히 주관적인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 글을 쓰면서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나 다소 경솔한 판단을 내린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그런 부분을 발견하신다면 '아직은 미성숙한 학생이구나' 하시고 너그럽게 가르쳐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저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표명하는 바이며, 학교의 이름은 제 의견에 경험적인 근거를 더하기 위한 것일 뿐임을 알아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몇 년 후 추가하는 후기.댓글 답하다가 후기 추가합니다.3학년 1학기까지 거의 내신에만 매달렸는데도 4점대 중반이 나왔습니다.생기부가 20장이 넘었고 자소서도 열심히 썼는데도 K대에 가고 싶지 않았던 과에만 서류합격하고 나머지는 모두 떨어졌습니다.1학기 기말 이후로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긴 했는데, 결국 약간 아쉬운 점수가 나왔고 고대 가고싶은 과 문 열고 들어갔습니다.수능 공부는 인터넷 강의로만 들었고요, 고3 내내 학원이라는 곳은 구경 못해봤습니다. 과외는 비싸고 인맥도 없어서 평생을 못받아봤고요.저 같은 친구들 중에 내신 벌벌 기다가 정시 대박 터진 경우 많아요. 애초에 S대,Y대는 저희학교 수시로 잘 안뽑아줘요. 내신을 너무 짜게 보는 거 같아요.외고가 사교육을 조장한다? 여전히 제 대답은 글쎄요.
그리고 댓글에서 서열화를 언급하셨는데 제 핵심은 서열화가 좋다는 말이 아니에요.다만 서열화가 될 수밖에 없다면 지역 차이나 운 차이보다는 노력과 의지 차이로 되게 만드는 게 낫다, 라는 거죠.그러기 위해서는 특목고를 없애기보단 오히려 더더욱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학교들을 만들어가고 또 경제적이 형편이 그런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잘 지원해줘야겠죠. 공정한 평가 기준도 계속 논의해 나가고요.
애초에 학교들을 없애는 것부터 반대하기는 하지만, 사실 외고와 자사고만 없애자는 주장에는 정치적인 의도와 포퓰리즘이 다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주장은 이중잣대 그 자체거든요.모순을 지적해볼게요. 진짜 '귀족 학교'는 학비 몇천만원 억씩 들고 송도나 제주도에 있는데 왜 거기는 안 잡고 거기보다는 비교적 노력으로 가야 하는 외고랑 자사고만 건드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애초에 그쪽은 대중들이 관심조차 없긴 하죠. 사실 재벌가나 진짜 부유한 집 자제들이 외고 나오는 것도 옛날 이야기지 요즘은 다 거기로 가거든요. 왜냐고요? 여기는 학생의 99%가 진짜 쌔빠지게 공부할 사람들, 속된 말로 공부충 공부벌레 공부덕후들이니까요. 외고 꿀 빠지니까 괜히 외고를 건드리시네요. 솔직히 외고는 이제 공부충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공간밖에 안돼요. 정재계 자녀들이 가는 데는 따로 있고요, 그나마 진짜 공부가 너무 하고 싶거나 중산층 아이들이 공부 열심히했다고 인정받는 경로죠. 중층 아이들이 공부 열심히해서 신분상승을 꾀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까놓고 말해서 솔직히 제가 보기엔 천문학적인 학비를 내고 다른 학교를 다니는 극상류층에서 외고를 없애려는 이유가....ㅎㅎ그리고 왜 영재고 과고 예고 체고 마이스터고 등등은 놔두고 외고랑 자사고만 건드리시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얘네는 서열화 조장 안하나요? 이중 잣대 그 자체라는 말밖에 하지 못하겠네요.
제 요지는 다양성은 유지하되 서열화에 따른 차별을 최대한 완화하고 본인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갈 수 있게 하는 게 맞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특정 학교를 없애자 말자를 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추천수48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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