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많은 분들께서 봐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왠지 그 후의 일도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요.
우선 가장 궁금해 하시는 결론부터.... 사과 받았습니다.
6월 마지막 금요일에 받았어요.
그 사이 지방도 가고, 강쥐도 아프고, 일도 많고 해서.. 이제 올려요 ㅜ.ㅜ
오늘 월요병 때문에 더 피곤하실텐데 이 글 읽으시고, 근무시간을 좀 버티시라고
새벽 시간에 글을 씁니다.
시작합니다~
6월 30일 금요일..
6월을 또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서 엄마와 시간을 함께 보내기로 합니다. (주의: 효녀는 아님)
와 ~~ 오랜만에 지하상가에 갔더니 낮시간인데 사람이 어마어마 했어요.
하니씩 고르다보니 재미도 있고 어느 새 ... 센터가 됩니다...... ㅜㅜ
한참 고르고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저에게
"전화온거 같은데..."
난 치열한 현장??에 있고 양어깨에 이거저거 산거랑 양손목에도 짐들이 주렁주렁..
근데 혹시 일 관련인 분이신가 해서 일단 받았습니다.
이제부터 대화체...
??- 저 혹시 (제 이름) 되십니까?
나- 네.. 누구실까요.... (시끌시끌)
??- 아 네 저는 동사무소 동장 ㅇㅇㅇ 입니다.
나- 네????
동- 동장입니다. 혹시 지금 시간 괜찮으십니까?
나- 아... 저... 그게.... 지금 마트라..
(차마 치열한 2000원 현장이라곤 말씀드리기가.. 짐도 너무 많고.. 사람들을 헤치고 나가기가 어렵고... 일단 너무 시끄러워서.... ㅜㅜ)
동- 아 그럼 언제가 괜찮으십니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시간을 봤더니 4시였어요.
동사무소 퇴근은 6시일텐데.. 제가 6시까지 못 들어갈 것 같더라구요.
나- 잠시만요...
그래도 웃어른이 전화 주신건데 일단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목소리가 저번 통화때와는 달리 좀 더 정중한 느낌이였습니다.
센터에서 나오기도 힘들더라구요.. ㅎㅎ
조용한데도 없어서 저~쪽 기둥으로 가서 짐들 다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괜찮습니다. 지금 통화 가능합니다.
동- 아 네.. 우선 저희 직원이 처음에 응대가 너무 미흡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직원들 담당자라 연락드렸습니다. 커질 일이 아닌데 화나시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정말 사.과.를 하셨습니다.
주위가 시끄러워 전부 다 듣지는 못했고, 내용들이 정확히 다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한 건 정.중했고, 더 중요한 건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마음이 풀리더라구요.
나- 아... 네... 그렇게 말씀하시니 마음이 많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이게 사실 커질일이 아니긴 했지만, 동장님도 저한테 전화주시기까지 쉽지 않으셨을텐데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과 받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감정이 격해져서 과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동- 아이구 아닙니다. 저희가 죄송하죠. 마음이 좀 풀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 네.. 그럼 이만...
동- 근데요 ~~~
나- 네??
동- 제가 그 직원 진짜 따끔하게 야단쳤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됩니다.
진짜 따끔하게 야단도 치고요, 그 팀장도 그렇고 교육도 했습니다.
나- 아 네... 그럼... (마무리 준비)
동- 그래서요 제가 ,,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기 때문에 또 이런 일이 있을 경우는 아주 신변상 불이익이 가도록 아주 단단히 주의를 줄겁니다.
나- 네???? 부,,,불이익이요?? (급당황함)
동- 네.... 아주 일어나면 안돼요..
나- 그,,,그게,, 일어나면 안되긴 하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커질일이 아니긴 한데,, 초기에 사과가 이루어지지않았던 부분이라... 전 그냥 사과만 받으면 되는데요 ,,
동- (단호한 말투로) 아닙니다!!
(의지를 보이시며) 불이익을 꼭 줄겁니다.
나- (불이익이란 말에 계속 당황) 아 동장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건, 전 이 일이 잘못은 했지만 불이익을 줄만큼 큰 일은 아니에요. 불이익까진 바라지 않구요, 그런 요청은 안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결코 불이익을 바라진 않습니다.
동- 그래도 받을 건 받아야 됩니다....
나- 아... 아....네... 그런일이 안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음....... 그..그럼... 이만...
동- 아 그리구요~
나- 네???
동- 제가 동사무소 X층에 있습니다.
시간이 되실 때 함 X층으로 차라도 마시러 오세요..
나- 네?? 차요?? 제가요?????
동- 네!! 오실 때 동사무소로 연락주시면 직원들과 인사도 하고
나- 제가요?? 그 인사까진... 아....
동- 아유 아니에요~ ㅎㅎㅎ 시간되시면 들러주세요. 아마 직원들도 전과 달리 친절할 겁니다. 교육했어요. 이게 참 사람이 하는거다보니까.. 참....
나- 아 네.... 맞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 관계가 참 ..
이런 식으로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빚도 갚는다고 진심이 느껴지니 마음이 풀리더라구요...
게다가 마지막엔 동장님께서 농담까지 건네시며, 정중한 사과뿐 아니라 유쾌하게 마무리까지 하셨습니다.
사과만 하시기도 마음이 쉽지 않으셨을텐데 여유롭게 농담까지...
조금 후 담당자인 서무계장님에게 전화했습니다.
나- 안녕하세요. 저 신문고로 민원 넣었던 (제 이름)입니다.
서-아 안녕하세요.
나-조금전에 동장님이 전화 주셨어요.
서- 아 예..안 그래도 전화하신다고 하셨어요.
나- 네... 사과도 정중하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민원 종료 한다는 전화 드렸어요.
서- 아 예...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들이 처음에... 죄송합니다...
나- 이젠 사과 안하셔도 됩니다. 동장님이 정중하게 사과해주셔서 제가 사과 잘 받았어요.
그리고 저도 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서- 아 아닙니다. 저희가 처음에 일을 크게 만든 바람에.. 죄송합니다.
민원 종료 했습니다.
신문고에 만족도 조사 있어서 그거 했고, 이 곳에 글 씁니다....
큰 사이다를 기대하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근데 전 애초에 요청한 기본 사과를 진심이 느껴지게 잘 받았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물론 아주 처음에 이루어졌더라면..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뭐,, ^^;
이젠 불특정 다수에게 이유없이 무시하거나, 불친절한 태도로 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권리를 오래 걸려 찾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진심으로 사과하신 걸 보면 그간 방법을 못 찾으셨던 것도 같습니다.
"기본" 이란건 쉬우면서도 참 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좋은 공무원분들도 많아요. 좋은 공무원 분들만 모든 관공서에 있길 바라며
제가 사는 동사무소 직원분들도 좋은 분들이라 생각하면서 ..
뜬금없는 화이팅 외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