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엔 당신은
제게 단지 같은 공간에서 보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명에 불과했어요.
그러다 은연중에 깨닫게 된 순간이 있어요
지금 제가 당신을 좋아한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 후부터 몇달간 혼자서 끙끙 앓기만 하다가
결국 진실을 알게 되었어요.
당신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오히려 당신과 같은 나이의
남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사실 놀랄 일도 아닌데 제겐 큰 충격이였어요
나 혼자만의 상상을 하면서,
당신과 손을 잡기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한 번 더.. 저번에 못 다한 서로에 대한 이야기
를 다시 나눌 수 있는 날이 올거야...
당신의 눈웃음과 사랑스러운 면을 보고
당신과 닮은 연예인을 좋아하게 되고.
당신과 닮은 연예인의 사진을 찾아보고.
SNS 프로필 사진은 그 연예인의 사진으로 지정하고.
이렇게 은근슬쩍, 저는 제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봐요.
하지만 그건 나 혼자만의 착각이였나 봐요.
내가 당신을 오버해서 내 존재를 부담스럽게 느낀건지
그날 이후, 당신은 나를 피하기 시작했어요..
예전처럼 내 인사를 받아주는 일도,
내가 좋아했던 그 밝은 웃음을 내게 보여주는 일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일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가장 상처받은 건..
내가 가진 특징과 단점을 마치 저격하듯이
나와 당신의 지인들 앞에서 "진짜 싫음....." 라고
당신이 말한 순간이였어요.
'좋아해주지는 않더라도 분명 날 싫어하진 않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던 자신이
시간이 갈수록 한심해지던 순간이였어요.
근데 뻔하잖아.
저런 태도.
나를 싫어하는 게.
어차피 좋아하는 사이도 아니니까
어차피 이뤄질 사이도 아니니까.
어차피 내년에 당신이 졸업하면 남남이겠지.
난 당신도 알다시피, 그렇게 쿨한 남자는 아니라서
당신의 행복을 빌어주지는 못해요.
그렇다고 불행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제가 바라는건,
당신도..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당신의 존재를 정말 싫어한다는 말을
한 번 직접 들어봤으면 하네요.
얼마나 기분이 나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