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이 글을 보지는 못 하겠지만
ㅇㅈ
|2017.08.08 03:58
조회 343 |추천 2
안녕
내가 제대로 된 연애를 너랑 처음 해보면서 7개월 동안 많이 변했어,그건 너도 알고.그래서 너는 나에게 더 잘해줬고 참 고마워.
그런데 말야 요새 우리 사이가 많이 이상해,딱 이상하다 할 수 는 없는데 서로의 감정선이 이상한 걸 너도 느낄거야.장거리를 떠나 예전보다 자주 만날 수 도 없는 우리고 그만큼 떨어져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았지.
연애 초반 때는 아무렇지도 않던 너의 잔소리들에 하나씩 토가 달리기 시작했고 짜증을 내는 일도 생겼었지,나는 이해를 바랬고 너는 당연했고.
아침 혼자 밥 한끼를 챙겨먹는 거에도 많은 감정들이 뒷따르는 나고 일어나 눈 부비고 나오면 당연하 듯 가족끼리 밥을 먹는 너고
한명 뿐인 가족과 이야기를 하고나면 항상 혼자의 울음으로 끝나는 나고 집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동생과도 장난치고 부모님과도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며 어리광도 부리고 시끌북적하게 지내는 너고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기엔 너무 허전하고 지쳐 나를 걱정하는 연락은 한통 없고 집은 내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에 밖에서 간단하게 소주 한 두잔을 걸치고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면 그 좁은집이 뭐가 그렇게 허전한지,어두컴컴한 집 신발장에 놓인 구두 한 켤레를 보고 한숨을 쉬며 곧바로 방으로 들어와 고개를 숙이는 나고 계속 놀려는데 어머님께 전화와 얼른 들어오라는 연락을 보고 집에 들어가면 너는 진저리 나거나 당연할 너를 반기는 동생들과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 거실에서 티비나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장난치다 씻으러 들어가는 너고
항상 왜 그러냐 제대로 좀 살자 이야기 좀 해보자 언제나 나를 들어보려 하지도 않는 하나 뿐인 가족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가도 너의 귀여운 연락에 조금은 웃어보려는 나고 오늘 또 시덥잖은걸로 동생과 싸우고 있다며 엄마가 좀 신경 안썼으면 좋겠다며 내게 투정부리는 너고
다들 피곤할 새벽 5시 즈음에 불면증 때문이라 탓하며 방구석에 앉아 맥주 한 캔 하다가 항상 드는 똑같은 옛날 생각들에 혼자 우는 나고 새벽 1시가 되기도 전에 샤워하고 누우니 기분이 너무 나른나른하다고 그런데 동생이 자꾸 시끄럽게 한다고 그러다 결국 못 버텨 곧 잠드는 너야
너는 가끔 내게 물었지,항상 너가 먼저 잠들어 서운하지는 않냐고.나는 그저 별로 안 서운한데?짧은 대답만 하고 다른 이야기로 돌렸어.나는 서운하지 않아,나는 너가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서 괜찮아.
그런데 요즘은 많이 불안해,요즘은 그런거 까지 서운해졌어.요즘 많이 힘들었어,그런데 우리 사이까지 이상해지니까 나 버틸 수 가 없어.
너를 만나기 전 나는 많이 쓰레기였어,진심으로 누구를 만난 적이 없었어.근데 그 남자 중에 내가 제대로 대해주진 못해도 나에게 제대로 대해주었던 남자가 있었어. 그 남자는 내가 뭐하고 있는지 보다 내 마음과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 했었지.그게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근데 지금 내 옆에는 니가 있으니까 그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 했어.꾹 눌렀고 깊숙히 없애버렸어.그런데 요즘들어 주변 남자들이 너무 잘해줘.니가 잠들어 있을 때 갑자기 오늘 안 힘들었냐고 널 만나기 전 예전에 잠시 연락하던 남자한테 연락 한 통이 왔었고,니가 유독 일찍 잠들어 있을 즈음 늦게 일 끝난 나를 데려다 주겠다며 내 일자리 주변에 기다리고 있던 남자가 있었어.다 훅할 뻔 해도 나는 다 잘라낼 수 밖에 없더라,나한테 아무 신경도 안 쓰는 니가 미워도 그래도 나는 그런 니생각이 계속 나서.
나는 네게 조금 얘기를 한 적이 있었지,나는 이렇게 자라서 지금은 이렇게 지내고 있다고.나에겐 쪽팔린 이런 이야기를 내가 한 이유는 네가 날 더 좋아해달라고 한 것 도 아니고 네가 나에게 더 잘해달라고 얘기 한 것도 아니야.보잘 것 없는 내 이야기에 유일하게 넘쳐나는 게 돈인데 금전적인걸 지원 해달라한 것도 아니야.가끔 내가 지칠 때 너한테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던 거야.
근데 너는 한 번쯤 먼저 내 마음을 걱정해본 적이 있니?웬만하면 혼자 참는 내 아픔이야.웬만하면 친한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술 한잔 하면 그나마 기분이 괜찮아지고 잘 참을 수 있는 아픔인데.너는 나를 그마저도 못하게하지.얼마 전에 나한테 너무 큰 일이있었어,친구들과 얘기하며 술로 풀어보려 해도 너는 못 하게 했었고 그래 원래 알콜중독인 나한텐 미칠 거 같더라고.몇일을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가 정말 미쳐버린 줄 알았어.그래도 너한텐 티 하나 안냈지 니 투정을 받아주느라 나는 바빴으니까.그러다 못 참겠어서 너한테 한 번 말했어 요즘 너무 지친다고,너는 뭐라했는 줄 기억해? '나도~ 일하기 힘들다 정말', 그때만큼은 나보고 힘들진 않냐고 물어보던 남자에게 정말 전화하고 싶더라 전화해서 울고도 싶고 안아줬으면 싶더라.그래도 참았어.
그래,장거리인 우린데 일 끝나고 집을 바래다 주는 건 당연히 안 바래.그래도 혼자 집까지 갈 때 그 몇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전화 한 번은 해줄 수 있는거 잖아.
나 요새 너무 무서워,이러다 내가 다른사람에게 진짜 흔들려버릴까봐 무서워.니가 나의 행동을 신경쓰는 백가지중에 한가지라도 내 마음을 신경써주면 나는 그 누가 나 아픈 거 백가지를 신경써도 안 흔들릴게.
다른사람을 쳐다보고 싶지 않아 여지도 주고싶지 않아,내 좋은모습도 약한모습도 강한모습도 다 너한테만 보여주고 싶어.
너를 만나고 많이 변해버린 내 모습이 조금씩 후회가 돼.그냥 원래처럼 나만 챙기며 살 걸,밥이라곤 챙겨먹지 말 걸,술같은 거 줄이지도 말 걸,몸 한구석 아파도 신경쓰지 말 걸,남자친구한테 잘하고 그러지 말 걸.더 이상 너로 인해 후회하고 싶지 않아.
여전히 니가 내게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다행이야.진짜 그렇담 내가 자꾸 이러다 너에게 까지 지쳐 버리지 않게 해줘.
너에게 지쳐서 너를 놓아버리기엔 너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