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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다판 5년 째 보면서 느낀점.

평범녀 |2017.09.04 14:39
조회 37,350 |추천 105
안녕 ㅎㅎ 5년 전에 지독하게 좋아했던 남친이랑 헤어지고 헤다판을 들락날락하기를 5년, 매번 들어와서 본 건 아니지만 항상 힘들 때 여기 들어와서 위로 받았던 것 같아.
나와 비슷한 사람 많구나, 그 마음이 그렇게 위로가 되더라.다른 사람도 많이 그렇겠지만 나는 헤어질 때 내가 정말 사랑받기 힘든 존재일까 라는 생각에 괴로웠거든 ㅎㅎ 그런 마음일 때 헤다판이 큰 위로가 되었어. 
그래서 나도 한번도 글 써본적은 없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헤다판을 5년간 전전하면서 느꼈던 생각, 혹은 마음을 써볼까 해. 
이건 이거다! 라고 주장하는건 아니고 그냥 공감되어서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어.
그럼 시작할게.

1. 헤어짐에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사실 내가 제일 힘들었던거야. 헤어지게 되면 꼭 이유를 찾게 되더라고 나는. 걔가 왜 나를 안 사랑할까. 그 전 여친은 그렇게 가슴 애닳아했는데 왜 나는 저렇게 휴지처럼 갖다 버릴까? 내가 못생겨서 그럴까, 내가 덜 섹시해서 그럴까, 아니면 내가 너무 착해서 그럴까, 이런 이유로 수많은 밤을 헤매고 고민했어.그런데 헤어짐에 별 이유가 없을 수 있더라고. 물론 사귀는 동안 내가 잘못한게 있어서 다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이런건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건 좋지만. "그 남자가 왜 나랑 헤어졌을까?" 이 질문은 결국 날 힘들게 하는 질문인 것 같아. 헤어진 이유? 있을 수 있지, 근데 그건 그 사람 마음 깊은 상처 때문일 수도 있고 주변 사정 때문일 수도 있고 나도 모르는 나의 버릇 때문일 수도 있어.  그런거 아무도 못 찾는거잖아. 자기 자신도 모르고 부모님도 모를껄? 그런 이유 찾느라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영원했으면 좋겠지만 영원하지 않는 것도 좋은 것 같아. 그 사람이 너랑 헤어진 이유가, 다른 사람에겐 널 사랑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아이러니하지만 헤어짐에 이유가 없을 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해. 
2. 남자는 그래, 여자는 그래, 이런 말이 나를 너무 혼란스럽게 했어.진화심리학 같은거 보면 남자는 이러이러하다 여자는 이러이러하다 이렇잖아. 내가 제일 힘들었던건 내가 여성스럽지 못한가? 이런 생각이야. 내가 남자에게 사랑받기 위해 좀 더 여성스럽게, 좀 더 이렇게 굴어야 했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그 보편적인 생각은 매우 강력해. 보편성이란건 무서운거야. 하지만 사랑이란건 1:1이잖아? 나는 개인적으로 좀 여성스러운 남자를 좋아해. 깔끔하고, 담배 안 피고, 옷 같은거 좋아하고, 카페 좋아하고, '남자답게' 나를 리드하거나 선두하는 것보다 내 의견을 먼저 조심스레 물어보는, 그런 '여성스러운' 남자를 좋아해. (사실 나는 이런 다정한 스타일의 남자가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편이야, 여성스럽다고 말한건 그냥 보편적인 시각에 의존해서)그러니까 반대로 말하면 그런 남자들도 보편적으로 '남자다운' 나에게 매력을 느꼈을지 모른다는거지. 그러니까 인터넷에 떠도는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 여자가 생각하는 남자 라는 글에 너무 몰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상대방이 너랑 사귄건, 니가 여자여서가 아니고 니가 너라는 사람이어서 좋아했던거 아닐까?

3. 다시는 그런 사랑 못 받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갈 때 다르다고, 나도 헤다판 올 때는 항상 힘든 마음에 왔는데 딱 마음 괜찮아지고 나서 안 들어오게 되더라고. 그러니까 헤다판에 항상 다 힘든 이야기만 가득한 것 같아. 물론 그게 이 판의 존재 이유지만.우리가 사랑받는 이유는 상대방이 특별해서 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이 특별해서 이기도 해. 이거 진짜 잊지 말자. 그 사람이 너에게 진심어린, 너의 마음을 가득히 흔든 그 말에 대해서 몇날 밤이고 곱씹으며, '다시 그런 사람 만날 수 있을까..'라고 후회에 몸부림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그런 사람, 또 있어. 왜냐면 넌 변하지 않고 너 그대로 있기 때문이지. 이제까지 그런 사람 없었다고? 맞아 너를 이해해주고 너를 사랑해주고 네 마음을 흔들 남자는 진짜 드물어. 그래서 이렇게 네가 괴로워하는거고. 하지만 앞으로 영원히 없는건 아니야. 분명히 있어. 조금 더디게 찾아와도 있어. 그러니 헤어진 그 사람이 마지막이란 생각에 마음을 너무 혹사하지 말자. 그 사람이 특별하기도 하지만, 네가 정말로 특별해서 그 사람도 특별해진거야. 넌 그 다음에 만날 누군가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인걸 증명한거나 마찬가지야. 그러니 너무 자책하거나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4. 자존감이라는 말에 짓눌리지 않기.자존감이라는 단어 되게 싫지 않아? 나는 싫더라구. 그 말 들으면 내가 나 안 사랑하는거 같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막, 실상 별거 없는 그런 존재가 된거 같은거야. 그런데 자존감 높은 사람 진짜 없다. 인스타에 팔로워 5k 막 이런 사람도, 집이 부자여서 돈 걱정은 하면서 살아본적이 없는 사람도, 심지어 부모님이 엄청 화목해서 사랑이란 사랑은 듬뿍받고 잘자란 그런 친구도, 자존감이 높다고 말하긴 힘들었어. 자존감이 낮은건 되게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 같아. 파랑새 동화알지? 파랑새(행복)을 찾기 위해 온 세계를 떠돌았는데 결국 집에 있었잖아. 우리는 항상 남들이 가지지 못한게 좋아보이고 부러워보이고 자신이 가진건 조금 하찮게 느껴지는 것 같아. 그래서 우리가 발전하기도 하는 건지 몰라. 그리고, 그래서 우리는 조금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네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 사람이 널 좋아했을 수도 있어. 모순적이게도 그래야 그 사람이 비집고 들어가 마음의 틈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래야 나를 필요로 할 것 같아서. 그러니까 자신의 자존감이 낮다고 너무 비관하지 말자. 자존감이 낮은게 문제였다면 애초에 그 사람이 널 사랑하지도 않았을 거야.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는 서로의 자존감이 낮아서 누군가 필요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비로소 사랑해야지 우리는 서로로 인해 자존감이 채워지는 거라고 생각해. 나 있는 스스로도 사랑이 넘치고 자존감이 충만하고 행복하고 즐거운게 그렇게 쉽게 가능하면 다 위인이 되지 않았을까..?

5.  나쁜 사람 되려고 노력하지 말기.누군가에게 상처 입으면, 다시는 그 상처 안 받으려고 되게 마음 독하게 먹잖아. 내가 다시는 이런 일 안 당한다. 그래 세상은 나쁘게 사는 사람들이 행복한 그런 나쁜 세상이야 이러면서. 내 말이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이렇게 믿는거 같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고, 마음이 착하고 어여쁜건 복중에 복이야. 그 마음 때문에 상대방이 날 쉽게 여기고 다치게 만든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정말 많긴 해도, 그 마음은 복인 것 같아. 내가 정말 나쁘게 굴어봤는데(너무 창피하고 괴로운 이야기야) 내 마음에 정말로 구멍이 나는 것 같았어.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매달리거나 사랑한다고 하는 말이 마음에 전혀 닿지 않을 때, 나는 되게 기쁠 줄 알았거든 솔직히. 이제 나는 사랑 때문에 아파할 일이 없다고. 그렇게 기뻐할 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랑 헤어졌을 때 느꼈던 아픔보다 그게 더 괴로웠던 것 같아. 아무도 사랑할 마음이 없고, 아무에게도 사랑받을 마음조차 없다는건 정말 큰 괴로움이야. 이 말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혹은, 내가 한번 그렇게 굴어봐서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힘겹게 돌아왔어.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2년동안 날 매질했지. 그 친구에겐 너무 고맙고, 진짜 그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만약 내가 돌아오지 못하고 여전히 사랑이란거 없고, 그냥 사람 관계 게임같은거라고, 먼저 다루는 쪽이 이기는 게임같은거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지금쯤 나는. 여전히 사람들 비웃고 무시하고 욕설만 일삼을 줄 아는 그런 못난 모습이었을꺼야. 아무도 곁에 함께하고 싶지 않은.그러니 우리, 자신이 착하거나 따뜻한 마음 가진 것에 대해서 자랑스러워하자. 그거야 말로 네가 사랑받고 자랐다는 증거인 것 같아. 그리고 앞으로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보증수표.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말하다 보니 이야기가 장황해졌네. 헤어짐 때문에 마음 많이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말 꼭 해주고 싶어. 네가 스스로 널 사랑하지 않아도, 나 사랑받아도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고 느껴질 그런 사람이 나타날거야. 그러니 영원히 혼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 원래 인생은 기승전결 아니겠어. 행복한 결말에 다가가기 바로전인 위기라고 지금을 생각해. 
그럼 모두 잘 견뎌내기를 바라고 힘내 !




추천수105
반대수1
베플|2017.09.04 14:45
이 글 지우지 말아주세요ㅠㅠ 노력해도 안바뀌는 모든 관계에서 정말 마지막엔 다 내 탓이구나 라고 돌이키며 어느순간 눈치안보는법 피해의식 증상 이런걸 검색하는게 제가 나아지고 고치려고하는 건줄 알았는데 아니네요..저 스스로를 잃어가는거였는데 글이 힘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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