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을 바라본다. 핸드폰을 높인다. 안경을 벗는다. 렌즈를 응시한다. 사진을 찍는다. 앱으로 사진을 보정한다. 이것이 나의 본 모습이다. 정말 원본 사진과 별 차이 안난다. 내게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어줬다. 대체 뭘 할까?
나는 그 남자들보다 나은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 남자들의 사진은 날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은 것 같다. 너무, 했다, 아니면은, 어떤 느낌이냐면... 그런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의기소침함이었다. 키와 비율, 근육, 상대방과의 열려있고도 정중하고도 공식적인 대화.
하지만 이제 내 사진은 그 남자들과는 다른 면에서 나았다. 이국적이고, 중성적이고, 인조적인 아름다움이었다. 그 사진은 하고 싶은걸 하고 싶게 만들어주고 하기 싫은건 하기 싫게 만들어주었다. 우선 직장에 나가 불편한 사회생활이나 그런 따위를 간접체험하는 것이 제일 하기 싫은 것이었다. 지난주엔 직장에 안나가고 하하하! 라며 빠개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