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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빠를 용서 해야할까요?

ㅇㅇ |2017.09.08 13:04
조회 802 |추천 1
방탈 죄송합니다. 여기가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올려요. 제가 너무 생각이 어린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긴 얘기이기 때문에 반말인 점 양해 부탁드려요.



굉장히 긴 얘기야.

뭐부터 써야할 지 모르겠다.

일단 나랑 오빠는 3살 차이야. 초등학교 이후로는 같이 학교를 다닌 적이 없었어. 난 그게 진짜 너무너무 좋았어. 난 오빠를 굉장히 무서워하거든.



우리집은 어렸을 때 집이 굉장히 엄했어. 어떤 정도냐 하면 만약 잘못을 저지르면 무조건 맞아야했는데 매도 그냥 매가 아니라 나무를 꺾어서 직접 매를 만드셨어. 하나 둘 셋 셀 때까지 제대로 맞는 자세를 안 대면 맞는 양 두배로 올라가고 그냥 어디 맞던지 무조건 백 대 맞을 때도 있었어.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 까지는
부모님이 공부시키려는게 심해서 시험 전날엔 매번 새벽 3, 4시 까지 공부시켰고 중간에 깜빡 졸면 화장실에 끌고가서 찬 물을 뿌리셨어. 물건을 안치우면 그대로 다 부수고 책이든 뭐든 찢어서 갖다버리기도 하셨고. 이건 아빠만 그랬어.

외할아버지가 엄하셔서 외삼촌도 우리한테 그러셨고, 아빠는 아빠가 어릴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떤게 제대로 된 아버지 상인지 몰랐던 거 같아. 아마 엄마랑 오래 사귀셨으니까 외할아버지를 보신 게 아닐까 싶어.
이때까지는 오빠랑 나름 잘 지냈어. 그냥 내가 좀 모지리 같이 굴어도 오빠는 아빠가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때리려고 하면 막아줄 때도 가끔 있었어. 그때가 아마 내가 4살 때 쯤이었어.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우리 오빠도 아빠처럼 되는 거야. 지금은 이해해, 솔직히 자기가 그렇게 자랐으니까 아마 그게 맞다고 생각했을 거야. 근데 어린 내가 이해할 수 있었겠어?

오빠는 굉장히 다혈질이었거든. 내가 어렸을 땐 우리집에 2층 침대가 있었는데 내가 오빠한테 말대답을 하면 2층 침대 난간에 발을 올리고 물구나무 서는 것 처럼 한시간 정도를 버텼어야했어. 물론 중간에 꼼수를 부릴 때도 있었지만 오뻐한테 된통 혼나고 나서는 그 꼼수도 안 부리게 됐어. 굉장히 무서웠으니까.

그리고 또 내가 뭘 잘못하면 그냥 때렸어. 아빠처럼. 우리 집은 외가 쪽 친척들이랑 교류가 되게 잦은데 오빠는 사촌들을 다 불러세워놔도 오빠가 가장 나이가 많았으니까 무서웠던 이미지가 강했거든. 뭘로 때린다고 정해진 건 없었어.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때렸지. 파리채, 효자손, 행거 걸이(이게 쇠로 되어있어서 굉장히 아팠던 기억이나.), 아니면 아빠가 나무를 꺾어서 가져온 매... 나는 그 때 우리 집 사람들은 다 엄했으니까 그냥 계속 잘못했다고 빌었어. 자존심도 세울 수가 없었어. 그 때 난 아직 초등학교고 졸업 못한 애였으니까.

아직까지 너무 기억에 남는 게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인가, 학교 앞에 있는 분식점에서 오백원 짜리 피카츄가 먹고싶었는데 오빠가 그걸 보더니 자기는 집에 있을테니까 집에 책장 위에 올려져있는 돈을 가져오면 사주겠다고 해서 집으로 뛰어갔어. 근데 우리집은 사놓은 책이 굉장히 많아서 어떤 책장인지도 모르겠고 키가 작아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서 결국 돈을 못찾은 채로 학교 앞으로 갔어. 그리고 가자마자 오빠한테 뺨을 맞았어. 진짜 땅에 엎어질 정도로. 나는 땅에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고 오빠는 도대체 뭐하길래 지금까지 있었냐, 하면서 욕했어. 그리고 나를 끌고 집으로 갔지.

그리고 이건 뭣 때문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겨울방학인가? 코트를 입고 있었으니까 가을이나 겨울이었을 거야. 아직도 그날 입은 옷 조차도 안 잊혀져. 그 쯤에 어디를 나가다가 내가 운 적이 있었어. 그러다가 오빠한테 시끄러우니까 얼른 그치라고 뺨을 맞고 비오는 길바닥에 주저앉았지. 그 골목은 사람들도 안다니는 골목이었고 나는 물웅덩이에 다 젖은채로 울었어. 오빠는 또 저번처럼 날 끌고 갔어. 간간히 빨리 그치라고 하면서.

그리고 4학년 때는 목을 졸렸어. 아마 조금씩 크면서 오빠한테 대들었던 것 같아. 내 말을 들은 오빠가 굉장히 화가나서 벽까지 밀어붙혀서 내 목을 조른 건 기억이 나.

중학교 1학년 때는 동생들 앞에서 목이 졸렸어. 사촌동생이었긴 하지만 말이야. 그 때 우리는 울산에 있는 작은 이모네 집에 있었고 그 집에 둘째, 그러니까 우리 사촌들을 다 모으면 막내인 동생이 놀고싶다고 해서 지갑을 들고 밖에 나가서 간식이라도 사주자, 하는 기분으로 나가면서 다른 동생과 오빠가 게임을 하고 있는 방에 나갔다 올게, 하고 그 동생은 맛있는 거 사오라고 했어. 사촌들이 어릴 땐 우리집에 살다 싶이 해서 어른들이 없으면 막내동생 기저귀는 내가 갈고, 분유도 내가 먹였었어. 동생이랑 나는 4살 차이었고, 오빠한테 시킨 일이었지만 내가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오빠들이 날 시킨 거였어. 아무튼 그렇게 내가 한글 가르쳐, 어린이집 다녀오기 전에 분유 만들어놓고 비디오 하나 틀어주고 다녔는데 놀아주는 정도도 못하겠나, 싶어서 나는 막내 동생을 데리고 과자도 사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동생이 사는 아파트 집에서 오빠가 희미하게 보였어. 당장 올라오라고 해서 올라갔지. 그리고 굉장히 혼났어. 자기한테 말도 안하고 나갔다면서. 정말 억울해서 따졌어. 분명히 나는 나간다고 했는데 오빠가 못들었다고. 근데 오빠가 인정을 하겠어? 무조건 자긴 못들었다면서 그러길래 계속 따지니까 벽으로 밀어 붙히면서 목을 콱 졸랐어. 닥치고 자기가 하는 말 들으라고, 죽여버리는 수가 있다고. 사촌동생들 앞이었고, 난 진짜 죽고싶었어.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머릿속이 죽고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 내가 또 뭘 할 수 있겠어, 그냥 잘못했다 싹싹 빌고 또 그 행거 걸이로 뚜드려 맞았지.

아마 당해본 사람은 알 거야. 절대 못 이르는 거. 한 번 일러봤는데 그 후에 오빠가 일렀다고 또 엄청나게 혼냈으니까. 이젠 일러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고 그냥 죽고 싶었어.

또 이것도 중학교 1학년 때 일이었는데 한 번 오빠가 엄마 가게에서 화난 적이 있었어. 그러면서 내가 뭐라고 하니까 죽여버리는 수가 있다고 그랬어. 옆엔 엄마도 있었어. 그때 내가 너무 화가났었어. 그동안 뭉쳐왔던게 확 터지는 기분이었지. 그래서 말했어. 그렇게 말하지 말고 그냥 죽이라고. 엄마가 본다는 생각 자체도 못할 만큼 아무 생각도 안났어. 말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 그걸 듣고 굉장히 빡쳤던 오빠가 대번에 날 밟으려고 발을 들었고 엄마가 오빠를 껴안다 싶이 하면서 말렸어. 그리고 그 때 펑펑 울면서 오빠가 뺨을 때린 거며, 목을 졸랐던 거며 얘기를 했어. 엄마는 거의 믿지 못할 지경이었고 집으로 가서 아빠한테 말했지. 아빠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 놓으신 매를 잡고 오빠를 굉장히 때렸어. 난 그 순간까지도 무서웠어. 이제 저 인간이 날 어떻게 할까,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니었어. 다만 날 죽일 듯이 노려보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지.

그 후로 때리는 일은 없었어. 그 후로 중학교 2학년이 되기 전 2월 초부터 나는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고 거의 반년 동안 병원에서 살았거든. 근데 이게 또 문제였어. 직접적으로 나한테 손찌검을 한 건 아니었지만 엄마가 내가 아파서 병원에만 있다 보니 오빠는 혼자 있던 거지. 아빠는 일하시고, 오빠는 고등학생이었으니까 당연히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는데, 오빠 눈에는 그게 싫었나봐. 이해는 할 수 있어. 결국 오빠는 어거지로 두통이 심하다, 하고 내 병실에 입원했어. 바로 옆침대로. 얼마 뒤에 퇴원을 했긴 했지만 나는 그 것도 너무 싫었어. 여자친구 데려와서 낄낄 거리는 것도 싫고 그냥 내 옆자리에 있는 것도 싫었고.

내가 병원에 있는 사이 오빠가 엄마한테 전화를 했었나봐. 엄마가 나한테 엄마가 없어서 오빠가 많이 외로운 갑다, 하셔서 나는 그럼 집에 내려가보라고 하고 하루정도는 혼자 있을 수 있다고 했어. 어차피 나는 휠체어만 있으면 어느정도 혼자 다닐 수 있었고 어렸을 땐 혼자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으니까 익숙하기도 했고. 엄마는 집으로 내려가셔서 저녁에 다시 오겠노라 하시고 나는 혼자서 지냈어. 간호사 선생님들이 물어봐도 집에 내려가셨어요, 하고 주사도 맞고 밥 챙겨먹고 식판도 갖다 두고...

한 네달 정도 있다가 퇴원을 해서 집에 가서 얼마 후에 오빠가 울면서 엄마랑 아빠한테 그러는 거야. 자기는 생각 안 하냐고. 아픈 애한테 관심 쏠려서 서러운 거야 이해할 수 있지만 난 그냥 오빠가 너무 싫어서 아무말 안했어. 그 후로 겨울에는 폐쇄병동에 입원을 했어. 혹시나 하고 받은 정신건강검사에서 우울증 빈도가 높게 나왔거든. 가족들은 다 나처럼 밝은 애가 무슨 우울증이냐고 하면서 웃었어. 그걸 망칠 수야 없어서 나도 웃었지.
자세히는 말하지 않겠지만, 폐쇄병동은 진짜 끔찍한 기억 중에 하나로 남았어. 거기서 제일 친해진 건 외국인 애 하나 뿐이었어. 다른 애들한테는 사투리를 쓰네, 혼자서만 있네 뭐네 하는 소리도 심상찮게 들었거든. 어쨌든 굉장히 괴로워서 결국 3주 째 되던 날 퇴원하고 싶다고 하고 퇴원했어.

나는 어쨌든 그후로도 어찌저찌 잘 지냈어. 오빤 고등학생이라 잘 들어오지도 않았고 나는 집에서 화상 수업을 했거든.

방학이 되면 우리집에 사촌이 자주 놀러오는데, 그 막내동생이 굉장히 버릇이 없어졌어. 이런 말 하긴 뭐 하지만 막내가 큰 수술을 한 번 해서 오냐오냐 해준 게 여기까지 온 건가, 싶어. 어쨌든 나야 혼자 지내니 별 터치도 안했는데 자꾸 얘가 날 보고 '야.' 해서 딱 돌아보면서 뭐? 하니까 자긴 나한테 한 게 아니래. 이런게 몇번 씩 반복되니까 소리를 질렀고 억울한 마음에 외할머니 (우리 바로 밑집이셔)한테 말하자 그럼 그냥 한 번 때리기라도 하라고 그러시더라. 아래 위 모르면서 기어다니다가 언젠가 큰일 난다면서. 솔직히, 사촌동생들은 다 그래. 내가 뭘 말해도 듣지도 않고 나도 이제 포기했어. 난 나서서 말린 적 밖에 없고 무서운 건 오빠니까. 사실 지금은 동생으로 취급도 안하지만 그땐 너무 억울한 마음이 확 차올라서 니 진짜 그러다가 맞는 수가 있다, 하고 했는데 그걸 보던 오빠가 딱 한마디 하더라. 애도 사람인데 말로 하면 알아들을 걸 왜 때리려고 하냐고. 이 말을 듣고 진짜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다 치우고 방으로 들어갔어. 걘 그 때 12살이었고 내가 자기 한테 처음으로 맞은 나이는 5살이 채 되기도 전이었는데. 굉장히 서러웠고 방에서 조용히 울었어.

하루는 엄마가 우리보고 얘기를 좁 해보라 하셨어. 솔직히 할 얘기가 뭐가 있나. 얘기를 하면서 눈물이 나기도
했는 데 오빠의 ‘솔직히 기억이 안나지만 니가 그랬다니까 미안하다.’ 라는 대답을 듣고 그냥 아, 글렀구나. 싶었지. 엄마는 그래도 죽고나면 너희 둘 밖에 없다, 누구 믿고 살겠냐 하면서 나보고 용서하라고 하셨어. 내가 너무 화가나서 엄마는 오빠랑 내가 남이어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겠냐고,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하냐고 했어. 엄마랑도 싸웠어. 엄마는 나한테 피해망상이 있다고 하셨어. 아무말도 안했어.

오빠는 공부를 굉장히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육특기생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갔어. 그리고 부모님은 나한테도 대학을 가야한다며 그랬어. 솔직히 나는 꼭 대학 갈 생각도 없고, 무책임 하긴 하지만 어디서 죽으라는 법은 없잖아. 그런 생각으로 하고 있었어. 솔직히 누가 다시 공부를 하고 싶겠어. 난 아직도 조금만 졸다가 화장실로 끌려가던 기억이 생생한데. 아프고 난 뒤로 공부는 손에 놓았지만 오빠가 대학을 들어가고 나니까 날 닦달하시더라.

오빠는 자기가 대학에 가서 대단한 사람이 된 줄 알고 인생 조언을 하기 시작했어. 다단계를 하면서 자기가 무슨 회사에서 한자리를 맡았네 뭐네 하는데 뭔지도 모르겠고 맨날 돈 없어서 나한테 빌려갔다가 자기가 쓸 돈 다 쓰고 2년만에야 겨우 빌려준 돈을 다 받았어. 하나하나 따지자면 너무 많은 일이 있어. 다른 얘기들도 있지만 그냥 넘어갈게.



오빠는 한달쯤 전에 군대에 갔어. 현역은 아니고, 운동하다가 허리가 한 번 나가서 상근예비역이야. 다름이 아니라 오늘 온 편지에 분대장 훈련병을 맡기로 한게 취소 되었다, 허리도 아프고 첫주에 퇴소제의를 받았다, 이런 내용이 있었어. 엄마는 오늘 아침에 나한테 전화해서
편지를 보라고 하시곤 자꾸 니 오빠 불쌍타, 불쌍타 하시면서 용서해줘라, 하고 계셔. 근데 난 정말 용서 할 생각이 없고 오빠라고 부르는 자체도 너무 싫어. 내 오빠가 저런 인간인 게 소름끼치고 할 수만 있다면 호적에서 내 이름이든 저 인간이든 파버리고 싶을 정도야. 솔직히
익명에 힘을 빌려서 얘기하자면, 혐오스러울 정도야. 내 감정은 그래. 정말 내가 오빠를 용서 해야할까?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로? 내가 아직 어려서 생각이 못미쳐서 단순히 오기로 오빠를 용서하지 않는 건지 잘 모르겠어. 내가 오빠를 용서 해야해?



+추가

주작이라고 관물대 얘기를 하시는데 저희집에 있던 2층 침대는 보통 바로 누워자는 침대가 아니라 아래에 있는 침대에 바퀴가 달려서 밖에 꺼내서 자는 그런 계단 같은 느낌의 아동용 침대라 낮아서 물구나무 서는
게 가능했던 얘기입니다. 저야 여기에 그냥 조언을 받으려 한 얘기지만 막무가내로 뭐든 주작으로 몰고가는 건 좀 그렇네요. 저에겐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 계속해서 가족들의 압박이 들어오는 상태로 쓴 글입니다. 글 쓰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주세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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